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있었던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찬 후 페이스북에 올린 '개 수영장' 추정 시설물.
박홍근 의원 페이스북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서울 한남동에 있는 대통령 관저에 '개 수영장'을 설치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찬을 위해 최근 관저에 다녀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이 해당 공간이 "사람이 쓸 수 있는 수영장이 아니었다"며 의혹에 힘을 보탠 건데, 민주당에서는 개인 용도의 시설을 세금을 들여 설치했다면 국고 횡령 혐의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말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대통령 관저에서 만나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며 "대통령 관저 내 일부 공간도 둘러봤는데 수영장이 눈에 띄었다"고 운을 뗐다.
김 최고위원은 "이 직사각형 시설물은 단차를 두고 점차 깊어지는 구조"라며 "가장 깊은 곳은 50~60cm 정도, 길이는 5~6미터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강아지 수영장 아니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관저에 입주하고 8개월 뒤인 2023년 6월부터 물 사용량이 급증했다"며 "'강아지 수영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추측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들 부부는 수영장 외에도 '500만 원짜리 캣타워' 의혹과 '2000만 원 히노키(편백나무) 욕조' 의혹도 받고 있다"며 "예산 감시가 사실상 불가능한 관저 입주 이후, 윤석열 부부가 개인적인 용도의 시설을 혈세를 들여 추가 설치한 것은 아닌지 꼼꼼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 수영장 설치' 의혹은 지난 7일 이 대통령과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을 했던 박홍근 민주당 의원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박 의원은 만찬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과 관저 야외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는데, 이때 수영장으로 보이는 작은 규모의 시설물 사진 한 장도 추가했다. 대리석으로 주변을 두른 수영장은 얼핏 보기에도 사람이 들어갈 만한 규모는 아니라 용도를 두고 의혹이 제기됐다.
만찬 자리에 함께했던 전현희 최고위원 역시 9일 오전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에 출연해 의혹에 무게를 실었다. 전 최고위원은 "깊이 자체가 사람 무릎 정도"라며 "사람이 사용하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조경용으로 보기도 어렵다. 개 수영장이라고 하면 그 용도가 정확하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시절 (대통령 관저가) 공관이었다. 그때 방문했었는데 저 곳은 잔디밭만 있었다"고 말했다.
전 최고위원과 함께 이날 방송에 출연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어느 업체가 공사를 했는지, 어떤 비용으로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공용의 목적이 없다면 국고 횡령 혐의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진행자로부터 '추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확인해 보겠다"라고도 했다.
장 의원은 이 밖에도 "(관저 내 다른 시설물인) 정자의 경우에도, 설치했던 건설사가 이후 법무부에서 (진행)하는 공사에서 250억 원대 공사를 수주하는 특혜를 받았다고 한다"며 "정자 구입 비용, 직접 지불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4월 관저 수돗물 사용량이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관저에 작은 수영장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히자 "관저를 방문하는 외빈을 위해 조경용으로 꾸민 작은 수영장"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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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대통령 관저 '개 수영장' 의혹, 민주 "국고 횡령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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