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으로 포크레인 막아낼 수 있다면...' 가덕도에 모인 예술인들

[사진] 가덕도 신공항 건설 반대하는 전국 예술인들 예술행동

등록 2025.06.15 14:24수정 2025.06.1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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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전국 각지의 예술인들이 가덕도에 모여 예술행동을 펼쳤다.

부산, 울산, 목포, 광주, 서울, 일본, 베를린 등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예술인들은 글, 그림, 음악, 몸짓 등의 퍼포먼스를 통해 신공항 건설 반대 의지를 표현했다.

 가덕도에서 예술행동을 펼치는 예술인들
가덕도에서 예술행동을 펼치는 예술인들 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퍼포먼스 만큼이나 이들이 모인 이유 또한 다양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를 내뿜는 신공항 건설을 염려하는 이, 공항건설로 인해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수많은 생명에 대한 생태학살을 막으려는 이,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살아있는 기록의 땅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키려는 이, 가덕도 주민들이 평생의 삶터를 빼앗기고 쫓겨나지 않도록 막으려는 이 등. 모인 이유가 다양한 것은 그만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덕도에서 예술행동을 펼치는 예술인들
가덕도에서 예술행동을 펼치는 예술인들 가덕도신공항반대예술행동
 가덕도에서 예술행동을 펼치는 예술인들
가덕도에서 예술행동을 펼치는 예술인들 가덕도신공항반대예술행동
가덕도에서 예술행동을 펼치는 예술인들 가덕도신공항반대예술행동
▲가덕도에서 예술행동을 펼치는 예술인들 가덕도신공항반대예술행동 가덕도신공항반대예술행동

이 날 낭독된 '가덕도 신공항 반대 선언문'에서 이동근 작가는 "가덕도 신공항은 단지 공항 하나를 더 짓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떤 가치 위에 나라를 세울 것 인가에 대한 선택입니다. 우리는 오늘, 생명과 환경, 역사와 미래, 그리고 안전을 위한 선택을 요구합니다" 라며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가덕도 신공항 반대 예술행동에 참여한 예술인들
가덕도 신공항 반대 예술행동에 참여한 예술인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이 날의 예술행동은 공항 건설을 막기 위한 퍼포먼스를 넘어, 우리가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지 되묻는 질문이었다.

한 자루의 붓으로는 포크레인을 막을 수 없지만, 붓과 펜, 음악과 몸짓이 모여 더 많은 이들을 생명의 섬 가덕도와 연결시킨다. 이렇게 연결되는 수많은 이들이 결국 가덕도를 잿빛 활주로로 망가뜨리는 죽음의 삽질을 막아낼 것이다.


다음은 가덕도 신공항 반대 선언 전문.

우리는 전국에서 살아가며 활동하는 작가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바라보며, 오래전 고리 원전이 처음 들어섰을 때를 떠올립니다.
그때 정부는 '원전은 가장 깨끗하고, 안전하며, 값싼 에너지원'이라고 홍보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압니다. 원전은 가장 위험하고, 처리 비용이 막대하며, 한 번 사고가 나면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가덕도 신공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정치권은 가덕도 신공항이 부산의 경제를 살릴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라는 위문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비용대비 편익은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며, 경제적 유발 효과도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지만, 가덕도의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정치적 논리와 토건의 그림자만 가덕도를 가득 덮고 있습니다.
지난주, 가덕도 신공항 시공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현대건설이 계약을 포기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이 사업이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충분한 사전 검토와 국민적 의견 수렴 없이 몇몇 이해관계에 따라 밀어붙인 사업은, 결국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남기게 될 것입니다.

가덕도는 생명이 숨 쉬는 땅입니다.
일제강점기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자연스럽게 조성된 백 년 숲, 그리고 국내 최대 자생 동백나무 군락지는 지금도 수많은 동식물들의 보금자리입니다.
연안 습지와 갯벌은 해양 생태의 보고입니다.
그런데 신공항은 산을 깎고 바다를 메워 그 위에 활주로를 세우는 사업입니다.
이는 수백만 년 동안 형성된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류가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환경적 손실을 초래하는 행위입니다.
우리 헌법 제35조 1항은 말합니다.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가덕도 신공항 사업은 이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입니다.

가덕도는 역사의 섬이기도 합니다.
가덕도는 예전부터 능히 사람이 살 만한 곳이었습니다. 선사시대의 패총과 유적, 유골이 출토되었고, 고려 시대의 봉화대, 조선 시대의 진성과 외성이 있으며, 특히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의 침략과 군국주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많은 역사적 유적과 유물들이 외양포 마을을 중심으로 완벽하게 남아 있는 곳입니다. 이 땅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우리의 역사마저 함께 사라질 것입니다.

가덕도 신공항은 안전성 면에서도 큰 우려가 있습니다.
해상 매립을 통한 활주로 건설이 계획되어 있는 가덕도 신공항은 외해에 위치하여, 강풍, 안개, 태풍 등 해상기상의 영향을 크게 받고, 지반이 연약해 침하 위험도 큽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조류 충돌(bird strike) 위험입니다.
가덕도는 철새의 이동 경로에 위치해, 조류 충돌 가능성이 아주 높은 지역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올해 초 무안공항에서 실제로 조류 충돌로 인한 항공기 사고가 발생했듯, 이는 결코 예외적인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위험을 알면서도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외면한 채 사업을 강행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수 있겠습니까?

가덕도 신공항은 단지 '공항 하나를 더 짓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떤 가치 위에 나라를 세울 것 인가에 대한 선택입니다.
우리는 오늘, 생명과 환경, 역사와 미래, 그리고 안전을 위한 선택을 요구합니다.
더 늦기 전에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가덕도를 지켜야 합니다.
#예술행동 #기후위기 #가덕도신공항 #가덕도 #기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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