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캐나다 카나나스키스로 향하는 공군1호기에서 참모들과 회의하고 있다.
대통령실제공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보내는 국고보조금 중 사회복지분야가 전체 보조금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방정부의 사회복지는 중앙정부의 복지사업을 대행하는 구조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방정부의 사회복지사업 중 자체 사업 비율은 10%도 안되고 90% 이상이 중앙정부의 사업입니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30년이 지났음에도 정부 간의 종속적인 수직적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광역시·도 및 시·군·구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재정구조는 만성적으로 열악한 재정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방정부에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재정분권화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조세 구조를 보면 대부분 국세 중심이며 지방자치단체의 세입은 30%도 안 됩니다. 심지어 지방정부 중 재정자립도가 10% 이하인 경우도 많아 지방정부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지역 특성에 기반한 복지 발전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지역 간 자원의 불평등은 지방 소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가발전의 지속가능성은 지역균형발전에 있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입니다. 지역의 불평등은 기울어진 평등의 운동장을 확장하였습니다. 즉, 계층 간, 세대 간 그리고 성별 간 자원배분의 불평등 구조를 심화시켰습니다.
지역사회의 복지 환경은 과거와는 다르게 주민들의 복지 욕구가 다양화·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저출생고령화와 돌봄수요 및 보편적인 사회복지서비스 증가는 이에 대한 지방정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방정부의 사회복지사업과 인력 그리고 재정은 철저하게 중앙정부에 의해 통제되고 있습니다. 결국 지방자치 하에서 지방정부의 자율성은 매우 제한돼 중앙집권적 분권화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복지국가운영의 토대는 '건강한 지역사회'에 있습니다. 어느 지역에 살든 누구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지역의 복지생태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복지국가의 지방적 성취와 발전은 지역사회의 복지에서 새로운 공공적 질서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건강한 풀뿌리 복지의 발전을 통해 진정한 복지국가의 비전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재명 정부가 해야 할 일
국민주권정부인 이재명 정부는 기본이 튼튼한 복지강국 실현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삶을 보장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급하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실효성 있게 추진해야 합니다.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잘못된 정책과 제도를 바로잡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즉, 기본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사회복지에서 국가와 지방정부 간 자원배분의 잘못된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현재 중앙정부와 동일하게 지방정부도 사업예산 중 사회복지분야의 지출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방정부의 복지사업 대부분은 중앙정부가 내려보낸 국고보조사업인데, 사업비의 약 절반 이상의 비율을 지방비 부담으로 강제하고 있습니다. 중앙정부에서 시행하는 사업을 지방정부에 떠맡기고 이에 대한 비용도 감내하도록 하는 것은 지방정부재정의 마른 수건을 다시 짜내는 것과도 같습니다.
국고보조사업의 보조금 결정 방식은 크게 전국적으로 동일한 비율을 적용하는 단일보조율과 서울과 비서울로 구분하여 상이한 비율을 적용하는 이원보조율 그리고 지방재정여건에 따라 지자체별로 차등 적용하는 차등보조율이 있습니다. 그리고 중앙정부가 공모하는 사업에 적용하는 공모보조율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국고보조사업의 보조율 산정이 구체적인 기준 없이 사업마다 다르게 규정하고 때로는 사업담당부서마다 임의로 결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차등보조율 방식의 경우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자주도와 노인인구비율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은 지역의 사회경제적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 기준입니다. 지방정부가 담당하는 사회복지서비스 경우 인구구성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별 다양한 질적, 복합적 특성을 반영해야 합니다. 즉, 단순한 노인인구의 숫자가 아니라 고령화율, 치매유병률, 독거노인비중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한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국고보조사업비의 분담도 문제지만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간에도 동일한 갑을관계가 존재합니다. 광역과 기초자치단체 간의 지방비분담도 기초자치단체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광역시·도 단체장의 공약사업 추진사업비를 기초자치단체가 부담함으로써 해당 시·군·구 지방자치단체 재정운영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정한 지방복지국가의 실현은 지역의 복지균형발전이라는 방향에서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조세 구조의 개편을 통해 지방 재원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국고보조사업의 보조금 방식부터 개선해야 합니다. 나아가 사회복지사무 중 지방정부에 위임하는 사무는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전국단위의 국가사무와 지방사무의 양방향으로 정부 사무를 재구조화해야 합니다.
지난 6월 4일 대한민국 제21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역대 대통령 중 그 누구보다 지역사회에 대해 잘 이해하고 복지국가의 열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하게 기초자치단체인 성남시장과 광역자치단체장인 경기도지사를 모두 역임하였습니다. 복지국가의 운영과 관련하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과 기능상에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새 정부의 기본이 튼튼한 복지강국은 큰 담론과 언설이 아닌 지금까지의 잘못된 제도를 하나씩 해결하여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진정한 지방자치를 통해 주민자치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 간의 권한과 책임을 변화된 환경에 맞도록 조정하고 확립해야 합니다. 이것이 복지강국을 실현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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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강국'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에 드리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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