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대중 단장이 올린 영상 속 한 장면. 실제 영상에서는 피해자의 이름, 신체 사진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었고 성희롱 댓글의 내용 또한 그대로 인용되었다.
곽대중 단장 페이스북
문제는 해당 성희롱 댓글을 그대로 옮긴 걸로도 모자라 피해자 이름·사진까지 노출한 영상을 유포했다는 점이다. 명백한 2차 가해다.
해당 사건에서 중심이 돼야 할 것은 가해자의 책임이지, 피해자의 외모나 이름이 아니다. 그럼에도 얼굴과 신체 노출 사진까지 첨부한 영상을 전파하는 행위는 피해자를 다시 성적 대상화하는 행위이며,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선정적 관심을 끌어모으게 만든다.
게다가 피해자의 실명·얼굴이 퍼지면, '저 사람은 그런 일에 엮였던 사람'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따라붙는다. 법적으로 끝난 문제,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문제라도 온라인에서 한 번 붙은 꼬리표는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은 피해자에게 쉽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단 얘기인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4조는 "피해자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학교, 용모, 그밖에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 인적사항이나 사진 등을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신문 등 인쇄물에 싣거나 방송법 제2조제1호에 따른 방송 또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곽대중 단장은 현재 해당 영상을 삭제했지만, 정치적·윤리적 책임은 삭제로 사라지지 않는다. 이번 논란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개혁신당과 이준석 후보가 여성 성폭력과 공적 윤리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질 것인가를 묻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곽대중 SNS, 디지털성폭력에 해당"... 이준석 사과 의미 퇴색
한편, 전문가들은 곽대중 단장이 SNS에 올린 영상이 '디지털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 이준석 후보가 30일 당원들에게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곽 단장이 올린 영상으로 인해 진정성이 퇴색된 모양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당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3차 TV토론 중 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심을 안겨드렸다"며 "제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 하고, (오히려) 표현의 수위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고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대해 여성학 박사인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3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후보 본인이 초반 본인의 실언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메시지 단장이 타인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짜깁기한 영상을 올린 셈"이라며 "피해 당사자의 동의가 없는 상태로 피해사실이 전시된 점, 영상을 목격한 사람들이 모욕감을 느낀 점 등을 고려하면 디지털성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허 입법조사관은 "성폭력 문제에서 피해자중심주의가 적용된 게 도대체 언제인가. 더욱이 이 후보의 발언은 성인지감수성이 결여된 형태로 나왔다"며 "제3자에 의해 어떠한 사전 동의도 받지 못하고 전 국민 앞에 피해가 재현되고 그것이 2차적인 영상물로 나온 상황인데 디지털성폭력이라는 단어 말고 이 상황을 달리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곽 단장 "실수로 공개, 불편한 마음 가진 분 계셨다면 사과"
<오마이뉴스> 보도 후 곽대중 단장은 이날 오후 1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대위 메시지 단장으로서 내외부에서 숱한 영상 콘텐츠를 제보받는데, 즉각 대응을 위해 '나만보기'로 설정해 놓고 있다"며 "그런데 해당 영상이 실수로 공개된 것 같다. 업로드 돼 있는 걸 새벽에 발견하고 바로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영상의 취지에는 대략 공감하나 특정 연예인에게 2차가해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일부 있었다"며 "그런 영상이 확산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영상을 보시고 불편한 마음을 가진 분이 계셨다면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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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곽대중, 2차 가해성 영상 SNS에 게시했다가 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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