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대구에 폭염경보(군위 제외)가 내려진 가운데 중구 동성로에서 시민들이 햇볕을 가리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5.6.28
연합뉴스
"아, 덥다"
올해도 덥다. 그래서 우리는 묻는다. 누가 좀 시원하게 해줄 수는 없을까? 최고기온 35도, 체감온도 38도, 밤에도 열대야. 에어컨과 선풍기는 밤새 돌아가고, 뉴스는 매일 쏟아진다. 기록적인 폭염, 최고 기온 갱신, 기후위기와 전력난.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답을 모른다.
왜 이렇게 더운 걸까? 그리고 왜 매년 더 더워질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지낼 수 있을까? 에어컨 말고는 방법이 없는 걸까? 누군가는 "탄소 때문"이라지만, 탄소를 줄이면 당장 시원해질까?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방법도 제대로 찾을 수 있다.
폭염은 단순히 '기온 숫자' 중계방송으로 끝나면 안된다
폭염은 더 정확히 말하면,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는 우리 도시의 구조 문제다. 낮에 쏟아지는 태양열은 어디로 갈까? 도로와 아스팔트에 갇히고, 시멘트 건물 벽에 갇힌다. 물이 사라진 땅은 더 이상 열을 식히지 못한다. 남은 열은 그대로 머문다. 밤이 되어도 열은 사라지지 않는다.
몸에서 땀이 증발하면 시원하듯이, 도시에서도 물이 증발해야 열을 빼앗아 시원해진다. 이것이 증발산의 원리다. 이 원리만 안다면 더위를 피하는 법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도시 표면에는 물이 없다. 물이 없으니 증발산으로 열을 빼앗을 수 없다. 물이 사라진 도시에서는 열을 빼낼 수단이 없다. 이슬 한 방울, 촉촉한 땅, 산에 만든 작은 물모이, 호수의 물처럼 물이 머물러 있어야 열이 빠져나갈 통로가 생기고, 그 덕분에 시원해진다. 물이 머무는 그 자리에서 열은 증발로 흘러나간다. 이것이 자연의 냉방 원리다. 작은 물자리가 열의 흐름을 터주고, 폭염 해법의 실마리도 만들어준다.
열을 식히는 것은 물이다
더울 때 사람들은 소나기라도 한바탕 내렸으면 하고 바라본다. 잠깐의 소나기로도 도시는 시원해진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냥 빗물을 흘려보내지 말고, 내리는 비를 모아두었다가 더울 때 쓰는 도시를 상상해보자. 작은 물모이 하나, 골목의 물자리 하나가 모이면 도시 전체가 숨 쉴 길이 열린다.
몸에 얹는 젖은 수건 하나, 마당 구석의 작은 빗물항아리 그리고 손자와 함께 한 물장난 하나. 폭염을 이기는 답은 사실 이미 우리 곁에 있다. 그 이야기를 다음 편에서 더 풀어보겠다.
오마이물모이 폭염 시리즈는 이렇게 이어질 것이다.
아, 덥다② 젖은 수건의 과학 – 몸이 가르쳐주는 증발산과 잠열 이야기.
아, 덥다③ 왜 습할수록 더 덥나? – 사막 그늘과 장마 열대야의 차이.
아, 덥다④ 그 열을 어디로 보냈으면? – 수증기와 맥주컵이 알려주는 열의 여행.
아, 덥다⑤ 탄소 줄게, 시원함 다오 – 탄소중립만으로는 안 되는 이유, 물모이가 필요한 이유.
아, 덥다⑥ 학생들이 움직였다 – 학교 온도계와 QR코드 시민과학 이야기.
아, 덥다 시리즈는 계속된다.
시작은 작다 그러나 실천은 크다
"아, 덥다." 이 말을 한숨으로만 끝내지 말자. 젖은 수건 하나, 작은 빗물모이 하나가 우리를 시원하게 만드는 것을 생활에서 체험하고 있다. 그 원리를 과학으로 설명하고, 우리 골목, 뒷산, 도시에 적용한다면 그나마 더위를 피할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다.
그 첫걸음을, 함께 다시 시작해보자. 오마이물모이 폭염 시리즈는 이 한여름, 한 방울의 물로 열을 날려보내는 길을 찾아가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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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 빗물박사.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 빗물의 중요성을 알리고, 다목적 분산형 빗물관리를 통하여 기후위기를 극복할수 있다는 것을 학문적, 실증적으로 국내외에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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