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등천 파크골프장 건설 예정부지의 모습
오마이뉴스
"이곳은 원래 물이 흐르는 땅... 생태와 안전 외면한 행정"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은 해당 계획을 '생태파괴이자 예산 낭비'로 규정했다. 이들은 "하천 둔치는 단지 여가 공간이 아니라, 본래 홍수기에 물이 넘치도록 설계된 자연 저류지"라며 "실제 제1파크골프장도 매년 침수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여름철이면 유등천 둔치 전체가 물에 잠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복구와 관리 비용 또한 지속적으로 소요되고 있다. 그럼에도 같은 구간에 또 다른 체육시설을 반복적으로 건설하는 것은 "세금 낭비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단체들은 특히 "하천을 특정 취미 인구의 전용 공간으로 고정시켜, 공유재산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유등천이라는 공간의 생태적 특성과 현실을 무시한 졸속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다행히 시민사회의 비판은 지역 정치에 반영됐다. 지난 6월 19일, 서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유등천 제2파크골프장 조성 예산 5억 5천만 원 전액을 부결시켰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23일 환영 논평을 발표하며 "도시 하천을 시민과 생명의 공간으로 되돌리는 작지만 중요한 전환점"이라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 결정은 시작일 뿐"이라며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녹조와 깔따구 창궐, 하천 생태계 무너졌다
현재 대전의 3대 하천(갑천·유등천·대전천)은 공통적으로 녹조 확산과 깔따구 창궐이라는 심각한 생태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갑천과 대전천 일부 구간은 부착조류로 수면이 뒤덮였고, 체육시설과 벤치 주변에는 날벌레가 구름처럼 몰려든다.
이러한 생태 이상 현상의 배경에는 2024년부터 대전시가 시행한 대규모 하천 준설사업이 자리 잡고 있다. 대전시는 하천의 치수 확보와 수질 개선을 명분으로 갑천·유등천·대전천 구간 총 21km에서 50만㎥ 이상의 퇴적토를 제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하천의 자정 능력을 담당하던 자갈층과 식생이 대거 제거되면서, 유속은 느려지고 녹조가 확산됐다. 더불어 깔따구와 같은 오염지표종이 번성하는 환경이 조성됐다.
준설 이후 생태계의 균형도 무너졌다. 깔따구를 잡아먹던 물고기와 수서곤충들이 사라지면서, 깔따구 유충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들은 성충이 되어 하천 주변을 뒤덮으며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대전시가 추진한 하천 정비사업이 "하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채 진행된 행정"이라고 비판하며 "하천은 일정한 퇴적과 흐름을 통해 스스로 정화하는 생태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침수 위험이 높은 둔치에 계속해서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체육시설을 건설하는 방식은 "비효율적이고 반복적인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제1파크골프장은 여름마다 침수와 복구를 반복하며 '관리비 먹는 하마'로 전락한 상태다.
진짜 전환 위한 과제는?
환경단체들은 이번 예산 부결을 "강을 위한 멈춤"이라며 환영하면서도, "진짜 전환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대전시에 ▲하천 준설 전·후 생태영향평가 의무화 ▲환경설계 지침 준수 ▲시민 참여형 감시체계 구축 ▲하천 자연형 복원을 위한 장기 계획 수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흐르지 못하는 강은 썩는다. 더는 침수되는 둔치에 운동장을 짓고, 깎아낸 강바닥에 생명을 심겠다는 접근은 반복돼선 안 된다.
한때 시민의 삶과 기억을 품었던 대전의 하천들. 이제 그 하천이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은 강을 살아 있는 존재로 여기고 있는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날로 파괴되어지는 강산을 보며 눈물만 흘리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자연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되시면 함께 눈물을 흘리고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하기!
https://online.mrm.or.kr/FZeRvcn
공유하기
침수 위험 높은 곳에 골프장? 대전 유등천 제2파크골프장 예산 부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