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1개월 사이 학생 4명 세상 등져... 전남대에 무슨 일이

13일 대학원생 숨진 채 발견... 전남대 측 "가슴 아픈 사건, 학생 정신건강클리닉 운영 등 노력"

등록 2025.07.15 14:21수정 2025.07.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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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5시 54분, 전남대학교 광주생활관(아래 기숙사) 9동 앞에서 20대 대학원생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기숙사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판단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사회에선 "같은 장소에서 이게 벌써 몇 번째냐"는 반응이 나온다. 전남대 기숙사에서 지난 2년 1개월 사이에 학생 4명이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6월, 전남대 기숙사에서 전남대 1학년 B씨가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발견됐다. 직후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해 4월 21일에도 전남대 1학년 C씨가 전남대 기숙사 자신의 방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C씨는 룸메이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같은 해 5월 23일에는 전남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아프리카계 유학생 D씨가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직전 D씨는 나체 상태로 자전거를 타다 형사 입건돼 논란이 되어 받게 된 경찰조사에서 "학업 관련 스트레스가 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직후 학교 측은 D씨가 정상적인 학업을 이어갈 수 없을 것으로 보고 본국으로 귀국시킬 준비를 했으나 D씨가 사망함에 따라 그럴 수 없게 됐다.

지난 2024년 5월까지 같은 공간을 사용하던 학생 3명이 연이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전남대 측은 "기숙사 안에 마음건강센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며 "우울증을 앓거나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을 인지해 상담을 지원하고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D씨 사건 직후 추모 행동에 나선 전남대 유학생들은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한 학교의 실질적 대응은 부족했다"고 주장하며, 대학원생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학생 및 시민 276명의 서명을 받은 청원서를 전남대 측에 전달했다. 이때 학생들이 제출한 청원서에는 "이 사건은 개별적인 사건이 아니다"라며 "이번 비극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즉각적이고 포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전남대 측은 "해당 청원은 제대로 된 형태를 갖춘 청원이 아니었다"며 "(유학생들이 제출한 청원서를) 논의 없이 파기했다"고 밝혔다(전남대 유학생 청원에 학교 측 "논의 없이 파기").


학생 정신건강 문제, 전남대 대응 충분했나

 전남대 기숙사 측이 작성한 '마음건강' 관련 게시물.
전남대 기숙사 측이 작성한 '마음건강' 관련 게시물. 전남대학교 광주생활관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해 사건 직후 학교 측은 '마음건강 심리진단'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당시 전남대에 재학 중이던 E씨는 "제대로 된 안내는 없었다"며 "받을 사람 받으란 식의, 사건 발생에 따른 형식적 절차로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전남대 기숙사 측은 입주생을 대상으로 한 '마음건강 프로그램'을 열기도 했다. 마음건강 관련 게시물이 전남대 기숙사 홈페이지에 등장한 건 2022년 4월 이후 2년 만이었다. 전남대 기숙사 측은 '긍정적 사고와 성공전략', '꿈을 이루는 나만의 시간 갖기' 등의 프로그램을 열었다.

이는 기숙사 입주생 대상 마음건강 프로그램으로 홍보됐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5월에는 '마음을 다듬는 시간, 나무를 깎다'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정신건강 증진과 정서적 안정 도모를 위해 마련한 목공예 체험 프로그램으로 안내됐다.

 전남대 기숙사의 진로·취업 상담실 상담신청안내.
전남대 기숙사의 진로·취업 상담실 상담신청안내. 전남대학교 광주생활관 홈페이지 갈무리

전남대 기숙사는 지난해 11월 4일 기숙사 9동에 '진로·취업 상담실'을 조성했다. 전남대 생활관 진로·취업 상담실은 "마음 돌봄과 성장을 위한 노력의 첫걸음, 당신의 용기를 지지합니다"라는 안내 멘트를 걸어놓고 상담 신청을 받고 있다.

전남대 기숙사 측은 "지난 사건들이 발생한 이후 지난해 하반기에 상담실을 조성했고, 홈페이지를 통해 마음건강 문제 등으로 고민 상담을 원하는 분들을 찾아 상담하고 있다"며 "명칭은 진로·취업 상담실이지만 홈페이지에 고민 상담 관련 안내가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남대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사건의 경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며 "지난 2년간 발생한 일련의 사건 이후 기숙사와 별개로 학교 차원의 학생 정신건강클리닉을 마련해 지난 6월 개소했다. 정신과 전문의 2명이 주 4회 진료하며 스트레스 지수나 뇌파 측정 등 검사와 상담, 외부 의료기관 연계 치료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같은 정신건강클리닉이 대학 내에 생긴 건 호남지역 최초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전남대 #전남대기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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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일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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