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봉오동의 영웅"

최운산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식 거행

등록 2025.07.07 14:40수정 2025.07.0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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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5일 오후 2시, 서울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최운산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식이 엄숙히 거행되었다. 이번 행사는 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가 주최했으며, 유족과 시민, 보훈 관계자, 국회의원 등 다양한 인사들이 참석해 그 숭고한 뜻을 기렸다.

최운산(崔雲山, 1885~1945) 장군은 일제강점기 만주에서 무장독립운동의 토대를 닦은 숨은 지도자다. 그는 전 재산을 바쳐 봉오동에 항일 독립군 기지를 세우고, 1912년 봉오동 사관학교를 설립해 670여 명의 독립군을 양성했다. 1919년 임시정부 수립 이후 대한군무도독부와 북로독군부 창설에 기여했고,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의 승리를 위한 조직과 기반을 다졌다.

여섯 차례에 걸친 옥고와 고문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던 그는 해방 두 달 전인 1945년 7월 5일, 평양에서 순국했다. 광복의 기쁨을 보지 못했지만, 그의 헌신은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밑거름이 되었다.

 최운산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식
최운산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식 이호인

"대한민국의 첫 군인, 그를 이곳 현충원에서 기립니다"

이날 행사는 배우 황건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황씨는 개회사를 통해 "최운산 장군은 만주 봉오동에 독립군 기지를 세우고 정예 독립군을 양성하여 봉오동 전투의 승리를 이끈 분"이라며 "대한민국 최초의 군대를 창설하고 평생을 조국을 위한 군인으로 헌신하신 장군을 이곳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추모하게 되어 더욱 뜻깊다"고 전했다.

이어 애국가 제창 순서를 안내하며 "오늘 부르는 애국가는 독립군 선열들께서 전장에서 함께 부르셨던 곡"이라며 "임시정부 애국가로도 불렸던 '올드랭사인'의 멜로디에 맞추어 그 뜻을 깊이 새기며 함께 부르자"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독립군들이 전장에서 불렀던 애국가를 함께 부르며, 최운산 장군과 독립운동 선열들을 향한 추모와 존경의 뜻을 표했다.

여성독립운동연구소 심옥주 소장은 최운산 장군의 생애와 활동을 조명한 약력 보고에서, 장군 개인의 업적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한 가족과 동지들의 헌신에도 주목했다.


심 소장은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의 승리는 전장에서 싸운 독립군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한 이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운산 장군의 부인 김성녀 여사의 역할을 강조하며 "김 여사는 봉오동 현장에서 3천여 명 독립군의 식사를 책임지고 군복을 직접 제작하며, 독립군의 어머니로서 장군을 보좌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옥고를 치른 동지들의 가족을 돌보는 안살림까지 도맡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심 소장은 이번 추모식의 의미에 대해 "최운산 장군 한 개인을 기리는 자리에 그치지 않고, 김성녀 여사와 이름 없이 함께 헌신했던 무명의 동지들까지 기억하는 자리여야 한다"며 "이들의 헌신은 결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기억해야 할 공동의 역사"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최운산 장군의 순국 80주기를 맞아 최진동·최운산·최치흥 장군의 독립운동과 봉오동 전투를 다룬 특별 영상이 상영되었다. 이 영상은 EBS가 광복절 특집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발굴추적: 어느 삼형제의 선택> 중 일부로, 국내 방송사 최초로 봉오동 전투 현장을 촬영해 그 실체를 시각적으로 생생히 담았다.

 최운산 장군의 약력 보고를 전하는 심옥주 여성독립운동연구소 소장
최운산 장군의 약력 보고를 전하는 심옥주 여성독립운동연구소 소장 이호인

"최운산 장군의 정신, 오늘 우리가 계승해야 할 유산"

이날 추모식에서는 정부, 시민사회, 국회 등 각계 인사들이 최운산 장군의 헌신과 업적을 기리는 추모사를 전했다.

진강현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은 "봉오동 전투의 대승은 장군님의 헌신 덕분"이라며, 독립군 부양과 군무도독부·독군부 창설 등 장군의 공적을 상기시켰다. 그는 "보훈 행정 역시 이 정신을 계승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광복회 이규중 부회장은 "무장투쟁 독립운동은 여전히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봉오동 전투의 실질적 주역인 최 장군이 그간 충분히 알려지지 못한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광복회는 무장투쟁 인물에 대한 연구와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천주교 함세웅 신부는 기도문 형식의 추모사에서 최 장군 일가의 희생과 민족정신을 기리며,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을사늑약 120년, 한일협정 60년이 되는 상징적 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은총의 희년"으로 받아들이며 민족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기도를 전했다.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최운산 장군은 전 재산을 바쳐 신한촌을 건설하고 독립군을 양성한 인물"이라며, "그 정신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의의 초석"이라고 평가했다.

