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 사진 부모님은 치매로 인해 직전 기억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서로에게 안쓰러운 감정만 깊게 남고, 서운하고 나쁜 감정은 금세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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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한 지 2년이 되었다. 마흔 넘어 늦은 나이에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정말 별 것도 아닌 것으로 세상이 끝난 것처럼 싸운다. 그 후유증은 얼마나 오래 가는지 싸움은 길고도 길다. 싸우다가 화가 나서 부모님 댁에 가버린 적도 있고, 기분 좋게 여행을 하다가 비행기 타기 직전부터 집에 돌아와서까지 싸웠으니 설명은 다 한 것 같다.
결혼 2년차 부부의 싸움과 50년차 치매 부모님의 싸움은 정반대이다. 부모님은 치매로 인해 직전 기억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서로에게 안쓰러운 감정만 깊게 남고, 서운하고 나쁜 감정은 금세 잊는다. 오히려 수척해진 자신보다 부쩍 나빠진 아빠의 기억력을 걱정하는 엄마를 보니 코끝이 시리다. 이것 또한 50년간 부부의 인연을 맺어 인생의 쓰고 단맛을 모두 맛보며 살아온 세월의 힘이라고 생각을 한다. 빨리 잊고, 빨리 회복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까지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것.
다음에도 부부 싸움 소식을 들게 되면 나는 또 당황해서 부모님 댁을 방문할 것이다. 정말 괜찮으시냐고, 정말 아무 일도 없었냐고 놀라서 허겁지겁 달려올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이렇게라도 부모님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보았으니 괜찮다라고 위안을 삼으면 된다. 그리고 서로에 대해 애틋하게, 좋은 추억은 더 깊고 소중하게, 서운하고 나쁜 감정은 빨리 잊는 그런 부부의 삶을 꿈꾸며 집으로 돌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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