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김민석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의견] '김대중-이재명-김민석'으로 이어지는 정치공작 희생의 꼬리를 끊어야

등록 2025.06.21 13:48수정 2025.06.2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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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원래 여야 진영으로 갈려 싸우다 보니, 한쪽의 영웅은 다른 쪽의 역적이 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죽고 살기 식 정치에서는 더욱 그렇다. 상대편이라면, 없는 것도 만들어 악마화하고 죽일 놈으로 끌어내리려 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음모론에 여러 차례 정치적 살해를 당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똑같은 정치적 살해를 당했고, 이제는 김민석 총리 내정자를 정치적 살해하려 난리도 아니다. 민주진보 정치인에 대한 정보기관과 정치검찰에 의한 정치적 살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결국 김 대통령은 살았고, 이 대통령도 살았고, 당연히 김 내정자도 살 것이다. 이들에 대한 음모는 진실과는 거리가 먼, 말 그대로 정치공작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살벌한 정치판이라 해도, 음모는 진실을 이길 수 없다. 불의가 정의를 이길 수는 없다.

나는 누구보다도 김 내정자를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이다. 김 내정자가 1996년 15대 총선 때 당시 김대중 총재의 새정치국민회의 국회의원 후보로 서울 영등포에 출마했을 때, 나는 신문사 기자로 있었다. 그 뒤 내가 2000년 4월 총선에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정치에 입문해 16대 동료 국회의원으로 같이 활동하기도 했다.

가까이서 김 내정자의 30여 년에 걸친 고난극복의 정치역정을 가까이 지켜봤다. 김 내정자에 가해지는 온갖 음모와 음해는 대부분 정치공작이고, 거짓이라고 자신 있게 증언할 수 있다.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자리가 후보자의 정책이나 비전을 검증하는 자리가 아니라, 가짜 뉴스와 음모론으로 후보자의 인격살해장으로 변한 지 오래됐다. 여야 모두 입장이 바뀌면 서로를 포퓰리즘 단두대에 세웠으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김 내정자는 정치 입문 당시부터 '한국의 케네디'로 이미 민주세력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을 받았다. 지금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보다도 최소 10배 이상 주목받는 정치인이었다. 대통령이 꿈인 '이준석'이 자기 관리를 하듯, 당시 '김민석'은 이준석의 10배 이상 자기 관리에 철저했다.


첫 번째 음해 '새천년NHK' 진실

지난 2000년 5월 17일, 광주에서 있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전야제 행사를 마치고 당시 민주당 소속 16대 국회의원과 당선자들이 '새천년NHK'라는 이름의 가라오케 단란주점에 간 일이 있었다. 우리 일행은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토론회장으로 가려는데, 당시 광주 북구청장 출신 김태홍 국회의원 당선자가 교육부장관함께 5.18 민주화 승리 기념 반주를 하고 있으니 잠깐 들렀다 가라고 연락이 왔다.


당시 문이 오픈된 가라오케실에 10여 명이 있었고, 맥주와 과일 안주가 들어오자 여성 종업원 두 명이 과일 깎는 칼을 들고 같이 들어왔다. 여성 종업원이 과일을 깎기 위해 들어오자 일행 중 누군가가 "저기 김민석 의원 옆에 가서 과일 깎아라."고 말했다. 여성 종업원이 김민석 의원 옆에 가서 과일을 깎으려 다가가자 김 의원이 자리를 피했다. 그 뒤로도 여자 종업원이 다가오기만 하면 김 의원이 자리를 피해, 나중에는 맨 끝줄에 있던 내 옆으로 김 의원이 피신했다.

내가 김 의원에게 "아니, 과일 깎는 여자인데 피할 이유가 뭐가 있냐"고 힐난하듯 말하자, 김 의원은 "아이, 그래도…."라며 멋쩍게 웃으며 끝까지 내 옆에 있었다. 내가 속으로 '김민석이 대통령 되려고 생쑈를 하는구나'라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이른바 '새천년NHK' 사건으로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새천년NHK'는 일반인들이 편하게 저녁 먹고 반주하듯 맥주를 마시는 보통 가라오케 단란주점인데, 무슨 유흥주점 룸살롱인 듯 거짓 내용으로 도배를 하고 있었다. '새천년NHK'가 가라오케 단란주점인지 아닌지는 광주 구청에 가서 영업등록 서류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더욱 놀란 것은 김민석 의원이 '여자 두 명 끼고 앉아 술판을 벌인 주범'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당시 같이 참석했던 다른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우리는 학생회장 출신도 아니고 이름도 없는 듣보잡이니 언론이 쓰지도 않고, 김민석이 유명하니 다 뒤집어썼다"며 "김민석이 대통령 되려고 과일 깎는 종업원도 피하더니 똥통을 온통 뒤집어썼다"고 안타까워한 적이 있다. 물론 당시 언론사 취재에도 이런 내용의 사실을 내가 증언하기도 했다.

