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묘 '지지'에게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우다

등록 2025.07.15 08:44수정 2025.07.1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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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에 나오는 검은 고양이에서 따온 이름이다 ⓒ 문운주


내가 반려동물에 마음을 닫게 된 건, 아주 개인적이고도 슬픈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작은 애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을 무렵, 우리 가족은 치와와 종의 강아지 '다롱이'를 키웠다. 눈자위가 거멓고 윤기 도는 털을 가진 앙증맞은 강아지였다. 어머니가 방울 소리를 따서 지어준 이름 다롱이. 다롱다롱, 그 이름만큼이나 정이 가는 존재였다.

식구 모두 다롱이에 푹 빠졌다. 아침이면 다롱이가 안 보일까 걱정했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장 먼저 다롱이부터 찾았다. 그러던 어느 비 오는 날, 다롱이는 잠깐 나갔다가 차에 치이고 말았다. 아이들이 울면서 다롱이를 품에 안고 동물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숨이 멎은 뒤였다. 뒷산에 다롱이를 묻어주고, 그날 이후 나는 다시는 동물에게 정을 주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손녀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 했을 때, 나는 단호히 반대했다. 그 마음을 알기에 더더욱. 사랑을 주고 난 뒤의 상실은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가족이고 마음의 일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내 마음에도 변화가 생겼다.

손녀는 결국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고, 나는 지금 그 고양이의 재롱에 흠뻑 빠져 있다. 이름은 '지지', 영화 마녀 배달부 키키에 나오는 검은 고양이에서 따온 이름이다. 품종은 아비시니안. 크고 또렷한 눈망울에 날렵하고도 우아한 몸매, 활달하면서도 은근한 애정을 품은 아이다.

'지지'는 뒹굴고, 눕고, 슬며시 숨어 있다가 불쑥 나타나기도 한다. 방 한가운데 누워서는 막상 다가가면 도망가고, 다시 돌아와선 살짝 물고 달아난다. 숨바꼭질을 하듯이 장난을 친다. 어느새 다시 다가와 등을 비비고 몸을 말며 애교를 부린다. 그 모든 행동이 '나 여기 있어요, 나를 봐줘요' 하고 말하는 듯하다. 처음엔 무심하려 애썼지만, '지지'의 그런 모습에 웃음이 나고 마음이 풀어진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지금은 '지지'를 바라보며 따뜻한 감정을 느낀다. 여전히 잃는 것이 두렵지만, 이제는 안다. 정이 들었기에 아픈 것이고, 사랑했기에 슬픈 것이라는 걸. '지지'는 내게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을 조심스럽게 가르쳐주고 있다.

그렇게 작고 조용한 존재 하나가 내 마음을 다시 열고 있다. 손녀도 '지지'와 함께 정서적 안정과 위로를 받으며 살아가길... 문득 그런 바람이 든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4년 반려동물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28.6 %에 이른다. 그중 고양이를 키우는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양이는 독립적이면서도 은근한 애정을 보여주는 특유의 매력 덕분에 젊은 세대와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지 #반려동물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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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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