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예?" "헐…"
"국회에서 해제 의결 될 게 뻔한데 왜 했을까요?"
"(국회)707 투입이라니 정말 '막장'이구나…"
지난 12.3 비상계엄 직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 상황실에 있던 실무자들의 반응이다. 18일 조지호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한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9차 공판에서는 국방부 실무자들의 당시 황당했던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이날 재판에는 김 아무개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 수사상황실 상황관리담당관(상사)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담당관은 비상계엄 직후 방첩사령부에서 요청한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관 100명의 명단을 작성했던 실무자다.
김 담당관은 지난해 12월 3일 밤 국방부 수사상황실에서 근무하던 도중 TV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어 김 담당관은 오후 10시 30분께 수사상황실 텔레그렘에 '지금 담화문 발표 중인데 비상계엄 선포되었습니다'라고 올렸고, 그의 상관인 강 아무개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 수사상황실장은 '예? 사유는?'이라고 반응했다. 김 담당관이 '헌정 질서를 위한 비상계엄 선포라고 합니다' 라고 대답 하자, 강 실장은 '헐…'이라고 했다. 군 최고 수사기관인 국방부 조사본부 역시 계엄 선포가 갑작스러웠던 것이다.
김 담당관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강 실장과 대화한 내용에 대해서도 진술 했다고 한다. 검찰 측은 김 담당관에게 "증인이 검찰 조사에서 '제가 강 실장에게 '이거(비상계엄) 국회에서 해제의결 될 게 뻔한데 왜 했을까요'라고 하니, 강 실장이 '그러게요'라고 답했다고 했고, 증인이 (국회)707 투입이 보여 '정말 막장이구나', '계엄사령관은 왜 합참의장이 아니라 육군참모총장이죠?'라고 했다고 했는데, 맞나"라고 확인했다. 김 담당관은 "'막장' 표현은 잘 기억나진 않지만 전반적인 대화 취지는 그게 맞다"고 했다.
김 담당관은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이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개인 전화번호를 구해오라고 했다고도 증언했다. 김 담당관은 "계엄사령관이 경찰청장과 서울청장의 개인 휴대전화를 알고 싶어한다고 상황실에 연락이 왔다"면서 "(서울청 실무자로부터)서울청장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방첩사 수사단장 "여인형, '위치확인' 아닌 '잡아서 이송시키라' 했다"

▲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 2월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
한편, 이날 또 다른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준장)은 계엄 당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이재명·한동훈 등 주요 인사 14명에 대한 체포 대상자들을 "잡아서 (수방사 B1 벙커로)이송하라고 했다"고 재차 증언했다. 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여 전 사령관은 체포 대상자들에 대한 위치 확인만 지시했을 뿐, 구금 지시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단장은 '여 전 사령관이 '체포'라는 표현을 했나'라는 검찰 측 질문에 "잡아서 이송시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검찰 측이 '여 전 사령관은 위치 확인만 지시했다고 한다' 묻자, 김 전 단장은 "(여 전 사령관이)위치 확인 지시를 한 적은 없다"고 했다. 김 전 단장은 계엄 때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명단을 하달 받고 방첩사 수사관 49명을 국회에 출동시킨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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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 투입? 정말 막장" 국방부상황실도 계엄이 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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