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창읍성
김병모
이제 비가 그만 그쳤으면 좋으련만, 그칠 기색이 없다. 하는 수 없이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서려 하는데, 보일 듯 말 듯 한 성곽 뒤 건물에 '작청(作廳)이란 편액이 보인다.
작청은 아전들이 근무하는 곳이란다. 특히 이곳에서 근무한 동리 신재효(1812~1884)는 고창현 출신 아전이다. 동리 신재효는 또한 고창읍성 앞에 동리정사를 이루어 조선 후기 판소리의 이론적 체계화와 실제적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고창읍성 입구 언저리에 신재효 고택이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광대들과 판소리 소리꾼들이 그의 사랑채 주변으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한다. 신재효 고택 바로 옆에는 판소리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을 들어서니 동리 신재효의 문하에서 소리의 기운을 축적했던 진채선과 김소희 선생 등 판소리명창들의 숨소리가 거칠게 느껴진다.
해설사의 맛 깔란 해설은 숨 돌릴 새 없이 계속된다. 그 해설사는 역시 고인돌, 갯벌, 판소리 농악 등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을 7가지나 보유한 고창의 자랑을 놓치지 않는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오는데 고창 하면 수박과 복분자란다. 어느새 일행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아름드리 고창 명품 수박을 끙끙거리며 차에 싣고 있다. 고창 복분자는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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