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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5.06.12 10:22수정 2025.06.12 10:38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우리 집 Y 양을 소개합니다.
나이 : 중2
성별 : 여자
별명 : 사자 (무서운 중2)
장래 희망 : 식물학자, 작가
취미 : 씨앗 모으기, 만화 그리기
특기 : 식물 키우기, 동물 키우기
Y 양의 취미는 반려동물과 반려식물 기르기입니다. 책임감과 성실성이 담보되어야 하는 취미입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더우나 추우나 도마뱀 밥을 챙겨줘야 하고 식물에 물을 제때 줘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생명에 대한 애정이 생기고 그로 인해 기쁨을 얻는 모습을 보면 저도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식물을 좋아하는 Y 양은 언젠가부터 씨앗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산책하다가 발견한 단풍 씨, 민들레 씨부터 먹으면서 모아 과일 씨까지 제법 많이 모았습니다. 한데 모아두면 뿌듯하고 관리도 편할 것 같아 통을 사주었더니 종류별로 정리를 해두었습니다. 식물학자의 연구실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 것에 아이는 기분이 좋은 것 같았습니다.

▲씨앗 사진 아이가 모은 다양한 씨앗
우재인
얼마 전 저의 생일에 저녁을 하러 고깃집을 갔습니다. 남편이 청양고추를 먹는 모습을 유심히 보던 딸은 고추씨를 얻겠다며 고추를 해체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상되는 시나리오가 있어 미리 경고하였습니다.
"그 손으로 눈 비비면 큰일 나. 절대 눈 비비면 안 돼."
Y 양은 알겠다고 했지만 5분 후에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눈에 손을 가져다 댔고 눈에서는 불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다 죽는다며 난리를 치는 Y 양을 보며 저는 평정심을 유지하며 삼겹살을 먹으며 말했습니다.
"엄마 말을 잘 들었어야지."
저는 동요하지 않고 고기를 계속 먹었고 남편은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길거리에서 아이의 눈에 생수를 붓기 시작했습니다. 고추 비볐다고 약 처방을 받을 것도 아니고 시간이 흘러 진정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10여 분의 사투 끝에 상황은 종료되었고 남편과 Y 양은 다시 고깃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혹시나 두 번 실수할까 봐 고추씨와 고추를 절대 만지지 말라고 했지만 아이는 고생해서 얻은 고추 씨앗을 휴지에 싸서 결국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집에 돌아온 딸은 말린 고추 씨앗을 꽃이 떠난 빈 화분에 심었습니다. 고추뿐만 아니라 모아둔 채소 씨앗들을 심었나 봅니다. 이틀 후부터 집에 새싹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비트 싹 직접 심어 키운 비트
우재인
"이건 뭐야?"
"비트야. 할인점 갔을 때 씨앗 샀어."
"그럼 이건 또 뭐야?"

▲팥 팥 새싹
우재인
"팥인가 봐. 주방에 있는 팥 심었는데 났나 봐."
그 외 정체를 아직 파악할 수 없는 싹도 있었습니다. 여전히 방울토마토인지 고추인지 잡초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채소 토마토인지 고추인지 잡초인지 정체 모름
우재인
그러다 어제는 뱀 머리를 한 작은 씨앗도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이건 수박씨네."
"언제 또 뱉어놨어?"
"하하하."

▲수박 수박새싹
우재인
씨앗을 심고 나서 자라는 모습에 재미를 느끼는 아이를 보며 아이의 취미를 존중하고 싶었습니다. 베란다가 흙으로 더러워져도 말입니다. 새 생명이 옹기종기 태어나는 모습이 얼마나 기특하고 예쁜지 저조차 매일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완두콩 완두콩 키우기
우재인

▲감자 수확한 감자
우재인

▲베란다채소 베란다의 각종채소들
우재인
관심이 있으면 보인다고 했습니다. 학교에서 날아온 e-알리미에 경기공유학교 신청서에 있는 프로그램 중 '4차산업 농업(푸드테크)'에 대해 배우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아이의 의사를 물어 신청했고 주말마다 옆 도시에 가서 수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야외로 나가서 견학한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관심사에 맞는 수업을 찾아준 것 같아 부모로서 뿌듯했습니다. 참고로 만화 그리기에도 관심이 많은 아이라 웹툰 프로그램도 근처 고등학교에서 웹툰 전문 강사에게 디자인 전용 컴퓨터로 배우고 있습니다.
경기공유학교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학생 맞춤교육과 다양한 학습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학교 밖 학습 플랫폼으로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전역에서 운영되고 있고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여름시즌 프로그램 신청 기간(6월 9일부터 6월 13일, *미달 시 추가모집)입니다.
지역맞춤형, 학점인정형, 대학연계형, 공헌형, 학생기획형, 수업위탁형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이 있으니 학생들의 관심사에 맞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가져보라고 소식 알려드립니다. 학습, 체육, 취미, 체험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개성있는 수업이 많으니 여름 방학 동안 자녀들이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도록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공유학교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경기공유학교

▲경기공유학교 홈페이지 경기공유학교 홈페이지
우재인

▲경기공유학교 경기공유학교 홈페이지
우재인

▲경기공유학교 프로그램 경기공유학교 프로그램
우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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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취미입니다. 카카오브런치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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