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피아 SG-1 한글타자기 경매에 출품된 한글 네 벌식 자판을 가진 Olympia SG-1 타자기
코베이
이번 경매에서 가장 주목받을 세 번째 타자기는 한글 네 벌식 자판을 가진
올림피아 SG-1 타자기이다. 이 타자기가 주목받을 이유는 외산 타자기를 개조한 한글 타자기이기 때문이다. 네 벌 식은 국산 한글 타자기도 많은데, 그렇다면 왜? 이 타자기가 주목을 받아야 하는가? 일단 제조사가 독일의 올림피아社이기 때문이다.
내구성부터 정교하고 깔끔한 결과물을 만드는 독일 기술력의 정점을 느낄 수 있는 타자기라는 것이다. 그것도 스탠더드급 모델인 SG-1에 한글 개조가 된 타자기이다.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 타자기의 가치를 높게 볼 수 있는 타자기이다. 필자의 경우는 이미 공병우, 김동훈 타자기를 소장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올림피아 한글타자기에 더욱 주목하였다.
경매기록을 열람하기 위해서 일단 세 타자기 모두 응찰을 해 두고, 경매 마지막 날인 7월 12일이 오기를 기다렸다. 경매 초반 관심을 나타내는 투찰자들이 하나 둘 경매에 참여했다. 경매는 초반보다는 마감 30분 전부터 불이 붙기 시작한다. 이번 경매도 그러했다. 마감 1시간 전부터 조금씩 최고입찰자 자리의 쟁탈전이 물밑으로 오고 간다. 코베이 옥션에서는 최고가를 써낸 투찰자의 가격은 드러나지 않는다. 화면에 나오는 현재가는 차순위 입찰자가 써낸 금액이다.
필자가 예측한 최고가 낙찰 순위는 Olivetti-Underwood 21 김동훈 타자기 - Olympia SG-1 한글 타자기 - 공병우 한영타자기 순으로 예상했는데, 결과는 그대로 적중했다.
Olivetti-Underwood 21 김동훈 타자기는 602,000원
Olympia SG-1 한글 타자기 442,000원
공병우 한영타자기 358,000원
낙찰수수료는 별도이기 때문에 실제로 낙찰받은 사람이 지불할 돈은 더 많을 것이다. 이번 기획 경매에 출품된 타자기 중에서 최고 높은 가격으로 낙찰된 김동훈식 타자기는 총 19명이 입찰에 참여했으며, 41회의 투찰 끝에 낙찰이 되었다. 마지막까지 투찰 경쟁이 치열했던 터라 연장경매 시간까지 적용되었다. 결국 마지막에 김동훈 타자기를 낙찰받은 이는 마지막으로 투찰에 참가한 19번째 응찰자인데, 마지막에 단 한 번의 투찰로 김동훈 타자기를 낙찰받았다. 마치 드라마 같은 상황이다. 18명의 40회 투찰이 허무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것이 경매의 묘미다.
결국 경매에서 최종 승리자는 가장 많은 금액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김동훈식 한글 다섯 벌 타자기의 가치를 금액으로 명확하게 규정하기는 어렵다. 타자기마다 보존 상태나 작동여부 등 조건이 다양한 것도 있지만, 적어도 경매에서 만큼은 수요자가 이 타자기를 취하기 위해 얼마의 가격을 치를 것인가? 하는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더 큰 금액을 적을 경쟁자가 있었다면 타자기의 가격은 훨씬 더 높게 올라갔을 것이다. 그러므로 낙찰은 대진운도 한몫한다.
그리고 두번째 높은 금액으로 낙찰된 Olympia SG-1 한글 타자기는 필자도 낙찰을 받기 위해 마지막까지 투찰을 했으나, 낙찰받지 못했다. 최종 낙찰금액은 김동훈타자기보다 적지만, 경쟁은 훨씬 더 치열했다. 이 경매에는 총 28명이 투찰경쟁에 참여를 했고, 낙찰까지 68회의 투찰이 이어졌다. 필자도 마지막 연장경매까지 따라붙었으나, 결국 차순위자로 경매가 끝나고 말았다. 공병우 한영타자기도 역시 치열했다. 31명의 참가자들이 47회의 투찰경쟁을 하였다.
경매는 끝이 났고, 경매장에는 낙찰자와 유찰자만이 남았다. 취재를 위해 경매를 참여했지만, Olympia SG-1 한글 타자기는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에 진심으로 투찰경쟁을 했지만, 기회를 놓치게 되어 아쉬움이 크다. 이런 물건은 다음 기회를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글 기계화 역사의 중요한 산물인 타자기 낙찰자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코베이옥션에서 또 다시 타자기 기획경매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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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하는 삶을 꿈꾸었으나, 문화 행정영역에서 노동자로 살고 있다. 노동 외에 타자기 연구하는 덕후이자 수집가로 한글문화와 '육아' 까지 3가지 영역에서 각각의 페르소나를 넘나들며 살고 있다. 현재 브런치 스토리에서 타자기에 대한 글을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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