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부부의 신혼집 구하기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중심부 월 67만원 아파트 주변 모습
이민우
월세 800만 루피아, 한국 돈으로 약 67만원짜리 집이 있는 또 다른 아파트를 찾았다. 방 2개에 화장실 1곳, 이전 집보다는 좁은 거실과 주방이 있었다. 평수는 조금 작아졌지만 관리가 정말 훌륭했다.
2007년에 지은 아파트지만 입구 작은 연못에 잉어를 키울 정도로 관리가 꼼꼼했다. 세 집을 보았는데 모두 동일한 구조였다. 신혼집으로는 딱이었다. 인테리어와 탁 트인 전망을 마음에 들어 한 아니따도 이곳이 훨씬 낫다고 했다.
이 아파트 수영장에는 아이들이 수영하며 놀고 있었다. 헬스장은 조금 작았지만 헌구 형은 개의치 않아 했다. 나는 이 형이 운동하는 걸 본 적이 없다. 24시간 운영되는 손님맞이용 휴게공간과 편의점 2곳, 세탁소와 작은 카페까지 모두 단지 내에 자리하고 있었다.
결국 이곳으로 계약하기로 했다. 방식은 한국과 동일했다. 1년 치 월세를 선납하는 구조였다. 계약금으로 한 달 월세를 보증금으로 걸고, 입주일에 1년치 월세를 한 번에 치른다. 이곳은 전세의 개념이 없다.
현지인과 월급 차이가 10배가 넘어도 초호화 생활은 못했다. 한국에서 신혼부부 전용 주택청약,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을 받을 수 없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주거를 위한 지출이 적지는 않은 셈이다. 다만 비슷한 돈을 내고 관리가 잘 되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집에서는 살 수 있어 보였다. 헌구 형은 "모을 수 있는 돈은 더 많아. 전체적으로 물가가 싸니까 살려면 풍족하게 살 수 있지"라며 "일례로 밖에서 장을 봐서 집에서 밥을 해 먹으면 건강하고 배부른 한 끼에 3000원이 채 안 돼"라고 말했다.

▲한·인니 부부의 신혼집 구하기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중심부 월 67만원 아파트 모습
이민우
여행 시작하고 자란 머리카락처럼, 내 인생도 자라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두 달을 지냈다. 애당초 계획은 한 달이었지만 비자를 연장할 만큼 이들과 조금 더 함께 있고 싶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누구보다 궁금해 했고, 우리나라를 사랑해줬다. 지금은 말레이시아에서 일주일간 공부만 하며 지내고 있다. 대학원 석사 과정 졸업반이라 생각보다 공부할 게 많다. 공부를 하면서 문득 이들과 찍은 영상, 사진을 들춰보며 추억에 잠기곤 한다.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했다. 그간 탈모반 부분에 흰색 솜털이 자라고 빠지고를 반복했는데, 탈모반 테두리부터 얇지만 검은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금 두려웠다. 나이 30살에 모든 걸 내던지고 여행길에 오른 것이 잘한 선택인가에 대한 의심을 지우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내 선택에 확신이 생겼다. 머리카락처럼, 내 인생도 다시 자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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