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12월 19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함께센터에서 열린 검찰 특수활동비 유용실태 발표 기자회견에서 박중석 뉴스타파 탐사1팀 에디터(왼쪽)와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가 유용사례 관련 영수증 복사본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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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민주당이 윤석열 1년 차부터 권력기관 특활비를 삭감한 건 아니지 않았느냐, 온갖 의혹이 불거지니 특활비 삭감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는
항변이다.
물론 특활비 부활에 대한 국민의힘의 '내로남불' 비판은 무력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원으로부터 특활비를 상납받아 형사처벌을 받았는데, 다시 잡은 정권에서 권력기관의 불투명한 예산 사용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면 응당 내역 공개와 제도 개선에 협조해야 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항변도 공허하기는 마찬가지다. 시민들은 정권의 변화가 특활비의 투명성을 어떤 식으로 높이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 우리는 여전히 누가 검찰 특활비 기록을 은폐하라고 지시했는지 모르고, 윤석열을 비롯한 고위 검사들이 썼다는 특활비 뭉칫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모른다. 앞으로도 언제나 그랬듯 대통령실 특활비와 검찰 특활비는 베일에 싸인 채 집행될 것이다.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면, 도대체 특활비를 둘러싼 지리한 공방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나. 뜻 있는 시민단체들와 언론들의 특활비 공개와 제도개선을 위해 들인 노력들은 민주당으로의 정권 교체를 위한 '땔감'에 불과했었단 말인가? 윤석열과 김건희를 감옥에 보내기 위해서, 또는 검찰 개혁이라는 대의의 깃발을 펄럭이게 하는 용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인가?
돌이켜 보면 그랬다. 민주당은 특활비 문제가 불거지자 2023년 특수활동비 TF를 만들었다. 이 특활비 TF는 해산하면서 "제도 개선안이 담긴 국가재정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개정안의 주요 내용까지 공개했다. 법안은 TF단장인 박용진 의원
대표발의로 발의되긴 했지만, 결국 한 차례도 논의되지 못한 채 폐기되었다.
다수당이라면 얼마든지 통과시킬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당시 이미 정의당에서 발의한
개정안이 있었고, 발의 의원이 예결위와 기재위에서 수차례 논의를 촉구했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없었다. 그리고 이제 와서 특활비 예산 부활에 반발하는 국민의힘에게는 제도적 개선책을 갖고 와 보라며
오리발을 내미는 모습이다.
결국 지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의 공방과 대통령실 및 검찰 특활비 예산의 전면 삭감, 그리고 정권 교체 이후 예산의 부활이라는 일련의 과정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민주당이 특수활동비를 정권 교체를 위한 정쟁 소재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김정숙 여사의 옷값 특활비 논란을 정권 교체를 위한 소재로 활용한 국민의힘의 방식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지난 8일에 발의한 특활비 제도개선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지난 민주당 특활비 TF안과 거의 유사한 것은 이 희극적인 현실을 그대로 표상한다. 과연 이 안은 진지하게 논의될까, 아니면 그대로 폐기될까?
국정조사로 특활비 논쟁 끝내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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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의례적으로 서로의 도덕성을 힐난하는 주제로 특활비가 등장하는 데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출구 없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재정과 예산에 대한 불신만 심화시킬 뿐이다. 정권이 바뀌기만 한다면 특활비를 문제없이 투명하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양당의 근거 없는 자신감에 시민들이 휩쓸리지 않는 것이 해결의 출발점이다.
문제의 핵심은 그 전모를 모른다는 데 있다. 사용 기관을 제외하고는 특활비가 어디에 쓰이고 어떻게 증빙되는지 알 길이 없다. 유일한 특활비 감사기관인 감사원조차 특활비가 전체적으로 감사지침에 부합하게 운용되었는지를 검증할 뿐 내역을 들여다보지는 않는다.
그러니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까지 특활비가 어떻게 쓰였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고위 검사들의 포상금 지급 유용 의혹이나 비수사 부처 지급, 증빙자료 등 기록 폐기, 사무실 운영비 유용 같은 일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대통령실이나 경찰·감사원 등의 실태는 아예 알려진 바가 없다. 실태를 확인해야 해법도 나올 수 있다.
결국은 '특수활동비 국정조사'가 대안이라는 생각이다.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8년간 대통령실을 비롯해 모든 특활비 집행 기관의 특활비 사용 내역과 증빙 검증을 하자는 것이다. 양당은 이미 서로에게 그 칼을 들이댄
전적이 있고 권력기관 개혁을 사명으로 삼는
정당도 있기에 구성만 된다면 조사는 충실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여야 합의로 조사위원회 차원의 제도 개선안을 도출해 입법까지 마무리하자. 오랜 세월 동안 정치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이라도 화를 내야 한다. 이제 특활비 공방은 끝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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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부활시킨 특활비... '내로남불' 논쟁 끝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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