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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5.06.29 19:00수정 2025.06.29 19:00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린 시절의 나는 '복돌이'라는 이름의 작은 발바리와 늘 함께였다. 30년의 시간이 지나 복돌이의 모습은 희미해졌지만, 혼자 있던 시간이 많았던 나에게 복돌이가 주었던 무한한 애정은 아직도 또렷하게 남아있다.
지금의 나는 4살 된 반려견 '진이'와 산다. 진이는 태어난 후 갈 곳이 없어 급하게 입양처 찾던 중 나를 만났다. 진이와 함께하는 4년 동안 말 그대로 반려(伴侶: 짝이 되는 동무)의 감정을 매 순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천만 반려인구 시대, 반려견과 함께 지역사회를 지킨다

▲ 반려견순찰대원 옷을 입고 순찰활동 중인 내 반려견 진이
이효진
반려인 중에서는 아직도 반려견을 장난감 취급하며 학대하거나, 늙고 병들면 유기하는 사람들이 있고, 비반려인 중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강아지를 싫어하거나, 반려견을 가족과 동등하게 생각하는 반려인에게 차가운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강아지를 싫어하거나, 반려견을 사람과 동등하게 대하는 이들에 대한 비반려인들의 차가운 시선이 나 역시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가급적 이해하려 노력 중이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비난하지 않고 그들의 생각을 받아들인다.
우리나라는 반려 인구 천만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나는 천만 반려 인구 중 한 사람으로 반려 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 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고, 그 기회를 만나게 되었다.
내가 사는 인천 지역의 '반려견순찰대 모집'이 그것이다(주최는 인천시 서구, 주관은 (사)'유기견 없는 도시').
2021년 서울 강동구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반려견순찰대는 늘어나는 반려견 가정의 일상화를 지역사회의 안전으로 연결시켰다.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이 크게 늘면서 반려견 '산책'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 점에 착안해, 반려견과 산책하는 반려인이 동네의 위험요소(파손된 시설, 무단투기된 쓰레기, 방치된 어린이 등)를 관찰하고 신고하도록 한 것.
즉 '반려견 산책'이라는 일상적 활동이 곧 '방범·생활불편'의 신고로 이어지도록 했다. 반려견과 반려인이 함께 동네를 순찰하며 "우리 동네는 우리가 지킨다"라는 공동체 의식을 키우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명 존중과 올바른 반려 문화도 확산된다는 취지다.

▲ 인천 서구 반려견 순찰대 모집 공고
반려견순찰대 공식 홈페이지
반려견순찰대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 찾아보니 다음 같은 정보들이 나왔다(자료 참고: 반려견순찰대 공식 홈페이지
http://www.petrol.or.kr/).
[반려견순찰대 운영현황, 25년 6월 25일 기준]
총 반려견 순찰대 수 3,011명
총 순찰활동 수 103,562
총 신고 건수 5,705건
범죄 예방 신고 수 2,300건
심사일에 맞춰 도착한 심사 장소에서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반려문화 정착에 관심을 가진 반려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기 중이거나 심사 중에도, 질서 있고 타인 및 타견을 배려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반려견순찰대에서 공개한 심사평가 기준에서는 크게 해당 반려견의 '대기중 반응' 40점(다른 낯선 개를 만나거나, 또는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의 반응), 그리고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20점), 추가로 반려견-보호자 사이 친밀성 및 소통 능력 평가(15점) 등이 있었다.
즉 1. 원활한 순찰 및 신고가 가능할지 2. 올바른 산책으로 타 반려인에게 모범이 되는지를 살피고, 나아가 3. '반려견 순찰'이 지역주민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 인식을 주기 위한 심사항목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 홈페이지(http://petrol.or.kr/)에 공개된 반려견순찰대 채점표(심사 평가지).
반려견순찰대 공식 홈페이지
며칠 뒤 합/불합격 여부가 문자로 날아왔다. 긴장된 마음으로 확인한 심사 결과는, 합격! 진이와 나는 발대식에 참석하여 기초 활동 교육을 이수 받고 반려견순찰대 정식 대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반려견순찰대가 시민참여형 봉사인 만큼, 순찰 횟수나 순찰 시간에 강제하는 바는 없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순찰 대원 대부분이 비가 오는 날은 물론, 하루에도 몇 번씩 자율적으로 순찰을 나갈 만큼 순찰대 활동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활동 기간은 잠정 6개월로, 연말 이후 반려견순찰대 활동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한다.
반려견순찰대 활동 뒤 변화, 동네에 대한 '소속감'

▲ 반려견순찰대 심사결과 문자
이효진
평범하기만 했던 진이와의 산책이 '우리 동네 순찰'로 변화하자, 이전엔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먼저 거리의 고장 난 가로등, 깨진 보도블록, 늦은 밤 귀가가 걱정되는 주취자들. 그렇게 평소 같았다면 별 관심 없이 지나쳤을 일들을 더 유심히, 관심 있게 보게 됐다.
책임감과 소속감도 좀 더 강해졌다.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동네를 지킨다는 마음가짐이 생겨, 다른 순찰 대원들과 정보도 공유하고 필요한 경우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나 또한 순찰 중에 마주치는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반려견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한다.
진이와 함께하는 일상의 산책이 의미 있는 사회 기여 활동이 되었고, 반려견순찰대 활동을 통해 내 삶과 내가 사는 우리 동네가 조금씩 더 안전하고 따뜻하게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작은 노력, 선한 영향력이 세상을 바꾸는 것 아닐까? 지금은 그저 작은 빗방울 같기만 한 순찰 대원들의 노력이 한 방울, 두 방울 모여 마침내 드넓은 바다가 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 현재 전국 곳곳 다른 지역도 모집 중이니
공식 홈페이지(http://petrol.or.kr) 한 번 들여다보시기를.

▲ 현재 모집중이거나 최근에 모집이 끝난 반려견 순찰대 현황(http://petrol.or.kr/)
반려견순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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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에 더한 책임감 한 스푼, 우리는 '반려견 순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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