나중에 국회에서 김민석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도, 내가 "김 의원이 자기 관리한다고 과일 깎는 여자까지 피하더니 거꾸로 양쪽에 여자 앉았다고 두들겨 맞고 쌤통이야"라며 "앞으로 과일 깎는 여자 한 명 정도는 피하지 마!"라고 농담 삼아 놀리기도 했다. 김민석 의원은 웃으면서 "누군가 두들겨 맞아야 하는데, 제가 유명하니 어쩔 수 없지요"라며 대범하게 넘어갔다.

민주진보진영 정치공작 피해자 김대중-이재명-이제 김민석?

김 총리 내정자가 2002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왔을 때도,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이 이해찬 의원이었고, 내가 대변인을 맡아서 당시 상황을 잘 안다. 김민석 후보와 이해찬 본부장, 김성호(나) 대변인 셋이 모여 "우리는 선거자금 문제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중앙당에 맡기자"고 합의했다. 김민석 후보나 이해찬 본부장, 김성호 대변인 등 세 명은 그 당시 민주당에서도 가장 가난하고 돈 문제에서 깨끗하고 깐깐하기로 유명한 3총사였다.

나중에 SK그룹의 선거자금 수수 문제로 김민석 후보가 검찰 조사를 받고 처벌을 받은 적이 있다. 김민석 후보는 당시 SK 선거자금이 중앙당으로 들어오는지는 모르고 나중에 후보로서 책임을 져야 했던 것으로 안다.

내가 30여 년간 지켜본 김 총리 내정자는 누구보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정치인이었다. 그동안 김 내정자를 둘러싼 온갖 의혹은 '새천년NHK' 사건처럼 대부분 정치적 공작에 가깝다. 가짜뉴스거나 정치음해가 대부분이다.

60살이 넘은 김 내정자의 전 재산이 집도 없고 고작 2억 원밖에 안 되는데, 무슨 부정축재나 비리 등 돈 문제가 있겠는가. 다른 비리가 하나도 없으니, 달랑 재산 2억 원 밖에 안 되는 정치인 상대로 돈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장면은 윤석열의 비상계엄만큼이나 자다 봉창 두드리는 뜬금없는 코미디다.

더구나 재산이 100억 원에 가까운 상대 정치인들이 김 내정자를 상대로 돈 문제 공격을 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 이건 뭐 재벌이 노숙자의 코 묻은 밥값을 상대로 돈 비리를 꾸짖고 캐묻는 꼴이다. 제 눈의 대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에 티끌이 커 보인다는 말이 다가온다.

그러나 그런 정치공작이나 정치적 음해를 당하는 것마저 대중정치인으로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누구라도 고위 공직에 오르려면 혹독한 정치적 공적 검증 과정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는 그동안 정보기관과 정치검찰이 그렇게 죽이려했던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이었으니, 우리 사회 정치공작 잔존 세력들에게는 얼마나 미운 존재겠는가. 그러나 아무리 인사청문회라 해도 팩트에 기반한 공적 사안에 대한 검증이어야 한다. 아니면 말고식의 인격살해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김대중-이재명-김민석'으로 이어지는 정치공작 희생의 꼬리를 끊어야 한다. 김 총리 내정자의 이번 인사청문회 자리가 오히려 그동안 잘못된 가짜뉴스, 정치공작에 의한 음해를 해소할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온갖 정치적 공작을 극복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결국 정치검찰의 음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 주인인 주권자 국민의 심판대에서 최종 승리를 했듯.
덧붙이는 글 *김성호 (현) 헌정회 대변인, 16대 국회의원(새천년민주당), 전 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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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총리후보 #인사청문회 #김성호 #새천년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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