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행동 연출팀에서 함께 활동한 정 소장의 남편이 행사기획팀에 선물한 기념 티셔츠. 이 티셔츠에는 비상행동이 주최한 집회 날짜와 장소가 빼곡히 적혀 있다.
정진임
이번 경험은 정 소장에게 진짜 '연대'를 체감한 시간이었다. 지향도, 조직문화도 다른 단체들이 모이며 부딪치기도 했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왜 싸우는지'를 끝없이 상기할 수 있었다.
"과거엔 '내 운동'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전체 정세와 대중을 고려하는 태도를 배웠어요. 1천 명, 10만 명, 100만 명 앞에 설 때마다 다른 언어와 톤이 필요하다는 것도요."
한편으로는 시민사회 안에서도 활동가 간 신뢰가 부족하다는 현실도 마주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수많은 반짝이는 동료들을 만났다.
"몸으로 무대를 만드는 활동가들, 명민하고 헌신적인 이들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그런 사람들,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그 반짝임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요."
다음 광장을 위한 약속과 다짐
윤석열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남은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비상행동이 수렴한 12개분야, 118개 과제, 424개 세부과제는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
"파면 외엔 아직 이룬 것이 없어요. 광장은 끝났지만, 사회대개혁은 시작도 안 됐죠."
그는 눈발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던 한강진 집회의 시민들을 떠올린다.
"무섭기도 했어요. 그 분노는 열망이고, 그 열망을 우리가 잘 이어가야 하니까요."
이번 광장을 통해 시민들은 활동가를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예전엔 "깃발 내려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이번엔 사회를 위해 일하는 책임 있는 전문가로 시민들의 인정을 받은 듯했다. 이런 인식이 지속되어, 활동가들이 '실력 있는 전문가', '용기와 책임감, 공동체를 향한 애정을 가진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인터뷰 말미, 정 소장은 123일의 탄핵 국면을 보내던 시기, 집 안도 마치 계엄상태 같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음악평론가인 남편도 비상행동 연출팀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온 가족이 함께했던 치열하면서도 뜨거운 시간들이었다.
"여러모로 고맙고, 잊지 못할 시간이었어요. 무엇보다 서로를 믿고 끝까지 함께했잖아요. 이 연대의 기억이, 다음 광장을 열어갈 힘이 될 거예요."
글쓴이 : 나현윤
사회변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스토리를 세상에 알리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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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 운동 하던 그가 겨울밤 광장으로 향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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