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남소연
현직 기관사였던 '노동자'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고용노동부 장관후보로 지명되었다는 소식에 필자도 엄청난 기대감에 부풀었다. 국민주권시대를 열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기득권이 아닌 노동현장 중심으로 노동정책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교육계 또한 교육가족 모두에게 존경받고 인정받는 참다운 현장 출신 교육자를 그동안 단 한 번도 교육부장관으로 가져보지 못했기에 김영훈 후보자 지명을 보면서 우리도 자랑할 수 있는 교육부장관을 가져볼 수 있다는 희망의 꿈을 꾸게 되었다.
그 기대는 충남대 총장을 한 이진숙이라는 후보가 뜬금없이 등장하면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30년 넘게 교육계에 종사해온 필자의 입장에서도 국민추천제는 왜 했는지? 언론의 물망에 오르던 괜찮은 수많은 후보들을 한순간에 물리치고 '이진숙이 왜?'라는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빛의 혁명으로 일어난 이재명 정부이니 필자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 거라고 내심 기대도 했지만, 후보자 지명 이후 언론에서 연일 터져 나오는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과 자녀의 불법조기유학은 기대를 걱정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나마 교육계가 기댈 수 있는 것은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나온다'를 수없이 외쳐왔던 민주당 의원들이 민심을 읽을 거라는 기대였다. 그래서 많은 교육 가족들은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엄청 고대했다. 그게 현장의 분위기였다.
이진숙 후보자, 과연 누가 추천했나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그 기대가 무너지고 절망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건 민주당 의원들의 교육계 민심을 저버린 태세전환을 눈으로 확인하면서부터다. 당초 박성준, 김준혁, 문정복 등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원래 특별한 기대를 하지 않았다. 어차피 학교와 교육현장을 잘 모르고 대통령실만 바라보고 있다면 논문 표절과 불법조기유학 논란에 휩싸인 이진숙 후보를 옹호할 것이 충분히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사 출신인 국회의원들은 다를 줄 알았다. 서이초 사건 이후 현장의 분위기는 무겁고 엄중했고 민심을 읽은 각 정당들은 앞다투어 세 명의 현직교사 출신을 국회의원으로 영입해 당선권에 배치했다. 그렇게 국회의원 배지를 단 분들이 백승아, 강경숙, 정성국 의원이다. 이번 교육부장관후보자 청문회에서 세 분의 활약을 내심 기대했었다.
그나마 강경숙, 정성국 의원은 현장 중심의 소신 있는 질문들을 던졌다. 하지만 가장 기대를 했던 교사노조 출신 백승아 의원의 발언을 들으며 든 실망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꽃다운 선생님의 목숨값을 갚고자 국회의원이 된 것을 본인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어떤 의원들보다 학교 현장의 민심과 교원단체의 뜻을 청문회에서 잘 전달해주리라 기대했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컸다.
논문표절과 불법자녀 조기유학은 둘째치고라도 법정수업일수도 나이스 시스템도, 더구나 최근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유보통합의 진행상황도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이진숙 후보는 초중등교육을 몰라도 너무도 몰랐다. 충격이었다. 그런 후보자의 문제점은 교사출신인 백승아 의원이 충분히 꿰뚫어 봤을 텐데도,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지켜보면서, 과연 누가 이진숙을 추천한 것인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백승아 의원에겐 아직 시간이 있다

▲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소연
그러나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 백승아 의원에겐 교육부 장관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남아있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벼랑끝에까지 몰려 꽃다운 목숨을 스스로 내던지는 현실에서, 교사의 교육권이 존중받지 못하고 학교와 학부모가 서로 등을 돌리고 있는 현실에서, 오로지 그 피해는 우리 학생들이 떠안고 있는 현실에서, 백승아 의원이 학교현장의 민심을 한 번만 제대로 읽어주었으면 한다.
교육계 다수의 민심을 거스르면, 결국 민주당은 소탐대실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고 기회는 남아있다. 백승아 의원은 초선이지만 대선기간에 김혜경 여사의 수행실장을 했으니, 대통령실에 민심을 전할 수 있는 위치에는 서 있다고 본다. 지금 교육계에 필요한 국회의원은 면암 최익현 선생같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도끼상소를 올릴 수 있는 분이다.
필자는 다른 누구보다 백승아 의원이 면암 선생님처럼 대통령실에 직언을 올렸으면 한다.
언론에 보니 이재명 정부 장관 내각인선이 이번주에 마무리 될 것 같은 분위기다.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 재가 여부도 함께 결정될 것이다. 안타까운 시간들이 자꾸만 흘러간다.
면암 최익현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르는 아침이다.
'신하가 되어서 말해야 할 경우를 당하였거나, 말해야 할 일이 있는데도 말하기를 머뭇거리고 침묵을 지키면서 한 갓 녹만을 받는다면, 이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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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청문회 보면서 무너진 기대...교사출신 백승아 의원이 해야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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