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콩은 날씨가 더워지면 더 잘 자란다. 생산량이 많다.
조계환
줄콩은 롱빈, 껍질콩, 갓끈동부콩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콩이다. 영어로는 아스파라거스 빈(asparagus bean)이라고 한다. 비슷한 껍질콩 종류들 중에서 가장 길게 자라는 품종으로, 60cm 이상 자란다.
한국에서 오래전에 재배가 되었다는데, 일반적인 작물은 아니었다. 태국, 인도, 필리핀 등에서 광범위하게 재배하고 있는 대중적인 채소다. 최근에 동남아 채소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우리나라에서도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여물기 전의 어린 콩을 수확해 껍질채 먹는다.
중국 약학서 본초강목(1596년)에는 줄콩이 신장을 보호하고 위장을 튼튼히 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당뇨, 설사, 요실금 등을 다스린다고 기록되어 있다.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 등이 풍부하여 여름 영양식으로 좋다.

▲ 1주일에 두번씩 수확하는데 날씨만 더우면 60cm 이상 길게 자란다. 아내가 줄콩을 수확하고 있다.
조계환
줄콩은 노지에서도 비닐하우스에서도 잘 자란다. 타고 올라갈 울타리만 있으면 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오이망을 설치하거나 외줄 재배로 울타리를 만들어도 괜찮다. 심는 간격은 50cm 정도다. 워낙 기세 좋게 뻗어나가기 때문에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
보통 보라색과 녹색이 있어서 두 가지를 같이 심으면 식탁에 올릴 때 좋다. 병충해로는 콩 줄기를 파 먹는 굴파리와 노린재 등이 있는데, 유기농에서는 미생물 자재나 고추기름 등을 희석해서 뿌려주면 방제가 된다. 다른 채소에 비하면 병충해 피해는 아주 적은 편이다.

▲ 줄콩은 생으로 먹어도 좋고, 살짝 익혀서 먹어도 맛있다.
조계환
생긴 것은 울퉁불퉁하지만, 생으로 먹어도 연하고 아삭아삭한 맛이 난다. 강한 향이 없기 때문에 처음 먹는 사람도 거부감이 덜하다. 다른 채소들과 섞어 샐러드를 만들어 먹거나, 살짝 쪄서 양념장에 버무리면 맛있다. 기름 살짝 두른 팬에서 볶거나 구워서 먹어도 좋다.
태국식 줄콩 샐러드를 만들 때는 먼저 줄콩을 적당한 길이로 썬 뒤 칼집을 넣어 양념이 잘 스며들게 한다. 토마토나 양배추, 당근, 매운 고추 등 다른 채소들과 함께 샐러드 드레싱(올리브오일, 간장이나 액젓, 채 썬 양파, 다진 마늘, 고춧가루, 레몬즙)에 버무린 뒤 다진 땅콩을 뿌려 요리하면 된다.
오크라 - 극한 더위를 이기는 건강 채소

▲ 오크라는 하늘로 쭉쭉 뻗어올라가며 자란다. 열매도 하늘을 향해 쭉 올라간다.
조계환
'레이디핑거'라고도 불리는 오크라는 아직 한국에선 낯선 채소이지만 세계 많은 나라에서 흔하게 먹는 채소다. 자르면 토란이나 알로에처럼 끈적끈적한 점액이 나오는데, 이 끈적끈적한 성분이 위장을 튼튼하게 한다. 또한 몸의 독소를 제거하고, 고혈압과 당뇨병 등 건강에 좋다고 한다.
더울수록 잘 자라고 병해충도 적어서 재배도 쉽다. 10년 전쯤에 인도 여행을 하고 온 지인이 씨앗을 주어 오크라 농사를 시작했는데, 당시만 해도 제철꾸러미 회원들에게 오크라를 보내면 끈적끈적한 게 이상하다고 싫어하는 분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도 오크라 재배 면적이 늘어나면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특유의 끈적끈적한 질감에 익숙해지면 향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먹기에도 나쁘지 않다.

