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5월 19일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와 한국노인복지중앙회가 정부와 경기도에 ‘공공치과병원’ 설립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기로 합의하였다.
참여연대
- 올해 처음으로 5월 2일을 '건강 장수의 날'로 제정하고 '건강수명 5080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건강수명 5080 국민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건강수명 5080 비전 선포'를 기획하게 된 계기와 구체적 내용이 궁금합니다.
"'건강수명 5080 프로젝트'는 2050년까지 국민 건강수명을 80세로 끌어 올리자는 목표를 담고 있어요.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건강 장수국가를 만들자는 차원을 넘어, 보건 정책의 중심을 '치료와 요양'에서 '예방과 돌봄'으로 전환하여 삶의 질을 높이자는 데 그 핵심이 있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5년마다 건강수명을 2년씩 연장하여 2050년까지 평균 건강수명 80세 달성, 그리고 2100년에는 세계 최초의 '100세 건강 장수국가'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의료, 간호, 치의학, 영양, 재활, 약학, 돌봄, 보건행정, 과학기술 등 다양한 직역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출범했고, 현재 35명의 추진위원이 함께하고 있어요. 참여 단체는 현재 30개에 이르며, 오는 9월 8일에는 '건강수명 5080 국민운동본부'로 정식 창립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이 프로젝트가 국가위원회 형태로 구성되고, 5월 2일이 '건강장수의 날'로 법정 기념일로 제정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저는 그동안 돌봄과 관련된 여러 활동을 이어오며, 전국 60곳이 넘는 요양원을 직접 다녔어요. 그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돌봄에 들어가지 않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돌봄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치료에 의존하기보다, 누구나 어디서나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예방 중심의 돌봄 체계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이제는 '건강수명 5080 프로젝트'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 '건강수명 5080'의 의미는 무엇이고, 5월 2일을 '건강 장수의 날'로 정한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건강수명 5080'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병원과 요양시설에 의존하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일상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국가 전략으로 삼자는 선언이에요.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수명은 기대수명보다 평균 15년 가까이 짧고, 지역 간에는 최대 10년, 소득 간에는 약 9년의 격차가 존재합니다. 이처럼 소득과 지역에 따른 건강수명 격차는 단순한 의료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생명권의 불평등 문제입니다. 그래서 건강수명 5080 프로젝트는 국민의 기본권으로 건강을 실현하기 위해 '건강수명과 기대수명 간 격차는 5년 이내로, 지역 및 소득 간 건강수명 격차는 2년 이내로' 줄이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어요.
이 목표를 담은 상징적인 날이 바로 5월 2일, '건강 장수의 날'입니다. 이날은 단순히 '오복(5)'과 '구강 건강(치아의 2)'이라는 숫자의 의미를 넘어, 건강 수명과 기대 수명 간의 격차를 5년 이내로 단축하고, 소득 및 지역 간 건강 수명 격차를 2년 이내로 해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상징하는 거예요. 이는 단순한 선언이 아닌, 치료 중심의 의료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예방 중심의 건강 문화로의 실질적인 전환점을 의미해요. 5월 2일이 법정 기념일로 지정되어, 국민 스스로가 건강한 삶을 준비하고, 정부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국민주도형 건강문화 혁신의 날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 건강수명의 소득별, 지역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인인권기본법' 내에 수명 격차 해소를 위한 조항을 명문화할 것을 제안하셨는데, 건강수명이 소득별, 지역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 배경이 무엇인가요?
"누구나, 어디서나 질병 또는 장애 없이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건강수명인데, 건강수명 관련 연구 결과들을 보면 소득별, 지역별 차이가 나요. 건강수명의 지역 간 격차는 최대 10년, 소득 간 격차는 약 9년이 나요. 그런데 이 차이는 민간에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에요. 국가가 개입해야 할 구조적 인권 문제이죠. 예를 들어, 같은 소득 1분위 계층이라 하더라도 경기도 용인 수지구의 기대수명은 86.4세지만 강원도 철원군은 73.5세라고 해요. 단지 사는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려 13년의 생명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거죠. 이런 상황이다 보니 농담으로 '오래 살고 싶으면 건강수명이 높은 특정 지역으로 이사해야 한다'라는 말이 나와요. 건강수명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보다 사회 구조적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거죠.
소득 수준에 따라 건강수명이 차이가 나는 건, 어느 정도는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소득이 같아도 지역별로 건강수명에 차이가 난다는 건 분명한 문제가 아닐까요? 같은 조건에서도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삶의 질과 건강이 달라진다는 건, 정책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격차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소득별·지역별 건강 격차를 줄이기 위해 어떤 정책적 선택이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해 봐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지역별 건강 격차에 의료자원의 불균형이 있다면 건강수명이 낮은 지역에 의료자원을 먼저 분배하거나 다양한 공공 의료서비스 시스템을 만드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지역 발전을 위해서 공장 많이 짓는데, 공장 짓는 것만큼 고령화 시대에 맞게 어르신들을 위한 건강에 투자하는 것도 생산성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년 지방선거에서 많은 지자체장이 이런 부분에 관심을 두고 고민하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논의되고 있는 '노인인권기본법'에 건강수명 격차 해소를 위한 조항들을 명문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구체적으로 '지역 간 건강수명 환경 격차 해소' 명시, '건강수명 형평성' 조항 신설, 지역별 건강수명 모니터링 지표 도입 및 성과기반 인센티브정책 도입 등 입법 방향을 담았고요. 노인인권기본법은 단지 노인의 복지를 위한 법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생명권을 평등하게 보장하는 기준이자 건강한 삶을 위한 것이라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국민 누구나 건강수명 5080을 위해 모든 사람이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건강관리 방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건강수명 5080은 '누구나, 어디서나 건강수명 80'이라는 비전을 갖자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건강수명 5080 실천 7대 전략'을 정했어요. 핵심 구호가 '치아 튼튼, 영양 든든, 근육 탄탄, 마음 단단, 검진 꼭꼭, 약물 똑똑, 습관 쭉쭉'입니다.