김용만 국회의원은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으로서 영상 추모사를 전하며 "최 장군의 여섯 차례 투옥과 병상 위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투혼은 대한민국 자주독립의 초석"이라며, "독립운동가의 명예가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영상으로 추모사를 전하는 이학영 국회부의장
영상으로 추모사를 전하는 이학영 국회부의장 이호인
 추모사를 전하는 김성곤 사단법인 평화 이사장
추모사를 전하는 김성곤 사단법인 평화 이사장 이호인

"최운산 장군의 헌신을 노래로 되새기다"

추모식에서는 종합예술단 '봄날'과 소리가객 김숨의 공연이 이어지며 깊은 울림을 전했다.

합창단 '봄날'은 노동자·사회적 약자들과의 연대를 노래해온 단체로, 최운산 장군 기념사업회 회원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이날 '봄날'은 '광야에서', 북간도 무장 독립투사들의 마음을 담은 창작곡 '아무개의 나라', 그리고 헌정곡 '최운산 장군가' 등 세 곡을 무대에 올렸다.

특히 '최운산 장군가'는 장군의 증손자 김형국씨가 직접 작곡한 곡으로, 가족의 기억과 역사적 헌신이 어우러진 감동적인 무대였다.

이어진 무대는 소리꾼 김숨 선생의 공연으로, 추모의 마음을 담은 한 자락의 소리는 장내에 깊은 울림을 전하며 추모객들의 가슴을 울렸다.

 종합예술단 '봄날'의 추모공연
종합예술단 '봄날'의 추모공연 이호인

"봉오동의 정신, 후손이 계승하겠습니다"

이날 추모식에서 최운산 장군의 맏손자 최윤주 선생이 유족을 대표해 깊은 감사와 함께 뜻깊은 다짐을 전했다. 1949년생인 그는 "할아버지를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가족의 기억과 삶을 통해 장군의 정신은 늘 곁에 있었다"고 회고하며,"봉오동의 깃발이 휘날린 지 한 세기가 지났지만, 그 뜻을 잊지 않고 함께해 주시는 여러분 덕분에 후손들은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어서 최운산 장군이 단순한 후방 지원자가 아닌 정보망을 갖춘 실천적 지휘자였음을 강조하며,"봉오동 깊은 곳에서 병력을 양성하고 정보체계를 구축하며, 1920년 봉오동·청산리 전투를 준비한 지도자"라고 밝혔다. 또한 여섯 차례의 옥고와 고문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고, 해방을 불과 몇 달 앞둔 1945년 평양에서 순국한 삶 자체가 치열한 독립투쟁의 역사였다고 평가했다.

2016년부터 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를 이끌며 왜곡된 봉오동 전투사와 북간도 무장투쟁사를 바로 세우는 데 힘써온 최윤주 선생은 "후손이 나서는 것이 객관성을 해칠까 조심스러웠지만,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직접 세미나를 열고 봉오동을 답사했다"며, 할머니 김성녀 여사로부터 들은 독립군의 생활상이 현지에서 실제로 확인되었음을 언급하고, "이는 기억이 아니라 실체였고, 회상이 아니라 역사였다"고 단언했다.

끝으로 그는 "왜곡된 역사의 골짜기는 깊고, 무관심의 침묵은 총칼보다 차갑다"며 여전히 복원이 필요한 과제가 많음을 호소하며 "정의와 책임, 희생과 사랑의 정신을 되새기며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는 날까지 끝까지 나아가겠다"는 다짐으로 유족인사를 마무리했다.

 유족인사를 전하는 최운산 장군의 맏손자 최윤주 선생
유족인사를 전하는 최운산 장군의 맏손자 최윤주 선생 이호인

"봉오동의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80년 전, 해방을 두 달 앞두고 끝내 광복의 빛을 보지 못한 채 순국한 최운산 장군. 그리고 그 옆에서 묵묵히 함께 싸웠던 수많은 이름 없는 영웅들. 이날 기념촬영을 하며 참석자 전원이 함께 외친 "다시 봉오동"이라는 구호는, 그분들의 희생을 단지 기억하는 것을 넘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가슴에 새기자는 결의였다.

최운산 장군의 순국 80주기 추모식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 독립운동의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세우자는 약속의 자리였다. 진정한 추모는 기억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를 바로 세우는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80년의 침묵과 무관심을 깨고, 이제 우리가 그 길을 이어갈 때다.

봉오동의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날의 승리를 오늘의 정의로, 그분들의 희생을 내일의 희망으로 이어가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최운산 장군을 비롯한 순국선열들께 다시 한번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

 최운산 장군의 영전 앞에 헌화하는 추모객들
최운산 장군의 영전 앞에 헌화하는 추모객들 이호인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필자의 티스토리에도 실립니다.
#최운산 #최운산장군기념사업회 #봉오동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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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을 보고도 침묵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악이다.' - 디트리히 본 회퍼 역사와 정치에 관심이 많은 20대 수원청년 내일부터가 아닌 이제부터를 모토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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