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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김용태... '전당원 여론조사' 카드로 반전 노리나

[현장] 수도권 주축 원외 당협위장과 간담회, 총의는 없어... '원내 ·원외 연석회의' 추진 의견만 수렴

등록 2025.06.10 18:02수정 2025.06.1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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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주재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주재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 보강 : 10일 오후 6시 50분]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전 당원 대상 여론조사'를 내세우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전날(9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거부된 '전 당원 투표' 카드를 변형해 다시 꺼내든 셈이다. 사실상 축출 위기에 몰린 김 비대위원장은 본인의 일명 '5대 개혁안' 관철을 위해 마지막까지 반전을 노리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대선 패배로 공분을 터뜨리고 있는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간담회를 동력 삼아 원내에 이 같은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날 의총과 마찬가지로 이날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간담회도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정해진 결론은 없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김 위원장은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강력한 요구였던 '원내 국회의원과의 연석회의'에 대해선 "타당하다"며 "조만간 원내 의원-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열도록 내일 의총에서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 우군이 약한 김 비대위원장이,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요구안을 수용하며 세력 확장을 도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당무 감사 ▲민심·당심 반영 제도 개선 ▲지방선거 상향식 공천 등 일명 '5대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중 전당대회 조기 개최와 당무감사는 대선 패배 책임론과 맞물려 혁신안이 전날 의원총회서 좌초되는 계기가 됐다.

원외 당협도 개혁안에 의견 분분... "대여 투쟁에 힘 싣자" 여론 압도적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남소연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지하 1층에서 70여 명의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간담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개혁 열차는 개문발차했다"며 "개혁을 하지 못하고 6월 30일까지 임기를 채우는 건 의미가 없다. 당장 오늘에라도 떠나는 게 맞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제 5대 개혁안은 국민의힘이 과거를 반성하고 앞으로 국민께 신뢰받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며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개혁안에 대한 생각을 묻는 것이 가장 민주적이고 공정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원외 간담회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어서 총의가 모일지 지켜봐야 한다"라며 "총의가 모아지지 않더라도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원하시는 부분(원내 의원들과의 연석회의)은 내일 의원총회서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 (연석회의를 연다면) 그 시점은 조만간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김 비대위원장의 말처럼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총의'는 모이지 않았다. 간담회에 동석한 강전애 대변인은 이날 오후 3시 40분 기자들과 만나 "개혁하자는 공감대는 (전반적으로) 있었다"면서도 "위원장의 임기와 개혁안에 대해 의견이 일치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늘 완전히 정리된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일부) 당협 위원장들께서는 '김용태 체제에 힘을 실어달라는 것'인지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것인지 물었다"며 "이에 김 비대위원장은 '이야기를 듣고 본인이 판단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답을 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여론조사에 공감하는 분들도 있고, 김 위원장의 임기가 얼마 안 남았는데 (개혁안을 추진)해야 되냐고 보는 분도 있었다"며 양분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동시에 "대여투쟁을 선명히 해야 되고,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이 부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얘기도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원내는 특정 지역에 편향"... 원내-원외 연석회의 필요성도 제기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주재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주재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통 지지층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영남 지역구 의원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원내 의원총회의 대안으로 '원내-원외 연석회의'의 필요성이 거듭 강조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 3040세대 소장파 모임 '첫목회' 간사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도 "어제 의원총회서 보여준 계파갈등은 좋지 않다는 비판이 많았다"며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험지에서 뛰며 누구보다 민심과 가깝지 않나. 원내는 특정 지역에 편향돼 있으니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연석회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개혁안에 대해 당원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돌리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현재 '원하지 않는다'거나 '아니'라고 해서 수많은 시민들이 (우리 당을 향해) 가진 내란세력이라는 인식을 떨쳐낼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가 끝난 뒤에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제안한 혁신안에 대한 당내 반대 움직임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당내 구성원들과 얘기하다보면 저희가 선거에서 이긴 정당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둥글게 둥글게 하는 게 좋다'거나 (제) 개혁안에 대해 '시기나 절차가 옳으냐'는 지적을 받으면 저조차 헷갈릴 때가 있다. 도대체 개혁안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당 일각에서 단일화에 응하지 않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게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을 거론하며 "이준석 당시 대선후보가 왜 (당을) 나갔나. 우리 당이 젊은 정치인들을 어떻게 대했나"라며 "저는 당을 살리기 위해 떠나지 않고 몸부림치고 있는데 당 주류가 이를 거부한다면 저의 남은 임기를 채우는 건 의미가 없다"고 거듭 개혁안 필요성을 피력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원외당협위원장 #비상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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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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