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불꽃 부처님께서는 정반대의 길을 제시합니다. 욕망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멀리하고 다스리는 길이 진정한 자유로 가는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현안스님
횃불을 들고 바람을 거슬러 가는 사람
부처님께서는 "애욕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횃불을 들고 바람을 거슬러 가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언뜻 들으면 시처럼 아름답지만, 그 안에는 단호한 경고가 담겨 있습니다. 횃불은 길을 밝히지만, 바람을 거슬러 가면 불꽃이 손을 태웁니다. 순간의 매혹이 결국 스스로를 해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욕망을 억누르지 말라'는 메시지를 자주 접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원하는 감정을 표현하라, 사랑을 숨기지 말라. 그러나 부처님은 다른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욕망을 멀리하고 다스리는 길, 그 길이 오히려 마음을 자유롭게 한다고 하신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성욕을 '욕망의 불'이라 부릅니다. 불은 따뜻함을 주지만, 가까이하면 데입니다. 유혹은 예고 없이 다가오고, 단 한 번의 방심이 그동안 쌓아온 노력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승가의 의미
부처님은 혼자가 아닌 공동체 안에서 욕망의 불을 피할 수 있도록 '승가', 즉 수행 공동체를 세우셨습니다. 승가에서는 '계율'이라 불리는 규칙과 규범을 지키며, 서로의 수행을 돕고 보호합니다. 하지만 출가자가 아니더라도 욕망을 다루는 법은 누구나 배울 수 있습니다. 사랑과 욕망을 무조건 억누르거나 부정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한 발짝 물러서서, 불꽃이 자신을 태우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대의 유혹은 더 은밀하고 다양합니다. SNS 팔로워 수, 외모 집착, 인정 욕구, 성적 환상, 끝없는 소비욕구… 겉보기에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방심하면 마음을 휘어잡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에너지를 조금씩 소모시킵니다. 작은 불꽃이 방 안을 집어삼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욕망을 점검하는 연습
누군가에게 끌리는 감정이 생겼을 때, 아무런 제동장치 없이 자유를 표방하며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기보다는, 잠시 멈춰 '내가 왜 이렇게 끌리는가'를 스스로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잠깐이라도 내 마음을 점검해보는 것입니다. 일상 속에서 명상을 하거나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이런 작은 실천들이 우리 안에서 욕망의 불꽃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염불이나 명상은 바람과 순응하며 걷는 길입니다. 그 길을 걸어가다 보면, 불꽃은 여전히 타오르지만 그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지혜가 자랍니다.
욕망의 불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휩쓸리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 바로 해방과 평온으로 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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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스님을 은사로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 현재 서울 종로 보화선원에서 다양한 선명상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지도하고 있다. 국내 저서『미국스님 한국표류기』(모과나무, 2026)『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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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아름다운 것일까, 아니면 불붙은 욕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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