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도 아니고 국정원장을..." 정보위 파행에 황당한 민주당

등록 2025.06.20 12:00

수정 2025.06.20 12:00

▲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선서를 마친 뒤 신성범 정보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하고 있다. 유성호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있던 정보위원회가 돌연 파행되면서 여야 간 긴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파행의 배경에 원구성 협상을 포함한 국민의힘 측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검증이 아니라 앞으로 인사청문회를 국정 운영의 발목잡기를 위한 수단으로 삼겠다는 노골적 의사표시(민주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 성명)"이라는 저격이다.

"한반도 긴장 고조 작태... 부결되면 대통령에 임명 건의"

국정원장 출신인 박지원 의원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같은 민주당 소속 정보위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안보 수상인 국정원장을 아무 하자가 없는데도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는 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작태다"라면서 "조속히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주길 바라고, 만일 부결되면 민주당은 대통령께 임명을 건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3선 중진인 김영진 의원은 "이런 경우는 없었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장 인사청문회보고서 채택을 정치 계략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면서 "저도 3선인데 여야 합의를 하고 나서 (회의) 15분 전 통보해 취소하는 경우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소속) 신성범 정보위원장과 양당 간 합의를 통해 20일 오전 10시 통과로 다 합의하고 그렇게 고지된 상황이었다"면서 "인사청문회 최초의 비상계엄 사태로, 단호히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정보위 간사인 박선원 의원은 같은 날 오전 신성범 위원장과 국민의힘 측 이성권 간사와 통화한 사실을 전했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신 위원장이) 첫 번째 인사청문회부터 쉽게 합의해주어서는 안 된다, 밀려서는 안 된다는 원내 지도부의 방침을 말하며 대단히 미안하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면서 "(이성권 간사는)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채택한다고 확실히 말한 적은 없다고 변명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후 취재진과 만나 통화 당시 '후보자 자체에 대한 지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이 내정자에 대해 문제점이 있다는 이야기는 일체 안 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원내대표 협상을 해야겠다는 것이었고, 이재명 대통령과의 주말 오찬 회동을 거치고 난 뒤 (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장 청문보고서 채택 연기 이유로 '민주당 태도' 말한 국힘

민주당 정보위원들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국정원장이라는 국가 안보의 중추를 책임질 중차대한 인사에 대해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으로, 공당으로서의 최소한의 책임감조차 저버린 무책임한 정치 술책"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정보위 파행에 추가 의혹 해소를 명분으로 앞세우는 동시에, '민주당의 태도'를 국정원장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불발 사유로 제시했다.

이성권 의원은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회를 해본 결과 대북관이나 안보관에 있어서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국정원장으로서 적합한지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면서 "정권 초기에 정보위 뿐 아니라 국회 운영 전체와 관련해 정부와 민주당의 태도에 상당한 문제가 있어 그런 측면까지 고려해 오늘 채택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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