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5.7.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9일 오후 논란의 진원지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전화기는 꺼져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이진숙 위원장과 관련한 보도가 쏟아지면서 관련된 입장을 듣고자 했지만, 연락은 닿지 않았다.
논란의 시작은 대통령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이진숙 위원장의 발언으로부터 시작됐다.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 8일 방송3법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방송3법' 관련 대안 마련을 '지시'받았다"고 여러 차례 발언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즉각 '의견을 물은 것'이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행정기관 수장이 대통령의 지시를 제대로 못 알아듣고, '허위정보'를 발설한 행정대참사였다.
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이진숙 위원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써 "방송3법과 관련한 방통위의 "의견"을 물었다고 설명했는데, 지시한 것과 의견을 물은 것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지시(指示)'와 '의견(意見)', 이진숙 위원장이 모른다고 하니 이 두 단어의 명확한 차이를 정리해 보자.
'지시'는 손가락으로 가리켜 보인다는 뜻으로, 상명하복의 위계질서 속에서 복종의 의무를 수반하는 명령이다. 행정체계에서 '지시'는 공식적인 명령을 통해 하달되며 이행 여부에 책임이 따른다. 반면 '의견'은 생각이나 뜻을 의미하며, 자문과 제안을 구하는 수평적 소통에 가깝다. 이 대통령은 이진숙 위원장과 소통 차원에서 이야기를 한 것인데, 이 위원장은 대통령의 뜻을 왜곡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려 한 것이다.
단어의 뜻을 제대로 구분하지 않는 사람이 정부위원회의 최고 수장으로 앉아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AI와 방송산업 변화 등 방송통신위원회가 처리해야 할 현안이 많은데, 이런 위원장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진숙의 발언은 '국무회의 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
이진숙 위원장의 행태는 '내란수괴'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와 닮아있다는 생각까지 든다. 국회와 국무회의에서 발언권을 얻지 않았음에도 발언을 하고, 제지에도 아랑곳 않고 "내 권리"를 주장한 것 등이 그렇다. 이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안하무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무회의에서 발언권을 얻지 않고 하는 말은 '권리'가 아니라 '국무회의 방해', '업무 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
지금 이진숙 위원장의 모습은 정치인의 그것과 닮아있는 듯하다. 반대세력과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면서 자기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대중의 관심이 절실한 정치인들이 하는 일반적인 행태다. 지난해 탄핵으로 직무정지됐을 때는 극우 유튜브에 출연해 정치적 발언을 했고, 지난 보궐선거때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도 공범"이라고 주장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 당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국회에서 공직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자리에서 답변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보통 출마를 앞둔 공직자도 "지금 직무에 충실하겠다"는 답을 한다. 공직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답변이라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를 비롯, 모든 국무위원이 모이는 국무회의는 중요한 국정을 논하는 자리다. 게다가 지금 정부는 윤석열 정권이 어지럽힌 일까지 처리해야 하는 과업까지 떠안고 있다. 1분 1초가 아까운 시기에, 정치적 야욕을 가진 사람의 무의미한 발언으로 국무회의 시간이 낭비돼선 안 되지 않을까. 공개적인 석상에서 이진숙 위원장의 발언을 더이상 듣고 싶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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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에게 보이는 '정치적 속셈'... 더는 그 발언을 듣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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