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회'는 전직 국회의원을 회원으로 하는 모임 단체로서, 국회 경내에 건물과 사무실이 있다.
이 헌정회의 현재 회장은 정대철 전 의원이다. 그는 이번 대통령 선거 당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필요한 능력이 있는 사람", "시운에 맞는 능력이 있는 분"이라고 극찬하며, 노골적으로 지지했다.
5월 1일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한 그는 최근 한덕수 대행과 통화를 했다고 밝히며 "당신에게 대통령 운이 오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해줬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후 5월 10일 새벽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등록하려 했던 한덕수 대행은 결국 대선 후보 자리를 얻는 데 실패했고, 현재는 내란 방조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당시 한덕수는 국회 헌정회를 방문해 정대철 헌정회장을 직접 만났고 헌정회원들과 기념촬영을 했으며, 헌정회원들은 "한덕수 파이팅"을 외쳤다.
한편 헌정회는 지난 3월, 서울역 광장에서 '헌법개정 범국민 결의대회'와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어 "이번에는 반드시 선개헌, 후대통령선거를 해야 된다"고 촉구하는 등 대선 기간 내내 개헌 추진을 특별히 강조했다. 개헌은 물론 이 시대의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개헌론은 대선을 앞두고 여론을 교란시킬 목적으로 보수진영에서 의도적으로 제기하는 이슈라는 비판을 받았다. 헌정회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분권형 개헌안'을 발표하자 이에 적극 호응하여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다"고 밝하기도 했다.
시대착오적 헌정회에 국가예산 한푼도 지원되어선 안 된다
앞서 헌정회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만 65세 이상 18대 국회까지 재직한 전직 의원 380여 명이 월 120만 원씩 평생 국회의원 연금(정확한 명칭은 연로회원 지원금)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였다. 단 하루만 국회의원직을 수행해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연금 제도는 소득이 발생하는 기간 일정한 금액을 내고 축적하여 이를 퇴직했을 때 돌려받는 방식이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모두 비슷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헌정회 연금은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전혀 축적한 금액 없이 오직 국고 보조금으로 받기만 하는 어이 없는 제도다. 국회의원으로서도 이미 많은 특권을 누릴 수 있는데, 그 의원직을 끝낸 이후에도 특권 속에 살고 있는 셈이다.
이 연금 제도는 현재 크고작은 수정을 거쳤지만 18대까지 재직한 의원들에게 여전히 매년 수십억 원을 지급하고 있다. 자산가 출신 국회의원들에게도 국민 혈세는 어김없이 지출되고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국회의원은 한국 사회의 출세와 권력의 최고 상징이다. 누구나 조금 유명해지면 궁극적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곳이 바로 정치인,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다.
헌정회는 1200여 명의 전직 국회의원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단법인이다. 국회의원 연금 외에도 운영비, 인건비, 사무국 경비 등 다양한 명목으로 집행된다. 임원진, 회장 등 간부에게는 별도의 수당과 업무추진비가 지급된다.
게다가 친목단체 지원, 해외여행, 경조사비 등 사적 활동까지 세금이 쓰이고 있다. 이렇게 연간 60억 원이 넘는 국고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실제로 2018년에는 친목단체 지원에 2260만 원, 해외여행에 7060만 원이 지출되었다. 2023년에는 전직 국회의장 세 명에게 '국가원로 지원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월 450만 원씩 지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헌정회 예산 집행에 대한 감시 및 투명성 강화는 요원한 상태다.
허황된 구시대 권위주의적인 행태
지금 헌정회라는 존재를 알고 있는 국민들은 거의 없다. 헌정회의 특별한 활동을 찾아보기 어렵단 의미다.
헌정회는 '대한민국헌정회 정치아카데미'라는 명칭을 내걸고 이른바 '차세대 후배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때는 검찰 정권에 코드를 맞춰 대검찰청 출신 인사를 강사로 초빙하기도 했다. "새로운 시대정신 정립과 국가 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표방하고 있다는데, 과연 누가 이러한 목표에 동의할 수 있을까. 헌정회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행태들은 구시대 권위주의의 허황일 뿐이다.
헌정회가 순수하게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다면 용인될 수도 있을 일이다. 그러나 시대착오적이고 과시적인 행태를 위해 매년 수십억 원에 이르는 국민 혈세를 지출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헌정회가 과연 계속 존속되어야 할까. 국회의원을 지냈다는 구시대적 권위주의로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허황된 행태들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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