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나일까요?

진실한 수행은 몸과 마음 그 너머를 향해간다

등록 2025.07.01 11:15수정 2025.07.01 11:15
1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해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한국을 오가며 선 명상을 지도하고 있습니다.[기자말]

몸이 곧 나라고 생각하면, 늙는 것이 슬프고, 아프면 괴롭고, 남보다 뒤처지면 위축됩니다. 이건 그냥 흔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건 지금 이 글을 읽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현실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스마트폰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고, 소셜미디어와 유튜브에 익숙한 시대에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적인 이미지들을 계속 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나도 모르게 내 몸에 대한 불만이 자랍니다. 아닌가요?

우리는 대부분 이 몸을 '나'라고 여기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이 몸이 조금만 아프거나 늙거나 기대에 못 미치면, 마음까지 무너집니다. 그래서 서양의 명상가들은 종종 "내 몸은 나의 성전이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요즘 시대에는 자기 몸을 소중히 돌보자는 의미로 이 말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죠. 겉으로 보기엔 긍정적인 말입니다.


하지만 선명상의 눈으로 보면, 이 개념은 수행의 방향과는 정반대입니다. 몸을 숭배하면 할수록, 그 몸이 늙고 병들고 무너질 때 더 큰 고통이 따라옵니다. '내 몸'이라는 생각이 굳어질수록, '나'라는 집착도 강해지고, 결국 그것이 번뇌의 뿌리가 됩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이 몸은 흙·물·불·바람, 즉 지수화풍 네 가지 요소가 잠시 모인 것일 뿐이고, 머지않아 흩어질 것이라고. 그러니 '내 몸'이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집착임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실체가 아니라 환상이라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몸을 가꾸라고 하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몸에 대한 착각에서 벗어나라고 하셨습니다. 수행자는 몸을 필요 이상으로 소홀히 하지도 않지만, 그것을 '나의 성전'처럼 숭상하지도 않습니다.

몸은 그저 잠시 모인 조합일 뿐이고, 우리는 그 덩어리에 '나'라는 이름을 붙이고 애착할 뿐입니다. 그러나 그 애착이 무너질 때, 우리는 진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불경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수행자 아난다를 본 한 여인이 첫눈에 반했습니다. 그녀는 "그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며 부처님께 호소합니다. 부처님은 묻습니다. "무엇 때문에 아난다가 좋으냐?" 그녀는 그의 눈, 코, 입술 같은 외모를 꼽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내가 그것들을 떼어 줄 테니 가져가거라." 그녀는 곧 말합니다. "그건 아난다가 아니에요."


이 일화는 단순한 로맨스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집착하는 대상조차, 사실은 우리 마음이 그려낸 상(想)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눈앞의 몸을 진짜라고 여기지만, 그 몸도 결국은 부서지고 사라지며, 마음에 남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그에 대한 이미지일 뿐입니다.

이 가르침은 차가운 논리가 아닙니다. 고통의 원인을 정확히 꿰뚫는 부처님의 자비입니다. 몸에 대한 집착을 놓을수록, 우리는 늙고 병들고 죽는 과정에서도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 자유가 바로 선이 말하는 해탈입니다.


몸을 잘 돌보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몸이 '진짜 나'라는 착각은 반드시 내려놓아야 합니다. 아름다움도, 젊음도, 체력도 결국은 무너집니다. 그러나 선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선을 지키는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진실한 수행은 몸을 넘어서서, 마음까지도 넘어서서, 그 너머를 향해 갑니다.

몸에 대한 집착 몸이 곧 나라고 생각하면, 늙는 것이 슬프고, 아프면 괴롭고, 남보다 뒤처지면 위축됩니다. 이건 그냥 흔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건 지금 이 글을 읽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현실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스마트폰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고, 소셜미디어와 유튜브에 익숙한 시대에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적인 이미지들을 계속 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나도 모르게 내 몸에 대한 불만이 자랍니다.
▲몸에 대한 집착 몸이 곧 나라고 생각하면, 늙는 것이 슬프고, 아프면 괴롭고, 남보다 뒤처지면 위축됩니다. 이건 그냥 흔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건 지금 이 글을 읽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현실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스마트폰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고, 소셜미디어와 유튜브에 익숙한 시대에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적인 이미지들을 계속 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나도 모르게 내 몸에 대한 불만이 자랍니다. 현안스님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영화스님 #위앙종 #선명상 #집착 #명상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영화스님을 은사로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 현재 서울 종로 보화선원에서 다양한 선명상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지도하고 있다. 국내 저서『미국스님 한국표류기』(모과나무, 2026)『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장롱 안에 이 카메라 있으면 "야호" 장롱 안에 이 카메라 있으면 "야호"
  2. 2 전국서 두 번째로 큰 수목원이 갑자기 폐쇄...이해가 됩니까? 전국서 두 번째로 큰  수목원이 갑자기 폐쇄...이해가 됩니까?
  3. 3 독일인들이 한국을 동경하게 만든 남자 독일인들이 한국을 동경하게 만든 남자
  4. 4 "민주당에 공정이 없다" 86세대 직격, 당대표 후보 김보미 누구? "민주당에 공정이 없다" 86세대 직격, 당대표 후보 김보미 누구?
  5. 5 이 대통령이 사격한 총, 병사들은 본 적도 없다? <조선>의 왜곡 이 대통령이 사격한 총, 병사들은 본 적도 없다? <조선>의 왜곡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