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를 보는 세 가지 시선 왼쪽에는 개미를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과, 그 아래로 개미들이 땅속에서 굴을 파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오른쪽 위에는 개미를 보고 무서워하는 아이가, 오른쪽 아래에는 살충제를 들고 개미를 제거하려는 어른이 등장합니다. 같은 개미를 두고도, 우리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당신은 어떤 시선을 갖고 있나요? 개미는 단지 벌레가 아닌, 땅속 물길을 되살리는 생태계의 조력자입니다. ⓒ 한무영 / 이미지 생성: ChatGPT
ⓒ 한무영 / 이미지 생성: ChatGPT
개미는 물의 길을 만든다
지하수위가 해마다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비가 적게 와서가 아니라,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 하기 때문입니다. 땅이 불투수층으로 덮인 데다가, 빗물을 천천히 땅속으로 안내하던 개미의 굴조차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개미굴은 단지 굴이 아닙니다. 뿌리와 연결되어 미세한 물길을 만들고, 지하 생물들과 함께 빗물이 저장될 수 있는 공간을 형성합니다. 작지만 강력한 자연형 지하수 유도자인 셈입니다.
개미를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벌레야!", "물릴까 봐 무서워요!", "더러워요!" 개미를 보면 울음을 터뜨리거나, 엄마는 곧바로 살충제를 가져옵니다. 이 반응의 뿌리는 어디서 왔을까요? 어쩌면 TV에서 본 '아프리카 흰개미의 거대한 언덕'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무차별적인 해충 광고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개미는 인간의 적이 아닙니다. 생태계의 청소부이자 물의 전달자입니다. 개미가 사라진 땅은 결국 사람도 살기 어려운 땅이 됩니다.
최재천 교수님은 개미를 평생 연구하신 '개미 박사'입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개미는 가장 협동적이고 지혜로운 사회적 생명체입니다.", "우리는 개미를 통해 인간 사회를, 생태계를, 그리고 미래를 배워야 합니다." 저는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탭니다. "개미를 통해 우리는 물의 길도 다시 배워야 합니다." 이 글은 단순한 칼럼이 아닙니다. 저는 이 시대의 생태학자에게, 그리고 시민 모두에게 물순환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부터 되살려야 하는지를 묻고자 합니다.
물모이 운동, 개미로부터 다시 시작하자
'산을 촉촉하게, 땅을 촉촉하게, 물을 다시 채우자'는 물모이 운동은 이제 생명을 기반으로 한 물길 복원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작은 생명들과의 공존 선언을 시작할 때입니다. 아이들에게 개미를 가르치는 생태 교육, 도시 텃밭에서 개미 굴을 살리는 실천, 그리고 살충제 대신 인사하는 문화. 앞으로 물모이 운동은 인간 중심이 아니라, 개미 한 마리까지 포함하는 생명 중심의 물순환 운동이 되어야 합니다.
개미가 돌아오면, 땅이 숨을 쉬고, 빗물이 머무르고, 지하수가 회복됩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작은 변화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첫걸음이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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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 빗물박사.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 빗물의 중요성을 알리고, 다목적 분산형 빗물관리를 통하여 기후위기를 극복할수 있다는 것을 학문적, 실증적으로 국내외에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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