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주식모의투자 결과를 안다고 해서 다 잘하지는 못하더라
SBS 런닝맨
아이의 이유있는 뿌듯함
역사적 사실을 배운 후 그 시대 주식을 했다면 100프로 모두 수익을 낼 줄 알았다. 아이 말 들어보니 아니었다. 시작하자마자 손실 나서 돌려줄 30만 원을 고민하는 아이가 꽤 있다고 했다. 그랬으니 3배 수익을 얻은 아들이 뿌듯한 것도 당연했다.
런닝맨 모의투자도 비슷했다. 배경이 과거였어도 손실나는 경우가 많았다. 주식 고수인 척 썰을 풀지만 정작 본인은 마이너스를 기록해서 신뢰를 잃는 경우(지석진 분), 주워들은 찌라시 정보로 투자했다가 반토막 당해서 말문을 잃는 경우(이광수 분) 등 '주식을 저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를 보여주는 사례가 속출했다.
아이들도 비슷했나 보다. 설왕설래로 의견을 피력하느라 교실이 꽤 시끄러웠다고 한다. 6학년 아이들이 주식 투자에 대해 무슨 의견이 있었을까. 그 모습을 상상하면 꽤 귀엽기도 하다. 아니, 내가 귀여움을 운운할 처지는 아니다. 나는 아예 할 말이 없으니까.
제일 중요한 것을 배우는 시간
"주식은 사실도 중요하고, 사람들 마음도 중요한 거 같아. 마음까진 몰라도 사실을 내가 확인하는 거, 진짜 중요하더라고."
아들이 혼잣말처럼 내뱉는 말에 나는 눈이 동그래졌다. 애가 이런 말을 한다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냐고 물으니 저도 모른다고 한다. 하긴, 스스로 그런 결론을 가진 것만으로 이미 훌륭하지 과정이 무슨 상관이겠니 싶어서 나도 더 묻지 않았다.
나는 이제 주식창보다 아들의 말을 더 자주 들여다본다. 수익률을 떠나 어떤 생각으로 선택했고,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궁금해서다. 아이는 교과서와 수업을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했고, 결과가 좋았든 나빴든 그 경험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반면 나는 누가 좋다더라, 뭐가 뜬다더라 하는 말에 흔들리며 진짜 돈을 넣고도 한 번도 '배우고 투자'해 본 적이 없었다.
"사실을 내가 확인하는 거, 진짜 중요하더라고"라는 아이의 말은 그 자체로 주식 수익률보다 더 큰 울림을 줬다. 어쩌면 내가 잃은 건 돈이 아니라 태도였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라도 나도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주식보다 먼저, 내 생각을 세우는 법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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