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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시킬 땐 노동자, 월급 줄 땐 사장님?

[2025 서비스연맹 릴레이 기고] 방문점검원 최저임금 확대적용으로 소득 보장해야

등록 2025.05.28 10:20수정 2025.05.2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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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노동자들은 12.3 내란사태 이후 윤석열과 내란세력에 맞서 국회 앞에서, 한남동에서, 광화문에서, 일상을 뒤로 하고, 모든 것을 걸고 123일간 광장정치세력과 함께, 가장 앞장에서 투쟁해 왔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4월 4일 윤석열파면이고, 6.3 조기대선입니다. 이번 조기대선은 단순한 정권교체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빛의 혁명을 이끌었던 노동자민중의 삶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바뀌는 새로운 민주공화국이 건설되어야 합니다. 이에, 서비스연맹은 내란 이후 서비스노동자가 꿈꾸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로 연재합니다.[기자말]
고객응대 노동자, 폭언폭행엔 예방도 사후조치도 부족

작년 9월, 한 가정집에 정수기점검을 하러 간 노동자를 고객이 성폭행하려 한 일이 있었다. 가해자는 힘으로 피해자를 제압하고, 신고하려던 피해자의 핸드폰을 집어던졌다. 피해자는 베란다에서 살려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맨발로 집에서 '탈출'하였다.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지만 피해자는 그날 오후에도 점검일을 해야 했다. 고객과 일일이 소통하여 일정을 변경하는 것도 노동자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다음날 일을 하기 어려워 사무실과 업무 소통을 대신할 사람을 세웠지만, 회사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냐며 심리적 압박을 주었다.

고객과의 일정 조절, 안내는 오롯이 노동자의 몫이었다. 가해자는 수십 통의 전화를 걸어왔고, 오히려 회사에 연락해 점검업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민원을 넣었다. 회사 차원의 휴식 보장, 업무조정, 가해자와의 연락 차단 등의 대응은 상당히 미흡했다. 게다가 회사는 재판과정에서 가해자가 콜센터에 전화한 녹취록을 제출하라는 재판부 요청에도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제공하지 않았다.

폐쇄적인 공간인 개인 집에 방문하는 노동자들이 겪는 폭언과 폭행은 이미 사회적으로 오랫동안 문제 되어 왔다. 위험신호가 감지된 고객은 회사가 고객과의 계약을 해지하여 사전에 위험을 차단해야 한다. 폭언, 폭행 발생 시에는 노동자가 즉시 작업을 중지할 수 있어야 하며 회사가 고객과의 일정을 조절해 주어야 한다.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름표가 붙은 방문점검원은 법‧제도 차원의, 회사 차원의 아무런 보호 조치 없이 이와 같은 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일 시킬 땐 '근로자', 위험할 땐 회사 책임 없는 '개인사업자'

피해자가 오후에도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또 있다. 방문점검원은 점검 1건에 대해 수수료를 받는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서 일을 못해도, 집에 급작스럽게 일이 생기거나, 심지어 고객에게 폭언·폭행을 당했을 때도 일을 하지 않으면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다.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다 다쳐도 회사 책임은 없다.


회사는 휴식을 권했지만, 노동자가 휴식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동자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 휴식은 곧 소득 상실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유급휴가, 병가, 연차 등 보장된 휴식제도가 없어 참고 일 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휴식을 권장하려면, 그에 따른 소득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보완해야 한다.

건당 수수료가 지극히 낮게 책정되어있는 것은 이와 같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영업을 안 했다 치면 한 달에 계정을 250개 쳐도 기름값 등등 제하면 150만 원 정도 받게 된다. 남는 게 없지."

"우린 기본급이 없다. 점검계정에 대한 수수료가 기본급이라고 본다. 200개를 적정 계정이라고 하더라도 이사나 반환 등으로 실제 170~180개 정도 하는데, 이렇게 해도 기본급이라 말할 정도의 금액이 안 된다."

"몸에 무리 안 가고 즐겁게 일해야 하잖아. 하루에 8시간 정도 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를 버는. 나 같은 경우는 계정 230~250개 하면 무리 안 가고 괜찮겠더라고. 그런데 이거 하면 월 170만 원밖에 안돼. 점검 수당을 많이 올려야 돼."

