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창민 작가 (사진 : 정민구 기자)
은평시민신문
그렇다면 도서관 덕후로서 앞으로 우리 도서관은 어떠해야 할지 의견을 들어봤다.
무엇보다 지금처럼 모든 도서관이 약속이나 한 듯 서로 비슷한 모습을 갖추려고 하지 말고, 지역마다 특색을 살린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산동도서관마을, 춘천의 담작은 도서관, 의정부 미술도서관처럼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도서관들이 더 늘어나야 하고, 어떤 지역으로 여행을 갔을 때 꼭 가봐야 하는 장소로 도서관이 손꼽히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특정 주제에 집중한 도서관은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야구가 인기 스포츠가 되었는데도 야구의 도시라고 자부하는 지역에 야구도서관 하나 없다는 것이 아쉽고, 특히 은평구립도서관처럼 높은 곳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져 일반인들이 가기 힘들다면 등산 관련 도서관으로 바꾸는 것은 어떠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더불어 도서관에 대한 투자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해 우리 정부의 전체 예산이 약 600조. 은평구의 한 해 예산이 약 1조 정도인데 출판문화 진흥원의 한해 예산이 500억 정도밖에 안 됩니다. 전국 1,296개 도서관의 장서 구입 예산이 천억 원 정도면 1개 도서관의 연평균 장서 구입 예산이 1억 원 정도인 셈이죠."
그는 예산만 봐도 정부와 우리 사회가 도서관과 출판에 얼마나 무심한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다는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백창민 작가는 도서관이 다른 문화공간보다 사람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으로 그야말로 가성비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초고령사회가 된 우리나라에서 실버세대가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터전이자 독서를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창업을 준비하는 기지가 될 수도 있고,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지식을 얻는 장소이기도 하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이른바 K-문화의 기반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의 위치에 있다. 기후 위기와 양극화, 초고령화 등 우리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런 문제는 다른 사회를 베낄 수도 없다. 스스로 생각하고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 기반 시설이 바로 도서관이다. 그래서 더욱 도서관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모든 변화는 내부의 힘만으론 어렵기 마련이다. 도서관 관계자들뿐 아니라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함께 연대해 도서관을 바꿔야 한다. 시민들이 더 좋은 도서관을 원하고 또 같이 힘을 모을 때 더 나은 도서관으로 변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백창민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도서관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고 있는 살아있는 공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저서 제목처럼 도서관은 '이토록 역사적'일 뿐만 아니라 '이토록 미래지향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 - 우리 근현대사의 무대가 된 30개 도서관 이야기
백창민 (지은이),
한겨레출판, 2025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은평시민신문은 은평의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풀뿌리 지역언론입니다. 시민의 알권리와 지역의 정론지라는 본연의 언론사명을 지키고 실현하기 위해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로 진실을 추구하며 참다운 지방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