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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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마학은 수요가 몰린 원인을 두고 "억눌린 수요가 표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마학 운영진이자 서울대 경제학부 재학생인 송태현(25, 남)씨는 "마르크스 경제학에 대한 접근이 얼마나 어려우면 사람들이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몰려들까 씁쓸하다"며 "제도권 내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이 터부시돼왔는데 이번 수업은 가려졌던 수요를 드러낸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다른 서마학 운영진도 "시민들이 수강을 신청하며 다양한 이유를 '전하고 싶은 말' 란에 남겨주셨다"며 "마르크스 경제학은 주류경제학과 달리 교재나 참고서적도 부족하고 접하기 어려워 신청하신 분들이 많았다"라고 밝혔다. 서마학 측이 전한 수강생들의 '전하고 싶은 말'에는 "제도 교육 내에서 한 번도 마르크스 경제학을 배워보지 못 한 데 아쉬움이 있었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우리 학교에는 마르크스경제학 수업이 없다. 이번 기회에 꼭 배우고 싶다" 등의 의견이 담겼다. 아래 그 중 일부다.
"마르크스가 사회과학 전반에 많이 인용됨에도 막상 마르크스 경제학을 공부할 기회가 학부 시절에는 없었다. 늦게나마 수업을 통해 공부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정치경제학과 마르크스의 사상을 늘 궁금해하고 있었으나 청소년기부터 지금까지 기회가 없었다.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보고 있으니 공산주의 관점에서 또한 이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주류경제학의 수요와 공급 법칙만으로는 경제를 설명하기 어렵다. 마르크스 경제학은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이해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정치경제학과 마르크스경제학 수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길 바란다."
후원·가맹 잇따라... "모두가 소중하게 느끼는 수업"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서마학 측은 "출범 때부터 후원 계좌를 열었는데 공개강의 모집 이후에도 후원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심지어) 일부는 교수님께 개별적으로 후원하고 싶다는 요청을 밝혀 계좌를 하나 더 튼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주변을 비롯한 전국 서점들의 연대도 확대되고 있다. 서마학은 "지역 서점을 중심으로 온라인 강의를 함께 수강하는 네트워킹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라는 시민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 8일부터 가맹 서점을 모집했다. 각 지역의 서점들에 가맹 제안서를 보내고 수락한 서점들과 협업해 강의 교재를 비치, 도서쿠폰 및 책갈피 증정, 수강생 소모임 조직 등의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전국 19개 서점이 가맹에 참여했고, 특히 광주·대전·경주·포항 등 서점에서 온라인 수강을 위한 소모임을 직접 꾸리겠다는 의사도 전해왔다.
서울대 인근 서점인 '그날이 오면'의 사장 김동운씨는 16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함께 잘 살아보자는 가치가 녹아있는 마르크스 경제학을 배운다는 강의 취지가 서점 운영 목적과도 맞닿아있어 가맹에 참여했다"라고 밝혔다. 성북구에 위치한 서점 '지식을 담다' 사장 김준수씨 역시 "대학은 '취업 준비 학원'이 아니라 비판적인 사유와 토론을 하는 공간인데 효율화 논리에 의해 마르크스 경제학이 없어지는 게 우려스럽다"며 "이번 강의가 비판적 토론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온라인 수강생을 위한 서점 내 세미나실을 대여해줄 생각"이라고 전했다.

▲ '서울대학교 내 마르크스경제학 교과목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모임'이 서울대 인근 독립서점 '그날이 오면'에 건넨 연대사업 제안서.
정초하
수강생들 또한 강의를 앞두고 기대감을 내보였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대학원생인 김수연(22, 여)씨는 "문화유산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공부하고 싶어 수강을 신청했다"며 "특정 학문이 가진 생각의 한계점이 무엇인지, 누가 배제되고 있는지 지적하기 위해 다양한 학문 사이의 갈등이 필요하다. 한 학문만 배제하는 건 위험하다"라고 지적했다.
성공회대 재학생 김동재(23, 남)씨 역시 "한국 사회의 소득 격차나 SPC (노동자 사망) 사건 등을 볼 때 계급 문제는 유효하고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는 마르크스 경제학은 대안으로 꼭 필요하다"며 "(이번 공개강의를 위해) 개별적인 후원이 이어지고 있고, (주최 측이) 지역 서점과의 협력을 통해 상생을 고민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참여하는 사람마다 수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느껴진다"라고 전했다.
서마학 운영진이자 수강생이기도 한 최아무개(20·남·서울대 자유전공학부 24학번)씨는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아직 비판적 지성이 한국에 설 자리가 남아있다는 점을 매일 느끼고 있다"며 "(이처럼) 들을 학생도 있고 강의하겠다는 사람도 있다. 경제학부가 강의를 없애며 내세운 수요와 공급의 논리에 따르면 마르크스 경제학 강의를 안 열 이유가 없다. 이번 강의를 통해 이러한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전했다.
강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부는 대학원생 절반 이상이 마르크스 경제학 전공자였을 때조차 겨우 전임교수로 고 김수행 교수 1명을 뽑았고, 김 교수 퇴임 시에도 충분히 많은 전공생들이 있었지만 후임교수를 뽑지 않았다"며 "사회주의 붕괴 이후 서울대뿐 아니라 거의 모든 대학과 분야에서 맑스(마르크스)주의적 입장을 견지하는 학자들이 배제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르크스 경제학에 적대적인 주류경제학 교수들이 늘 이 분야의 수요를 과소평가해왔고 실제 수요가 10이라면 그 중 1정도나 간신히 반영되는 상황"이라며 "수요 부족을 핑계로 반공주의에 물든 주류경제학 교수들이 비정규직 강사의 강의조차 없애면서 이 분야를 완전히 삭제하려 한다"라고 지적했다.

▲ 16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마르크스경제학 강의·강사 채용 배제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정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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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없앤 맑스 수업, 공개강의 열었다 결국 '유튜브 라이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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