누구나 스스로 일상생활 속에서 치아가 건강해야 잘 먹고 몸 건강을 지키고(치아 튼튼),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해야 면역력과 체력도 유지하고(영양 든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돌봄 아닌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고(근육 탄탄), 심리 정서적 안정을 통해 정신 건강도 함께 돌보고(마음 단단),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해야 조기 예방하고(검진 꼭꼭), 올바른 약물 복용과 관리하고(약물 똑똑), 흡연하지 않고, 잠을 잘 자는 좋은 생활습관을 꾸준히 실천해야(습관 쭉쭉) 건강수명이 80세가 실현된다는 의미로 만들었어요.
현재 의료 시스템은 치료 중심으로 병이 나면 치료하고 관리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어요. 건강수명 5080은 치료보다는 예방에 중심을 두고 있어요. 그래서 병원과 복지시설에서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장수가 아니라 지역과 가정에서 스스로 건강하게 생활해서 건강 장수를 하는 것이 중요하죠."

▲ 2025년 5월 2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건강장수의 날(오복 데이) 기념 ‘건강수명 5080 비전 선포식’
참여연대
-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앞으로의 큰 방향은 건강문화를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국회에서 건강축제 같은 행사를 개최하고, 조기축구회 등 생활체육 단체들과 협업하여, 보다 친근하고 재미있게 건강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할 예정이에요. 올해 처음으로 5월 2일을 '건강 장수의 날'로 지정해 비전 선포식을 진행했는데, 내년부터 이를 법정기념일로 제정하고, 건강축제 주간으로 확대해 다양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또한, 어릴 때부터 건강한 생활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교육청과 연계한 청소년 건강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고요. 나아가 유방암 인식 개선을 위한 '핑크리본 운동'처럼, 건강 장수의 기적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로 '미라클 5080'이라는 이름의 국민 캠페인도 준비하고 있어요.
추진 방식은 '따로, 그러나 똑같이'라는 원칙에 따라, '건강수명 5080'이라는 큰 기치 아래 치과, 영양, 재활, 약학 등 다양한 분야가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참여하는 방식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치과는 구강 돌봄 캠페인을, 영양 분야는 식생활 개선 활동을, 재활 분야는 어르신의 근육 유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입니다. 각자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통해 하나의 공동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는 것이죠.
더불어 치매 예방을 위한 '대한민국 치매 극복 123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에요. '1년, 2%, 30%'이라는 구호는 치매 발병 시기를 1년 늦추고, 유병률을 2% 낮추며, 가족 돌봄 부담을 30% 경감하자는 목표를 담고 있어요. 이 프로젝트는 모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효과를 추구하면서도, 국가 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는 현실적인 방향을 지향합니다.
오는 9월 8일에는 '건강수명 5080 국민추진위원회'를 '국민운동본부'로 전환하여 공식 창립할 계획이고요. 이후 새 정부에 이 운동이 민·관 협력 기반의 국가 프로젝트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제안할 예정입니다. 저출산 대응이 매우 중요한 정책 분야임은 분명하지만, 그 예산의 일부를(단 5%만이라도) 건강수명 분야에 투자한다면, 노인 문제 해결은 물론 국민의 건강수명도 가시적으로 향상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렇게 된다면, 건강과 돌봄이 탄탄히 뒷받침되는 진정으로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 마지막으로 복지동향 구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저는 사람들이 흔히 관심 두지 않는 분야에 오히려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주류의 길만 따르게 된다면 사회는 어느 한 방향으로 기울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열 명 중 한 명만이라도 관심 받지 못한 곳, 소외된 분야에 눈을 돌린다면 사회 전체가 더욱 단단하고 균형 있게 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비주류라고 여겨졌던 치매나 장애인 분야에 몸담게 되었는데, 그 과정이 절대 쉽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지금 치과계에서 균형을 잃고 있는 부분들을 다시 바로잡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저는 비주류의 길을 기꺼이 선택하며, 사회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고자 노력하려고 합니다. 주류의 뒤편, 관심 받지 못한 영역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것이야 말로 우리 사회의 균형을 지키는 일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가장 집중하고 싶은 일은 '건강수명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에요. 소득에 따라, 지역에 따라 기대수명이 달라지는 현실은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문제입니다. 누구나 어디에서든 존엄하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 저는 그 출발점에 '구강건강'과 '돌봄'이 있다고 믿으며, 앞으로도 그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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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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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같아도 지역별로 건강수명 차이 나... 문제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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