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톤 동호회 사람들. 싱글렛을 입는 사람이 보인다.
금경희
한여름의 무더위와 비 정도로는 러너들을 멈춰 세울 수 없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의욕만 앞서 무턱대고 밖으로 나가 폭염 속에서 달리는 건 곤란하다. 준비물이 필요하다. 모두 다 알만한 기본적인 것부터 의외로 잘 모르는 것들까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모자 또는 선바이저, 고글(스포츠 선글라스)
햇빛을 막고 땀이 눈에 들어가는 걸 방지한다. 자외선으로부터 눈과 피부를 보호한다. 가벼운 소재로 만들어진, 스포츠 브랜드의 전용 제품으로 구입해야 한다.
기능성 의류와 양말
통기성이 좋고 땀 배출이 잘 되는 제품이어야 한다. 상의의 경우 프린팅이 예쁜 제품은 면이 섞인 경우가 있는데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는 추천하지 않는다. 땀에 젖은 몸에 옷이 '쩍쩍' 달라붙는 것을 조금이나마 막아주는 것은 '폴리-' 등으로 시작되는 기능성 소재로 100% 만들어진 제품이다. 다만 미세플라스틱 이슈가 있다. 내 몸과 지구 환경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꼭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싱글렛'이라는 민소매 상의와 5인치 이하의 쇼츠(반바지)를 추천한다. 개인 성격에 따라 처음에는 민망할 수도 있지만 몇 번 달려보면 알게 된다. 내 피부가 노출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달려야 내가 살겠다는 것을.
썬가드(또는 햇빛가리개)
이름 그대로 '썬가드' 또는 '햇빛가리개' 키워드로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수많은 제품들이 나온다. 처음에는 농사용으로 나왔다. 골프, 등산을 즐기는 분들을 위한 제품이 나오더니 종종 러닝을 하는 분들도 착용한다.
모자에 부착하거나 씌워서 쓰는데, 느린 페이스의 조깅이나 회복 달리기 정도라면 쓸만하지만, 빠른 페이스의 인터벌 트레이닝 등을 진행할 때에는 격한 움직임으로 들썩거리기 때문에 사용하기 힘들다.
쿨 토시(팔 토시)
싱글렛이나 반팔 티셔츠를 입었을 때 외부에 노출되는 팔을 자외선과 화상으로부터 보호한다. 반팔에 팔 토시를 착용하라 하면 '차라리 긴팔 입으면 되지 않냐'며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 직접 입고 뛰어보면 알 수 있다. 어깨 아래 아주 조금 팔을 내놓고 달리는 게 얼마나 시원한지.
자외선 차단제
얼굴뿐만 아니라 목뒤, 귀, 팔, 반바지 아래 노출되는 허벅지와 종아리까지 발라야 한다.
소프트 플라스크(러닝 물통)
더울 때 러닝을 하면 평소보다 땀 배출률이 2-3배 많아진다. 특히 고온다습한 우리의 여름처럼 습도까지 높아지면 땀 배출량은 더욱 많아지고, 그로 인해 체온을 낮추는 기능은 떨어진다. 탈수 예방을 위해 적절한 수분 보충이 필요하다.
'소프트 플라스크' 또는 '러닝 물통' 키워드로 검색하면 찾을 수 있는 러닝 전용 물통을 휴대하며 달리는 것이 유리하다. 손에 쥐기 편하고 러닝 벨트 등 보관도 용이하다. 300ml 또는 500ml 생수통을 들고뛰면 되지 않냐며 반문할 수 있다. 이미 다 해봤다. 아령을 들고뛰는 것과 같다. 1km도 가지 않아 근처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은, 자신의 나약한 마음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땀 배출량이 많아지면 전해질도 많이 빠져나간다. 전해질(나트륨, 염화물, 칼륨, 칼슘, 마그네슘)이 많이 함유된 스포츠음료를 담을 것과 물을 담은 것, 두 개를 준비하면 더욱 좋다.
러닝 벨트
날씨가 더울 때에는 내 손과 팔 다리가 조금이라도 더 가벼워야 한다. 스마트폰, 소프트 플라스크 러닝 물통, 에너지 젤 등의 보급품을 손에 들고뛰면 팔을 흔들 때마다 무게감도 상당하고 좌우 균형도 맞지 않다. 쉽게 지치게 된다. 허리에 착용하는 러닝 벨트에 소지품을 보관하고 달려야 한다. 일반적인 힙색보다 달리는 중에도 흔들리지 않고 물건을 언제든 꺼낼 수 있는 러닝 전용 제품을 추천한다.
한때 스마트폰을 넣을 수 있는 암밴드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한쪽 팔에만 무게가 실리기 때문에 달릴 때 감각도 좋지 않고, 밴드 부분이 겨드랑이에 스치며 피부 자극이 발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더운 날 필요한 러닝 용품은 달리는 거리와 시간, 장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상황과 몸 상태에 따라 유동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알찬 준비로 이번 여름을 달리는 여름으로 만들어보자.
폭염에는 강하고 짧은 러닝
여러 가지 용품을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더위가 심한 시간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새벽 이른 시간이나 저녁에 달려야 한다. 저녁보다 새벽이 조금 더 시원하다. 저녁 시간에는 낮 동안 뜨거웠던 열기가 아직은 지면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 더위가 심할 때는 새벽 이른 시간이나 저녁에 달려야 한다. 저녁보다 새벽이 조금 더 시원하다.
서정우
새벽에는 야근이나 회식, 저녁 약속 등 외부 환경 변수가 덜하기 때문에 꾸준히 러닝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 장점이고, 저녁은 러닝을 마친 후 자연스럽게 수면을 통해 회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본인 일정과 일상에 따라 러닝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해 보자. 중요한 것은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폭염의 날씨에는 '가늘고 긴' 러닝보다 '짧지만 강한' 러닝이 운동 효과가 좋다. 1시간 내외로 마칠 수 있는 운동량이 적당하다. 40~50분 가볍게 조깅을 하고 100~200m 질주를 몇 회 추가하여 마무리한다면 더욱 좋다.
더위와 국지성 호우가 이어지며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기 때문에 러닝을 이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런 날씨에도 꾸준히 달리며 운동을 통해 몸을 단련하면 선선한 가을이 왔을 때 날아갈 듯 가벼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열 적응을 통하여 가을과 겨울에 체력 우위를 가져갈 수 있고, 더운 날씨에는 심장이 더 많이 일하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을 통해 심혈관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다. '더운 날씨에도 버텼으니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심리적 성취감과 보람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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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매일 달리고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아들의 아빠이자 아내의 남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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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망한 싱글렛? 달려보면 왜 입는지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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