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마지막날 유세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통령후보가 2일 오후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이 고공농성 중인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이정민
이처럼 권 후보를 응원하지만, 내란 시국 때문에 그를 뽑지 못했거나 후원으로 대신한 이들은 임씨뿐만이 아니었다. 임씨가 내건 '맥주 무료, 대신 권영국 후원' 이벤트는 대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소셜미디어 X(엑스)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다. 오후 8시 출구조사 결과, 권 후보는 1.3%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실제로는 0.98% 득표). 이 상황에서 임씨 가게의 이벤트를 본 이들은 "나도 후원했다", "이 가게가 어디냐", "감동적인 이벤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이 후원에 동참한 사례도 있었다. 박아무개씨(45, 남)는 <오마이뉴스>에 "권 후보의 활동을 기대하며 후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당장) 해결해야 하는 사람과 길게 바라보며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어려운 입장에서 정치 사회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을 응원한다"고 뜻을 보였다.
대학생 박아무개씨(21, 여)씨는 "성소수자이자 여성으로서 권 후보의 존재는 큰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권 후보를 찍지 못해) 마음의 빚이 있었다"고 후원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권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유일하게 노동자, 농민,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한 인물"이라며 "앞으로도 권 후보가 더 다양한 의제에 목소리를 내고 사랑을 지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아무개(25, 여)씨도 "출구조사 결과를 보니 (권 후보) 득표율이 낮더라. 선거비를 돌려받지 못할 거 같아 작게나마 후원했다"며 "패배할 게 뻔한 선거에서 끝까지 신념을 지키며 완주한 권 후보에 고맙다. 약자의 편에 서서 진보 정치를 하는 모습을 계속 보고 싶다"고 말했다.
권영국 "심판 필요했던 선거, 아쉬웠던 구도"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마지막날 유세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통령후보가 2일 오후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이 고공농성 중인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이정민
권 후보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심판이 필요한 선거였다. 그런 구도가 강하게 작용한 선거라 우리가 힘을 발휘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라며 "그러한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했다.
이어 "TV 토론 중 호명했던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회적 약자, 소수자, 이웃 노동자가 정치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진보 정치의 역량을 키워갈 것이다. 그런 정치가 지역, 현장에 잘 연결되고 소통될 수 있도록 활동을 확대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여성 차별이 혐오로 둔갑해 나타나지 않았나. 구조적인 차별을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이 많다"며 "불평등 문제도 심각하다. 성장이란 단어에 가려져서는 안 된다. 국가가 공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감세 문제에 대한 해법이 나와야 한다. 이에 대해 목소리 내겠다"고 직언했다.
문정은 수석대변인은 "3일 오후 8시 투표 마감 이후 3만 5000명 이상이 후원했고 (금액은) 13억 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그는 "득표 결과는 굉장히 아쉽지만, 내란 척결이란 중요한 과제가 있었다"며 "시민분들께서 진보 정당에 표를 보내지 못한 것에 안타까움과 지지의 마음을 보내셨다고 생각한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권 후보가) 전국적으로 '사회대전환연대회의'를 통해 선거를 치른 만큼 지역의 선거대책위원회를 직접 다니려고 한다"며 "시민분들이나 지지자분들과 만날 수 있는 전국 강연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장혜영 공동선대위원장은 "정치는 결국 득표를 통해 가능성을 보여드려야 하는 일이다. 그렇지 못한 것은 저희의 부족함"이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진보 정치의 불씨를 살려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더해 "(권 후보는) 광장의 목소리를 대변한 유일한 후보였기 때문에 이에 (시민들이) 후원했다고 생각한다"며 "득표율은 목표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이런 목소리를 이어가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민분들의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눈앞에 둔 선거는 지방 선거"라며 "민주노동당의 대표로서 권 후보가 시민분들이 모아주신 힘을 토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 예고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마지막날 유세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통령후보의 한 지지자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마지막날 유세에서 휴대폰으로 이름을 만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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