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보다 머리 하나 차이 날 정도로 커버린 아들 벌써 고등학생이 되어 훌쩍 자란 아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궁금하다
신재호
나 역시 내향인이다. 그렇다면 내가 하는 일은 챗지피티가 추천하는 직업군에 있을까. 전혀 아니다. 비행청소년 교육 업무를 맡아 매일 같이 그들을 만나고, 역동적으로 관계하며 변화시키는 일을 해왔다. 때론 대형 강의실에서 100여 명이 넘는 인원 앞에서 강의도 해야 했다. 무엇보다 지극히 조직적인 회사 분위기 속에서 내향인임에도 외향적인 사람들과도 어우러져 별 탈 없이 잘 지내왔다.
20여 년 넘게 직장생활을 해보니 개인적인 성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성실하게 맡은 업무를 잘 해내고, 주변 동료들과 내밀하고 깊은 관계보다는 적절한 거리를 두고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물론 초반에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이라면 눈에 띄겠지만, 장기 레이스인 직장 생활에서는 그건 여러 장점 중 하나일 뿐이지 전부가 될 순 없었다. 주변에도 초반엔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이라 처음에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강한 존재감을 뽐내는 경우를 여럿 보았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들의 내향적인 성향만 걱정하며 벌써부터 한계를 정한 것은 아닌가 싶어서. 오히려 앞으로 살아가면서 필요한 삶의 덕목을 알려주고, 단점보다는 장점을 지지해주는 편이 부모로서 성숙한 모습이 아닐까.
앞으로 아들이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 살아갈지는 부모도 챗지피티도 그 누구도 감히 예측할 수 없는 일이다. 아들은 분명 저신만의 강점으로 거친 세상을 잘 헤쳐 나갈 것이다. 때론 부딪치고, 꺾이고, 쓰러질 때도 있겠지만 그 또한 거쳐야 할 과정 중 하나겠지. 나는 그저 부모로서 조금은 넉넉한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볼 수밖에.
'내향인으로 살아남기'는 40대 내향인 도시 남녀가 쓰는 사는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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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적인 고2 아들의 진로, 챗지피티에게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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