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5일 국회 본회의 방청석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통과된 채해병 특검법 표결 과정을 직접 보기 위해 이날 회의를 방청했다.
남소연
이날 국회 본회의를 약 네 시간 앞둔 오전 9시 30분, 김홍태 해병대예비역연대 대외협력국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를 몰아내면 법안이 통과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계엄이 터져 이렇게 (빠르게) 되는 거 같아 경황이 없고 뿌듯한 마음도 든다"고 밝혔다. 그는 "처리해야 하는 법안이 많은데도 먼저 처리하는 3가지 안에 (채상병 특검법이) 포함되었다"며 "(채)수근이한테 면이 선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은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이다. 이중 채상병 특검법은 윤석열 정부 때 세 차례 폐기됐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윤석열이 범인이라서 채상병 특검을 거부한 것"이라며 "정치 경험이 전무한 대통령이 잘못된 선택을 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동조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본회의가 시작되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법안 가결을 발표하자 현장에선 박수 소리가 터졌고 해병대 예비역들은 일제히 일어나 경례했다. 이들은 "정권 바뀌니까 일사천리야", "아이고 개운하다"며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왔다. 이들은 직후 기자회견에서 큰 목소리로 애국가를 불렀고 채 상병을 향해 묵념했다.
정 회장은 "2024년 5월 채상병 특검이 처음 통과된 날로부터 400일이 되는 날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며 "그간 해병대예비역연대가 두려웠던 것은 윤석열의 권력이 아닌 국민에게 잊힌다는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진상규명의 걸림돌인 윤석열 정권을 치웠다"라며 "젊은 해병의 죽음을 규명하는 수사에 외압을 가한 주범 윤석열, 설계자 김용현, 종범인 이종섭과 김계환, 시발점인 임성근을 벌해야 한다"고 호명했다. 그러면서 "이날 통과된 특검법으로 의혹 없이 진상이 규명되고, 책임자들이 처벌될 때까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다"고 각오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안이 통과되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 죄송스럽다"면서 "법안이 통과되었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다. 남은 절차가 잘 진행되도록 지속적으로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해병대 출신인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진실이 밝혀져 헌법 질서를 바로 세우는 일들이 조속히 진행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당선되었으니 막힌 것 해결되길"
▲ '무저항' 김건희-채해병특검법 통과... '엇, 너무 부드러운데?' ⓒ 복건우·김화빈
기자회견 때 눈물을 보였던 베트남전 참전용사 이근석(해병대예비역연대 소속)씨는 "특검이 통과되니 뭉클했다"며 울먹였다. 그는 "잘못된 사람들이 처벌받고 모든 것이 진상 규명되어 채수근 후배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었으면 한다"며 "채 후배의 가족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보아 달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도 고생했지만 이걸 해결해 준 사람은 국민들이다. 계엄을 막은 것도 국민, 대통령을 선출해준 것도 국민들이다. 국민들의 힘"이라며 "(이 대통령이) 민생과 화합을 챙기겠다는 취임사처럼 잘해 나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함께한 해병대원들에게 울먹이며 큰절을 한 정 회장은 "특검법이 통과되고 해병대만의 애국가인 '나가자 해병대'를 부르니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그는 "채 상병을 위해 선후배가 2년 동안 함께 싸워왔고 서로의 동지가 되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더해 "채상병 사건이 해결되어야 해병대 내 불리한 지휘부와 세력을 청소할 수 있다"며 "국민들께서 해병대를 불의한 집단으로 보지 마시고 진상규명까지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 채해병특검 통과에 울컥한 해병들 "오늘은 울어도 된다아!!!" ⓒ 소중한·복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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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울어버린 노병 "채상병 특검법 통과, 계엄 막은 국민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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