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시내 한 사무실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며 기표 도장을 찍은 다양한 '투표 인증 용지'들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남은 유권자들도 누가 자신을 대표해서 국가를 가장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자신만의 대통령을 선택할 것이다. 그런데 선거에서, 이러한 투표 고유의 목적을 뒤흔드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선거에서는 민주주의의 결정 원리에 반하는 이러한 문제점에 속아, 통치자를 선택하고 내칠 수 있는 자신의 권리를 왜곡해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정상적인 선거가 민주주의의 시작이고 끝이기 때문이다.
첫째, 주변의 강권이다. 선거일이 다가오면 가족 구성원, 친구, 친인척, 지인뿐만 아니라 대충 알고 지내던 사람까지 직간접적으로 특정 후보에게 투표를 강권한다. 물론 이들이 누구를 선택해달라고 해서, 무조건 그렇게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대부분 자신이 수집한 정보를 분류하고, 그렇게 모인 정보를 바탕으로 여러 후보자 중 한 명을 선택한다.
문제는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 손윗사람이나 매우 친한 사람의 권유를 받았을 때이다. 이들은 마음을 주고 있는 후보자가 있지만, 주변의 권유로 다른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투표를 이렇게 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선거는 그만큼 왜곡된다. 또한 정치에 관심이 있어도, 내가 마음을 주고 있거나 강력한 상하관계에 있는 사람이 강요할 때도 마찬가지다.
둘째, 비정상적인 선택이다. 언더독(underdog effect)과 밴드왜건(Bandwagon effect)에 홀라당 넘어가는 상황이다. 언더독은 패배가 예상되는 후보자에게 마음이 가는 현상을 말한다. 대통령 선거는 국가의 대표를 선출하는 행사인데, 여기에 동정심이 끼어들어 정상적인 선택을 방해하면 안 된다. 밴드왜건은 군중심리, 즉 많은 사람의 선호에 편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내가 선택할 후보자를 결정했는데, 영차영차 하는 무리에 휩쓸려 나의 결정을 번복하면 안 된다. 군중 심리에 휩쓸린다? 나의 대표가 아니라 타인이 좋아하는 후보자를 선택하는 결과를 낳는다. 선택은 객관성이 생명이다. 내가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나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동정심이 게재되어서도 안 되며 여론이라는 파도에 휩쓸려서도 안 된다.
셋째, 기권이다. 시간이 없다. 투표하기 싫다. 선택할 만한 후보자가 없다. 기권도 유권자가 할 수 있는 표현의 한 형태이다.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싫지만 억지로라도, 투표해야 한다. 5년 동안 나와 국가를 대표할 대통령을 선출하는데, 이러한 이유는 나이기를 국민이기를 포기하는 태도이다.
모든 후보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들 중 덜 나쁜 후보자를 선택하면 된다. 내게 이익은 없지만, 손해는 덜 본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기권에서 가장 큰 문제가 기권도 유권자의 선택 중 하나라는 생각이다. 이 명제가 성립하려면, 당선자가 기권자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당선자가 기권한 유권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서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선거가 시작된 이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당선자가 기권자의 마음을 읽고 반영한 적은 없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의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라는 선언이다. 다른 하나 민주주의 국가의 시작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즉 국가는 국민의 투표 당선된 대표자가 구성하고, 국민의 의사를 받들어 국가를 경영한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선택이 얼마나 중요하면, 헌법 제1조 2항에 이러한 규정이 있을까?
그런데 주변의 강권으로 자신의 선택을 변경한다? 동정심이나 군중 심리에 휩쓸린다? 투표를 포기한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라는 명제를 부정하고,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셈이다.
우리 모두 투표에 참여하자. 누구에게 무엇에 매몰되지 말고 오로지 나만의 선택을 해 보자. 그리고 가슴을 활짝 펴고 외쳐 보자. "나는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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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학교 대학원 졸업(정치학박사)
전,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현, [비영리민간단체] 나시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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