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랑에 볏짚이나 채소 찌꺼기를 깔아주면 풀도 안 나고 땅도 좋아진다.
조계환
먼저 규모가 작다면 직접 풀을 매지만, 규모가 100평만 넘어가도 그러기는 어렵다. 비닐과 부직포 등을 사용해야 한다. 비닐은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한국처럼 토질이 나쁘고 경사진 땅이 많은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사실 우리 선조들도 비닐 이전에는 볏짚이나 낙엽, 채소 찌꺼기 등으로 흙을 덮어주었다. 흙이 유실되는 것을 막고, 제초 효과와 수분을 보관하기 위해서다. 유기농 인증에서는 비닐 사용은 가능하지만, 비닐을 태우면 안 된다. 인증 받을 때 비닐을 꼭 재활용 공장으로 보내고 태우지 않겠다는 서명을 해야 한다.
한국은 농사용 비닐 재활용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11월이나 3월에 각 마을 별로 폐비닐을 걷어서 재활용 공장으로 보내면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으로 바뀌어 만들어진다. 그래도 비닐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면 좋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볏짚이나 왕겨, 채소찌꺼기 등으로 덮는 것도 좋다. 겨울에 프랑스, 이탈리아 유기농 농장에 가서 머물러본 적이 있는데, 대체로 한국 유기 농가와 비슷하게 비닐과 부직포, 채소 찌꺼기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 고랑에 부직포를 대서 풀을 막는다. 초기 비용이 조금 들어가지만 5년 이상 사용 가능하다
조계환
비닐을 사용해서 두둑을 덮으면 두둑 사이의 고랑에 풀이 나게 되는데, 제일 좋은 방법은 풀이나 채소 찌꺼기로 덮는 방법이다. 풀도 막아주고 자연스럽게 발효되면서 미생물도 생기고 나중에 좋은 퇴비가 된다. 하지만 면적이 넓다면 부직포를 깔아주면 된다. 인터넷으로 폭이 60cm 부터 1m까지 다양한 부직포를 구입할 수 있다. 부직포를 깔고 전용 핀을 1.5m 하나씩 꽂아서 고정하면 된다. 잡초매트라고도 부른다. 보통 관리를 잘하면 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썩는 비닐, 땅에서 녹아 없어지는 비닐 제품 등이 나오고 있다. 소포장 비닐부터 농사용 비닐까지 친환경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는데, 농산물품질관리원과 인증 기관에 문의해본 결과 대부분 유전자조작식품(GMO) 옥수숫가루로 만든 것이라 유기농 농가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하루 빨리 유기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썩는 비닐이 출시되기를 기대해본다.

▲ 충전식 예초기는 가벼워서 오래 사용해도 힘이 덜 든다.
조계환
비닐과 부직포를 사용해서 풀을 잡을 수 없는 곳은 예초기를 사용해서 풀을 잡는다. 최근에는 가볍고 환경에도 좋은 충전식 예초기가 많이 출시되어 있다. 40V(볼트) 이상이면 힘이 달리지 않아서 어지간한 풀은 다 벨 수가 있다. 예전에 사용하던 휘발유 예초기나 가스 예초기에 비해 가벼워서 오래 사용해도 지치지 않는다.

▲ 가을에는 무멀칭으로도 작물이 잘 자란다
조계환
여름이 끝나면 풀이 많이 올라오지 않는다. 가을 작물 심을 때는 때때로 무멀칭도 괜찮다. 두둑을 만들 때, 관리기나 기계를 두 번 정도 사용하면 좋다. 한번 두둑을 만들고 풀이 올라온다 싶으면 한번 더 기계로 밭을 갈면 풀을 관리하기 쉽다. 초기에 관리만 잘 하면 풀을 잘 잡을 수 있다. 무멀칭으로 할 때는 수분이 말라버리기 쉬워서 물을 자주 줘야 한다.
환경에 좋은 방식으로 재배하는 것이 중요
논 농사의 경우는 유기 농사가 밭농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다. 주변에서 농약 치는 곳이 없고, 논물을 관행 농가와 공유하지 않는다면 우렁이 농법으로 가능하다. 논을 평평하게 하고, 물이 갑자기 빠지거나 마르지 않게 관리만 잘하면 우렁이가 풀을 잡아 먹는다.
다른 채소에 비해 유기농 쌀은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다. 가급적 유기농 쌀을 사서 먹어야 제초제에 노출되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유기농 쌀 재배 면적도 늘어난다. 유기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도 일종의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다.

▲ 벼가 풀 없이 잘 자라고 있다.
조계환
마을에 작은 농막을 짓고 취미로 손바닥 만한 텃밭 농사를 짓는 분이 집 주변에 온통 제초제를 사용하셔서 조금 놀란 적이 있다. 밭에는 안 치고 주변에만 뿌린다고 하시는데, 밭 주변에라도 뿌리다 보면 본인도 제초제를 흡입할 수 있고, 제초제로 인해 땅이 나빠지면 주변이 다 오염되는 일이다.
이제는 농업 생산성보다 안전하고 환경에 좋은 방식으로 재배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다. 화학 농약과 화학 비료 사용도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끼쳐서 기후 위기를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작은 텃밭부터 농장까지 제초제 사용을 줄여서 더 맑은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새로운 정부에서도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측면에서 친환경 유기농 면적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 놓은 바 있다. 조속한 시일내 유럽의 일부 국가들처럼 제초제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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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골 푸른밥상' 농부. 도시를 떠나 농촌살이를 시작한 지 22년 차. 유기농 농사를 지으며 흙과 함께 살아가는 전업 농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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