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라며 "전당대회에 출마해 혁신 당대표가 되기 위해 도전하겠다"라고 밝혔다.
유성호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출범도 전에 좌초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당 혁신위원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혁신위원회 구성 전 당 지도부 중 2명의 '인적 쇄신'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한 탓이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아랑곳하지 않고 혁신위원 인준안도 의결했다. 혁신위원장이 합의하지 않은 인사들이 배치된 모양새이다.
앞서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원회 활동을 위해 전당대회 불출마를 시사했으나, 이날 "메스가 아니라 직접 칼을 들겠다"라며 이를 뒤집고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졌다. 7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마이크를 잡은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안철수 "목숨 위태로운 환자, 수술 동의서에 끝까지 서명 안 해... 깊은 자괴감"
▲ 안철수 "날치기 혁신위 거부, 당대표 도전 하겠다" ⓒ 유성호
안 의원은 "12.3 계엄, 탄핵, 그리고 지난 대선의 참담한 실패를 거치며, 우리 당은 끝없이 추락했다"라며 "저는 당을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위원장 제의를 수락했다. 하지만 혁신위원장 내정자로서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혁신은 인적 쇄신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당원과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라며 "그러나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수술 동의서에 끝까지 서명하지 않는 안일한 사람들을 지켜보며, 참담함을 넘어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라고 날을 세웠다.
안 의원은 "당 대표가 되어 단호하고도 강력한 혁신을 직접 추진하겠다"라며 "도려낼 것은 도려내고, 잘라낼 것은 과감히 잘라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완전히 절연하고, 비상식과 불공정의 시대를 끝내겠다"라고 다짐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안 의원은 "(자신과) 합의되지 않았던 (혁신위원회) 인사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문자를 받았다"라며 "인선안이 합의되기 전에 먼저 저희들이 최소한의, 두 분에 대한 인적쇄신안을 비대위에서 받을 수 있겠는지 그 의사부터 먼저 타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말 동안 여러 번 이렇게 의견을 나누면서 결국은 '받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라며 "그렇다면 제가 혁신위를 할 이유가 없다. 만약에 제가 혁신위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실패하고, 우리 당에는 더 큰 해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본인이 지목한 두 명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 대선 기간 동안에 일종의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자리에 계셨던 분들에 대해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지목한 두 명이 '쌍권'으로 불리는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 아니었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그는 "처음 혁신위원장을 맡을 때는 당에서 거의 전권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했다"라며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니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지도부와) 대화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라며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인적 쇄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 "이렇게 된다면 '혁신위원장을 맡기 힘들다'고 분명히 제 입장을 밝혔다"라는 점도 강조했다.
여기에 안 의원은 당초 혁신위원장과 원내대표가 합의하여 혁신위원 인선을 하기로 했음을 알리며, 이날 비대위가 의결한 혁신위원 면면에 대해 "그거 자체가 전체적으로 합의된 안이 아니다. 분류상으로도 맞지 않다"라고 반발했다. "현역 의원이라든지, 원외 당협위원장이라든지, 또 비 원외 당협위원장 이렇게 돼 있다, 그런데 그거 자체가 합의된 안이 아니다"라는 것.
결과적으로 송언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의 '혁신 의지'에 대해 "저는 굉장히 위기감을 갖고 있는데, 그에 대해서 그렇게 공감대 형성이 좀 미흡했던 게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송언석 "'대선 백서' 후 혁신위→비대위 거치는 게 일 순서 아닌가?"

▲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김정재 정책위의장, 정점식 사무총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유성호
정작, 송언석 원내대표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국회 본관 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일단 오늘 안철수 위원장께서 갑자기 혁신위를 하지 않고 전당대회에 나가겠다고 말한 부분, 그 부분에 대해서 안타깝고 당혹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오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다는 내용을 미리 귀띔이라도 있었다면, 오늘 혁신위 의결 안건을 비대위에서 의결하지 않았을 텐데,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라고 불만을 드러낸 것.
그는 안 위원장이 인적 쇄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혁신위원장 사퇴 의사를 이미 밝혔다고 주장한 데 대해 "중간 과정에서 어떤 말씀이나 오해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대선 백서'를 통해서 지난 대선 과정의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그 부분에서 책임질 부분, 또 책임 안 져도 되는 부분, 또 누가 책임져야 할지 이런 등등의 내용들이 백서에서 정해지면 거기에 따라서 혁신위, 그다음에 비대위 등 통해서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가 말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하는 게 일 순서 아닌가?"라는 반문이었다.
또한 "그런 논의와 과제들을 충분히 의견 수렴해서 혁신안을 만들기 위해서 혁신위를 추진하게 되는 것"이라며 "오늘 혁신위가 정상적으로 출범해서 이 많은 혁신 과제들을 잘 의견 수렴해서 정리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 상황에서는 당혹스럽고 안타깝다"라고 재차 이야기했다.
그는 일단 안철수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그 뜻을 존중한다"라고만 말을 아꼈다. 후임 혁신위원장을 지명할 것인지 등의 민감한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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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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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안철수 "날치기 혁신위 거부... 전당대회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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