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에 출마한 송언석, 이헌승, 김성원 후보자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유성호
혁신위원회 띄우고, 전당대회는 조기 개최 가닥
소수 야당의 신임 원내대표가 된 송언석 의원 앞에 당장 현안이 산적해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 연장 여부 그리고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 미뤄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친윤계의 지원 사격을 받은 송 의원은 '혁신위원회'를 띄움과 동시에 '조기 전당대회'로 가닥을 잡으며 나름의 절충안을 제시했다.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를 띄우고 전당대회를 최대한 늦추자는 친윤계 일각의 요구, 반대로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서 빠르게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친한계 일각의 요구 사이에 타협점을 만든 셈이다.
이날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난 그는 "혁신위원장 인선에 대해서는 별도로 미리 정한 바 없다"라면서도 "조속히 혁신위가 발족해야 한다. (낙선한) 두 후보 다 동의했기 때문에 조속히 총의를 모으겠다"라고 밝혔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김용태 위원장의 임기는 위원장 스스로 얘기했듯이 30일까지"라며 "그렇기 때문에 임기와 관련해서 이야기하는 건 어색한 부분이 있다"라고 거리를 뒀다.
또한 "전당대회는 '조기에 하자'는 의원들의 견해가 많은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조속히 정리해서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조기 전대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실무적으로 소요되는 절차들이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만약 비대위가 추가로 임기를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전국위원회 의장이 이헌승 의원이다. 상의해서 결정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이날 오전에 제안한 내용에 대해서도 일정 정도 수용 의사를 표했지만, 전체적인 뉘앙스는 반대 쪽에 더 가깝게 들린다. 송 신임 원내대표는 "당원들 여론조사도 좋은 방안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또 한편으로 그런 부분이 당원 투표를 통해 진행될 경우 발생할 분열과 갈등 문제가 없는지 짚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용태 위원장이 내놓은 쇄신안에 대해서는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용태 위원장 스스로 우리 당 원로 상임고문들하고 대화할 때도 몇 가지 부분에 대해 상임 고문들이 곤란하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라고 짚었다.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라고는 했지만, "혁신위에서 논의해야 한다"라고 책임을 미뤘다.
'도로친윤당' 국민의힘... 원내대표 일성에 '비상계엄' 반성 없어
송언석 의원의 당선을 두고 일부 의원들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은 비단 송 의원 개인의 당직자 폭행 이력 탓만은 아니다(관련 기사:
"폭행 없었다"는 송언석 의원... 그럼 내가 본 건 뭐였을까). 송 의원이 대체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인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사실상 이번 원내대표 선거 역시 계파 간 '대리전' 양상을 보이면서 '친윤계'가 당의 주류 기득권을 계속 쥘 것으로 보인다. '도로친윤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익명 투표이지만, 득표 수를 고려했을 때 김성원 의원이 얻은 '30표'가 사실상 원내 친한계 최대 결집으로 풀이된다. 이헌승 의원이 친윤계 일부 표를 가지고 왔음에도 '더블 스코어' 격차가 났다. 조기 전당대회 수순으로 간다고 한들, 친한계가 당의 주도권을 되찾아오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 재차 증명된 셈이다.
송 의원은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지고 나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대선 패배 직후 사퇴했어야 했다는 의견을 반복적으로 피력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제시한 쇄신안들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무엇보다 '릴레이 대국민 사과'가 단 3명 만에 끝나버릴 정도로 반성 없는 당의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자들로부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했던 과거에 대해 지적이 나오자, "우리는 계엄 이후의 탄핵 과정에서 우리 당의 전체 의견을 모아서 '지금으로선 탄핵보다는 질서 있는 퇴진이 필요하다' 의견을 냈다"라며, 당시 당론을 따랐을 뿐이라는 취지를 강조했다.
또한 "그 중간에 어떤 과정이 있던 간에, 헌법 질서 속에서 있던 탄핵 심판 결과에 대해선 승복하고 그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그걸 다시 거슬러서 이야기하는 게 어떤 도움이 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잘못했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반성할 용의가 있고 지금까지 그랬다"라면서도 "그러나 지금 대통령이 된 그분은 자기가 잘못한 것의 유죄 확정에 대해서 반성과 사과가 없다"라고 화살을 이재명 대통령과 현 여권 측에 돌리기도 했다.
그는 이날 원내대표 후보 간 토론회를 시작하면서도 '대여 투쟁'만 강조했을 뿐, 당의 과오에 대해서는 별다른 자성의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송 의원은 "이재명 정권이 출범한 지 2주도 안 됐지만, 벌써 괴물독재의 그림자가 드리웠다"라며 "인사가 만사인데 이재명 정부는 벌써 인사가 망사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국민의힘이 다시 일어서야 한다. 이재명 독재와 전횡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지켜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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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친윤' TK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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