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혁의 슈퍼캐치 남편과 나의 눈물샘을 동시에 자극한 김동혁의 슈퍼 캐치. 김동혁의 절실한 플레이.
롯데자이언츠(자이언츠포토)
순간, 점수를 잃은 줄 알고 나오던 탄식이 감탄으로 바뀌었다. 김동혁 선수는 공을 잡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 씩 웃었다. 그 장면을 보는데 눈물이 났다. 선수의 간절함이 느껴지는 혼신을 다한 플레이였다. 그런데, 어라. 소파 위 남편이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와, 엄청난 플레이다. 근데 왜 눈물이 나냐."
그러고 보니, 남편과 나는 울음 코드는 맞는다. 드라마를 보다가 같은 장면에서 훌쩍인다. 갑 티슈를 가운데 놓고 서로 티슈를 뽑아가며 눈물을 닦고 코를 푼다. "그 장면 진짜 감동이었지", "맞아, 완전 슬펐어" 하고 마음을 나누다가 마지막엔 웃는다. "대박 작품이네", "진짜 대단한 플레이다. 댓글 달까?" 하고 말하면서.
울음 코드 맞는 것도 괜찮다
웃을 땐 그렇지 않은데 울음이 날 때는 왜 창피할까. 그래서 안 운 척, 상대방이 볼 새라 후다닥 눈물을 닦는다. 친정에서도, 친구들끼리도 그랬다. 드라마를 보다가 또는 이야기를 하다가 눈이 빨개진 걸 들키면, 주변 사람들은 "울어? 이게 슬퍼?" 하고 와하하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울음은 왜 조롱의 대상이 될까. 울음을 여린 사림의 감정 표출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눈물이 나오는 걸 어떻게 해.
눈물을 숨기는 게 습관이 되어 그런지, 결혼 후에도 드라마를 보다 눈물이 나오면 몰래 훔치기 바빴는데, 남편은 자신의 눈물을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와, 슬프다. 눈물이 나네." 그러면 난 그제야, "맞지. 그지. 슬프지?" 하고 웃으며 왜 눈물이 나는지 그 속에 숨겨진 감정을 함께 나눈다.
결혼 전에는 남편이 우는 모습 자체를 본 적이 없었다. 울음 코드가 맞다고 느낀 건 최근 몇 년 전부터인 것 같다. 생각의 흐름을 쫓다가 퍼뜩 떠오르는 단어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갱년기! 남편이 40대가 되면서 예전보다 눈물이 자주 나게 됐고, 싫든 좋든 한 편이 되어 이런저런 인생의 파도를 넘다 보니 같은 부분이 깎이고 다듬어져 울음이 나는 포인트가 같게 된 것이 아닐까.
유머 코드가 맞지 않아 아쉬운 부부들이여. 실망하기엔 이르다. 웃음이 있으면 울음이 있듯 유머 코드가 있으면 울음 코드도 있다. 그 둘은 양극단이 아니며, 종이의 앞뒷면처럼 붙어 있다. 우리도 가끔은 울다가 결국은 웃기도, 웃다가 울기도 하지 않는가.
경험해 보니, 울음 코드가 맞는 것도 유머 코드보다는 못 할지 몰라도 나름 괜찮다. 그래서 인생이 살 만한 것인가. 아쉽다, 하다가도 조금 더 살다 보니 어, 이런 부분은 괜찮네. 하고 생각지도 못한 다른 면을 볼 수 있어서.

▲마킹과 다른 김동혁 사인이 된 내 야구 유니폼 오른쪽 하단에 김동혁 사인이 있다. 앙증맞기도 하지. 조금 더 크게 사인해 주셔도 됐을텐데.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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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보다가 눈물 훌쩍, 고개 들어 남편을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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