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나?

[민주주의의 발전 ①] 대의 민주주의의 역사와 변천,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까지

등록 2025.07.22 15:14수정 2025.07.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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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 민주주의(代議民主主義)', 단어의 뜻을 직관적으로 풀이하자면 민주주의를 대신 하게 하는 제도이다. 네이버에서 서비스하는 행정학 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국민들이 개별 정책에 대해 직접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고 대표자를 선출해 정부나 의회를 구성하여 정책문제를 처리하도록 하는 민주주의"이다. 직관적으로 풀이하든 좀 더 자세히 그 의미를 들여다 보든, 대의 민주주의의 중요한 논제는 '대신 맡기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고라
아고라 MartinFuchs, Pixabay

이와 상반된 개념으로는 직접 민주주의가 있다. 직관적으로 그 의미를 금방 파악할 수도 있다. 모든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는 의미이다. 대표적인 직접 민주주의 국가로는 아테네를 꼽는다. 물론 아테네는 기본적으로 신분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던 도시 국가이기 때문에 현대에 온전히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기에 무비판적인 우상화는 경계해야 한다.

아테네의 시민들은 아고라(agora, 광장)에 모여 정책과 전쟁을 논의했다. 민회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국가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했고, 몇몇 직위를 제외하고는 돌아가면서 그 자리를 맡았다. 이후에는 먹고 사는 문제가 염려되어 공직에 참여하지 못할까 봐 수당을 지급하는 수당제가 실시되었다. 그러면서 60세 정도 산다면 시민이 공직을 한두 번은 맡을 만큼의 보편적인 자리가 되었다.

그러나 모든 정책에는 '돈'이 든다. 아테네가 수당제를 실시할 수 있었던 것은 델로스 동맹의 금고를 자신들이 관리하기 때문이었고, 이에 불만을 품었던 펠로폰네소스 동맹이 전쟁을 일으켰다. 그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아테네의 황금기는 끝났다.

그리스 일대 폴리스의 주도권을 테베가 장악할 때쯤에는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알고 있는 도편 추방제가 정적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오용(誤用)되고 있었다. 물론 이후 유럽 대륙에 들어섰던 로마 제국에서도 민회가 운영되었고, 민회를 중심으로 정책이 결정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아우구스투스가 제1 시민이라는 이름으로 황제의 직위를 누리기 시작하면서 실질적인 전제 국가가 되었으므로 온전한 민주주의의 산실이라고 하기에는 어렵다.

이후 중세의 천 년이 시작되면서 민주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다 르네상스 시기를 거치면서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로의 회귀가 일종의 트렌드가 되었다. 그때 민주주의는 저명한 당대의 학자들에게 발굴되었고,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이후의 민주주의는 사회계약론을 비롯한 다양한 계몽주의자들의 이론과 연계되어 발전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독립혁명으로 탄생한 미합중국이 세계 최초 민주주의 국가로 등장하면서 민주주의는 주류 트렌드가 되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성조기
성조기 픽사베이

이후 자유주의와 함께 냉전 시대를 거치면서 소련의 해체와 함께 누구도 견제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체제가 되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에도 변화가 생겼다. 복지를 강조하는 북유럽에서는 사회민주주의가 등장했고,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형식적 조건을 갖춘 채 독재가 이어진 국가도 등장했다.

우리나라 역시 오랜 기간 군사 독재 기간을 거치면서 이제야 겨우 민주주의의 틀을 마련했다. 게다가 일본과는 달리 국회의원 아버지를 뒀다고 반드시 그 아들이 국회의원이 되는 국가도 아니다. 그게 말이 되느냐는 의문이 들겠지만, 일본의 경우는 그런 일도 많다. 이른바 지역구 물려받기다.


관방장관, 후생노동상 등을 지냈던 시오자키 야스하사 의원이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하자 그 지역구인 에히메 1구에 장남인 아키히사를 자민당은 공천했다. 형식상 '공모'의 절차를 거치기는 했다지마는, 사실상 세습의 사례일 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어쨌든 우리의 민주주의는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직접 민주주의로부터 시작된 민주주의, 해방 이후 이식된 민주주의와 군사 독재 시기를 거쳐 세계적으로 극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국가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개인이.
#민주주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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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여 살려야 할 세 마리 고양이가 있습니다. 정치, 문화, 공연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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