▲ 오크라는 고추처럼 생겼지만 끈적끈적한 전혀 다른 질감을 가지고 있다.
조계환
오크라는 고추처럼 자라지만, 지주대가 필요 없다. 날씨가 뜨거워질수록 나무처럼 엄청나게 커지기 때문에 넉넉하게 60cm 간격으로 심는다.
병충해도 별로 없고 물도 자주 안 주어도 된다. 오크라 농사에서 제일 신경 써야 할 것은 수확 시기다. 열매 크기가 5cm 이상 커지고 손으로 만져봤을 때 말랑말랑할 때 수확한다. 시기를 놓치면 금방 딱딱하고 질겨져서 먹지 못한다. 가을로 접어들며 서늘해지면 열매가 안 맺히고 생장이 멈춘다.

▲ 오크라는 살짝 데쳐서 요리하면 된다. 카레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조계환
요리법은 살짝 데친 뒤 좋아하는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꼭지를 떼고 잘라서 양념에 무쳐 먹거나 샐러드에 넣어도 좋다. 다른 채소와 함께 기름에 볶거나 카레 요리에 넣어도 맛이 잘 어울린다.
가로로 자르면 오각형의 예쁜 별 모양이 되기 때문에 색다른 상차림을 하기에도 좋다. 수확시기를 놓친 딱딱한 오크라는 잘라서 햇볕이나 건조기에 말린 후 덖어서 차를 만들어 마신다. 오크라 씨앗도 차로 만들어 마시면 커피랑 살짝 비슷한 맛이 난다. 카페인 없는 커피 향 차가 된다.
바질 - 입맛을 돋우는 대표적인 허브

▲ 바질은 무더위에 잘 자라는 몸에 좋은 허브다. 사진 속의 스위트바질이 일반적으로 재배된다.
조계환
아시는지? 바질도 무더위에 잘 자라는 아열대 작물이다. 건강에 좋은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게 있어서 대표적인 허브로 불린다. 홀리바질, 자색자빌, 레몬바질, 타이바질 등 다양한 바질이 있는데, 스위트바질이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바질 역시 10년 전만 해도 특유의 향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 분들이 많았는데, 서양 음식에 익숙한 젊은 층들 사이에서 바질 페스토가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대중화되고 있다. 농사짓기 가장 쉬운 작물 중 하나다.

▲ 바질은 스위트바질, 홀리바질, 레몬바질, 자색바질, 타이바질 등이 있다. 조금씩 맛과 향이 다르다.
조계환
밭에 직접 씨앗을 파종해도 되지만 모종을 키워서 10cm에서 15cm 간격으로 일정하게 심는 것이 재배하기 편리하다. 물을 자주 주어야 하고, 첫 본순이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잘라서 수확하고, 밑에 곁순을 키운다. 두 달 정도는 수확해서 먹을 수 있다. 별다른 병해충이 없어서 쉽게 농사지을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바질을 함께 심어 놓고 수확하면 살짝 다른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 바질은 15cm에서 20cm 정도 자랐을 때 순을 수확한다. 곁순을 남겨 놓으면 또 자란다.
조계환
바질은 비교적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냥 생으로 씻어서 샐러드에 넣거나, 채소나 고기 요리를 할 때 같이 곁들여도 된다. 견과류, 올리브오일, 마늘, 소금, 후추와 함께 갈아서 바질 페스토를 만들어 빵에 발라 먹거나 파스타 소스로 이용해도 좋다. 바질은 냉장고에 넣으면 금방 상하기 때문에 보관할 때는 물컵에 꽂아 넣고 실온에서 보관한다.
기후 위기로 농사법도 작물도 변해야 한다는 게 조금은 서글프다. 하지만 기후는 이미 변했는데, 기존 농산물만 고집스레 고수한다면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서늘한 날씨를 좋아하는 채소를 극한 더위에서 살려내려면, 과도하게 농약을 치거나 엄청난 전력을 사용해서 온도를 내려주는 설비를 해야 한다. 이렇게 애써서 농사를 짓는다 해도 수확량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는 채소 가격 폭등으로 이어진다.
무더위에 잘 자라는 아열대 작물들은 모두 건강에 좋고, 기르기 쉬운 작물들이다. 처음엔 어색하더라도 먹다 보면 대부분 적응이 된다. 이제 여름에 시금치나 배추를 찾기보다는 평소 안 먹어본 채소, 새롭고 낯선 채소라도 마음을 열고 도전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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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골 푸른밥상' 농부. 도시를 떠나 농촌살이를 시작한 지 22년 차.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흙과 함께 살아가는 전업 농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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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심채, 오크라, 줄콩, 바질...22년차 농부가 추천하는 여름 채소 네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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