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축제 79세 어르신이 직접 찍고 편집한 유튜브 영상
박정신유튜브
나는 내가 아무리 따라 써도 이 감정은 흉내 낼 수 없음을 강조했다. 사라져가는 시간을 지켜보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기록이라 특별하기 때문이다. '훌륭한' 말씀은 없지만 이런 글이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아픈 친구에게 본인을 영상으로 남기는 그 수고가 멋지다'는 내 말에 어르신 얼굴이 밝아졌다.
내년 장미축제도 높은 확률로 이 어르신은 혼자 갈 것이다. 아니, 혼자라도 갈 수 있으면 다행이다. 여든을 앞두고 있으니 어떤 건강 이슈가 생길지 모를 일이다. 나아지지 않는다 해도 계속 쓸 수 있고, 마음을 나눌 수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어르신들께 묻는다.
"그때, 마음이 어땠는지 조금만 더 얘기해 주세요."
그 순간 어르신 눈동자에 아주 오래전의 햇살이 스친다. 누군가 살아냈던 한 시간이 다른 이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다면, 그건 이미 훌륭한 문장이다. 글을 잘 쓰는 법은 기술이 아니다. 자기 삶을 허투루 여기지 않는 태도다. 멀리 있는 멋진 말이 아니라 오늘 내 앞의 삶을 단어로 건져올릴 용기, 그걸 나는 매주 이 수업에서 본다.
그리고 나는 그 용기의 편집자이자 관객이다. 어르신들의 한 문장이 내 안에서 오래 살아남는 이유다. 내년 장미축제도 어르신의 유튜브 영상을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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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글쓰기, 최선을 다해 고치면 다 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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