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되어, 윤석열 대통령은 11시 22분 파면되었다.
권우성
그러면서도 정치 성향에 따라 표정은 달랐다. 지인 중에는 보통의 지역 정서에 따르는, 자타가 인정하는 골수 보수 지지자가 두 분 있다. 두 분 모두 나보다는 나이가 많은 형님뻘인 70대 초반이다. 그분들이 자신들의 투표에 대한 견해를 꺼냈다.
성향이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은 골수 보수 지지자였기에, 그들의 대화를 통해 이번 대선에서 보수 지역민의 일반적인 투표 경향을 조금은 엿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지금까지 진보 성향 후보에게 투표한 적이 없었어. 이번에는 자식들과도 소통하면서 어쩔 수 없이 내 인생에 처음으로 보수가 아닌 후보를 찍었지. 비상계엄 선포 때는 사실 나도 많이 놀랐거든."
"음... 아무리 그래도 말 많고 탈 많은 후보를 찍을 수는 없지. 계엄도 야당에서 탄핵을 남발해서 그런 거잖아."
원래 정말 완고한 보수 성향의 지인들인데, 이번 대선에서는 둘 표심이 서로 엇갈린 것 같다. 그들이 열을 올리며 이야기할 때, 중간에 끼어드는 지인이 있었다. 자신은 중도라고 밝히는, 평소 사고가 다소 유연하신 분의 말이 이어졌다.
"이젠 우리 지역에서도 보수에 관한 생각이 좀 바뀌어야 해. 보수 정당이 막대기만 꽂아도 지지하는 시대는 끝내야지. 언제까지 '우리가 남이가'만 외치고 있을 수는 없잖아."
"언제까지 '우리가 남이가' 외칠 순 없잖아"

이은영
이후 갑론을박이 벌어지며 분위기가 다소 껄끄러워졌지만, 기존의 편향된 지역 정서에서 변화가 엿보이는 모습 같아서 오히려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중도라고 밝힌 지인의 말처럼, 특정 정당의 후보 공천이 곧 그 지역 유권자의 지지나 후보의 당선으로 이어지는 고착화된 지역 정서로는 유능한 공직자 선출이나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향후 우리나라의 정치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역민의 정치의식이 틀에 박힌 듯이 변하지 않으면 , 정치인의 자질이나 수준도 그 자리에 머무를 뿐 높아지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지역 유권자가 지역 정서에 맹목적으로 묻어가면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은 지역 정서에만 기대는 타성에 젖는다. 선거 때만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선출직 공직자나 공직 후보들의 행적을 세심하게 살펴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지하철역 앞에 걸려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현수막
곽규현
이번 대선으로 불안하게 표류하던 국정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새롭게 도약하는 새 시대에 우리 지역의 발전과 지역 주민의 삶에도 새로운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지역민의 지역 정서에도 발전적인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특정 정당이나 이념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말고, 앞으로는 지지하는 후보가 국민이나 주민의 대표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췄는지 따져보고 투표권을 행사했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 지역에서도 정치인들이 긴장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정치 풍토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그래야 우리 지역은 물론 대한민국 전체의 정치 선진화가 앞당겨 이루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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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아닌 후보는 처음"...영남 6070의 엇갈린 선택, 놀랍고도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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