 가전통신노조 코웨이 코디코닥지부가 본사 앞에서 점검수수료 인상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가전통신노조 코웨이 코디코닥지부가 본사 앞에서 점검수수료 인상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지난 2023년, 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방문점검원을 대상으로 임금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월 평균 18.3일, 하루 평균 8.3시간을 일하면서 점검수수료와 영업수수료를 합해 209만 6000원을 받고 있었다. 여기에서 점검수수료만 따지면, 월 145만 9000원이다. 업무상 비용이 월 평균 41만 5000원을 고려하면, 실제 노동자의 지갑에 꽂히는 돈은 168만 1000원이다. 2023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9620원, 월 201만 원(209시간 기준)이다. 방문점검원들의 평균 수수료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낮게 책정되어있는 수수료 특성 때문에 방문점검원들은 영업 압박에 내몰리게 된다. 회사는 영업도 자율이라고 하지만, 영업 건수와 연동되어있는 점검수수료, 팀 내 정해져 있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영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영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하거나, 관리직군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회사의 조치에 따라 점검계정 수가 일방적으로 조정된다. 이러한 낮은 점검수수료와 영업 압박은 고객의 욕설이나 무리한 부탁, 심지어 폭력까지 참고 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점검 고객이 곧 영업 대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는 낮은 소득을 영업 확대로 메꾸라고 한다. 이제는 다른 회사의 상조 제품마저 판매를 강요하고 있다. 영업사원이 아니라 정수기 점검일을 하는 줄 알고 일을 시작한 방문점검원 입장에서는 이제 상조 영업까지 해야 하니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회사가 방문점검원에게 제대로 된 설명 없이 판매를 종용하는 것이다.

 가전제품 방문점검원들이 최소계정보장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가전제품 방문점검원들이 최소계정보장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그래서 방문점검원은 최저임금 보장을 요구한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기본급을 보장받듯이, 방문점검원의 소득 보장 수단인 최소 수준의 계정보장을 통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는 것이다.

가전제품 방문점검원의 최저시급이 법적으로 정해지고, 그에 따라 회사가 고용관계와 상관없이 노동자의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 가전제품 방문점검원의 최저시급이 정해지면, 그에 따라 회사도 고정 수입인 점검수수료를 인상하고, 최소 수준의 '계정'을 보장해야 한다. 회사는 무리하게 신규 방문점검원을 충원하지 않아도 되고, 방문점검원들은 최소한의 계정이 보장되어, 소득이 일정 정도 보장될 수 있다.

특수고용노동자? 사용자들에겐 특수이익, 노동자들에겐 특수고통

자유롭게 일하고, 일한 만큼 소득이 보장된다고 하지만 거짓말이다. 회사는 무한 책임 회피가 가능하다. 오랜 투쟁으로 특수고용노동자들이 회사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반쪽짜리 교섭이다. 회사는 교섭에서 '법대로' 하자고 한다. 특수고용노동자는 일은 근로자처럼 하지만, 법적으로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노동으로 이익을 본 자가 '사장'이고, 그에 따라 사용자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 요구이다.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의 수가 200만 명에서 22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되며, 급격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회사의 책임회피, 법과 제도의 미비 속에서, 오랜 시간 일하고, 위험하게 일하며, 사회안전망은 마련되지 않은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비례해 이들의 노동을 통해 이익을 보는 회사들은 급격하게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고용관계와 상관없이 일하는 누구나,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바란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 신민시님은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정책국장입니다.
#최저임금 #방문점검원 #최소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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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노동자들의 희망을 만들어 갑니다. 돌봄노동자, 유통 판매직, 모빌리티 플랫폼 노동자, 학교비정규직, 택배 물류 노동자, 생활가전 설치점검 노동자, 관광레저산업 노동자 등 서비스업종 모든 노동자를 포괄하는 노동조합 연맹입니다. 서비스노동자의 권리 시장 및 처우개선에 힘쓰고, 민주노조 운동에 복무하며, 노동자 직접정치시대를 열고자 앞장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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