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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대에서 그저 그런 서울대 10개 만들기보다는

[주장] 지방국립대 9개 육성, 정말 국가 균형발전에 도움될까

등록 2025.07.07 13:53수정 2025.07.0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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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10개 만들기'와 관련해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 정치학과 최승환 교수가 보내온 글을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환영합니다.[편집자말]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지역의 거점 국립대에 서울대 수준의 재정 지원을 하겠다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지역의 거점 국립대에 서울대 수준의 재정 지원을 하겠다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연합뉴스

야심 차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국가 균형발전과 고등교육 개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지방국립대 9개를 서울대에 준하는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교육투자는 많이 할수록 좋지만, 이재명 정부가 설정한 두 가지 목표는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하여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지방국립대 9개 육성과 국가 균형발전은 별로 상관관계가 없다. 미국의 경우 각 주에 있는 유명 대학들은 대부분 작은 도시에 세워져 있으며 주나 연방정부의 균형 발전과는 크게 상관없는 대학촌으로 성장했다.

지방국립대 육성보다는 유력 기업들의 지방 이전 유도를 통한 국가 균형발전을 꾀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많은 사람은 직장에 따라 자기 삶의 터를 만들기 시작한다. 지방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들이 과연 자식들을 '좋아졌다'는 지방국립대에 기꺼이 보내고 싶을까?

더욱이 각 지방의 국립대가 서울대 수준과 비슷해진다고 하여 서울에 소재한 서울대를 포함한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는 학생들이 지방국립대를 더 선호할 것이라는 보장은 별로 없다.

둘째, 나의 전공 분야인 정치외교학과만을 두고 볼 때 지방국립대 9개 육성과 고등교육 개혁은 완전히 별개이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자체가 세계적인 명문대학과의 경쟁에서 한참 뒤처지는 그저 그런 대학인 상황 속에서 9개의 지방국립대를 서울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계획은 국민의 혈세만을 낭비하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서울대 정외과가 한국에서 가장 우수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적인 경쟁력의 중요한 척도 가운데 하나인 교수 연구 업적에서 보면 더욱더 그렇다. 한국에서 최고의 연구 중심 대학도 아닌 서울대를 지방에 9개 더 만들어 고등교육을 개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서울대가 세계 명문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필자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싶다. 앞으로 9개의 지방국립대를 육성하는 대신 서울대에 전폭적으로 지원하여 세계 속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발전시키라는 것이다.

현재 한국은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 발전을 이룩하였지만, 세계 최고의 대학을 배출하지 못한 우물 안의 개구리에 불과하다. 장차 서울대가 세계 명문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한국인들이 그토록 희망하는 노벨상도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다.


필자의 제안은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한 명의 천재가 10만 명, 2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과 같이 우수한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바꿔 이야기하면 서울대의 세계 최고화는 단순한 서울대 차원을 넘어 국가 전체의 세계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것이다. 지방국립대들을 '세계 명문이 된' 서울대처럼 만드는 것이 다음 단계가 된다면 한국은 세계 속에서 당연히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최고를 향한 서울대를 지원하면서 국가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대학 신입생 선발 시 지방 할당제를 시행하여야 한다. 할당제는 지방별 고등학생들의 지난 3년간의 학업성취도, 지방별 인구수 등을 감안한 공식을 매년 새롭게 산출해 적용하여야 한다. 이러한 변동 공식을 적용하여 각 지방이 매년 서로 경쟁하게 하여야 한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을 감안해 볼 때 서울대에 자식을 보내기를 원하는 부모들은 지방으로 이전한 유력 기업들에 직장을 구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것이다. 이 경쟁은 기업의 성장, 지방의 활성화, 그리고 균형적인 국가 발전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모든 정책이 완벽할 수가 없기에 할당제가 학력 저하와 국제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베이징대학이나 칭화대학의 경우 할당제를 통하여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지만 이들 대학의 졸업생들은 국내외적으로 탁월한 업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는 이들 두 대학의 국제적 위상이 서울대를 앞지른 지 꽤 되었다는 사실도 이 제도가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는 증거이다.
#서울대 #국가균형발전 #서울대10개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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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환 교수는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주립대학교 정치학과에서 국제 관계와 한국 정치를 가르치고 있다. 육군 장교 출신으로 <신흥 안보 문제: 미국 지하드, 테러리즘, 남북전쟁, 그리고 인권>을 비롯한 몇 권의 책을 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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