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 7일(현지시간) 오전 1시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 3 터미널 출발 정보 전광판에 분홍색 위즈에어 항공편이 새벽 시간에 몰려있다.
백진우
비행시간이 일러 전날 밤 미리 공항에 도착해야 했다. 로마 도심에서 공항으로 가는 첫 열차를 타도 출발시간 2시간 전에 도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새벽 5시부터 7시 사이에 총 12개의 위즈에어 항공편이 출발할 예정이었다. 이에 새벽 시간 공항은 의자에 앉거나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하는 승객이 많았다.
공항에 여유 있게 도착하지 않으면 추가 요금을 내거나 비행기를 놓칠 우려도 있었다. 앞서 7월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발 이탈리아 베네치아행 위즈에어 항공편을 타기 위해 바르셀로나 엘 프라트 공항에 도착했을 때, 체크인 카운터에 줄이 긴데도 직원 3명만 있어 수하물 위탁에만 한 시간 이상 소요됐다. 단, 65유로(약 10만 5000원)를 추가로 낸 승객은 짧은 줄을 이용할 수 있었다.
빠른 탑승을 위해 비행기 앞문과 뒷문 모두 사용됐다. 기자가 7일 탑승한 항공편은 앞문은 탑승교, 뒷문은 이동식 계단이 연결됐다. 단, 바로 옆 이집트 기자행 위즈에어 항공편은 앞문과 뒷문 모두 이동식 계단을 사용했다.
좁은 좌석 간격에 쓰레기 '방치'

▲ 2025년 7월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발 이집트 후르가다행 위즈에어 항공편 좌석 다리 공간
백진우
이날 탑승한 비행기는 2년 된 에어버스 A321neo였다. 위즈에어는 자사가 보유한 항공기를 모두 A320 시리즈로 편성했다. 교육과 정비에 발생하는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즈에어는 이코노미석 239개을 배치했다. 같은 기종에 대한항공은 182석, 에어부산은 232석을 채웠다. 좌석은 무릎 앞 공간이 7cm로 라이언에어보다 좁았다. 좌석 등받이 기울기 조절은 안 됐다.
라이언에어와 달리 좌석 앞에 등받이 주머니가 있었다. 하지만 기자와 일행의 자리 모두 주머니 안에 쓰레기가 있었다.
테이블 크기도 무척 작았다. 가로 약 35cm에 세로 17cm로, 노트북을 올려두면 위아래 공간이 부족했다.
화장실 문에 '의자'…생수 5000원

▲ 2025년 7월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발 이탈리아 베네치아행 위즈에어 항공편 뒤쪽에 승무원 공간(좌)과 화장실 2개가 있다. 가운데 화장실에는 승무원 좌석과 인터폰이 부착돼 있다.
백진우
화장실 이용도 불편했다. 비행기 전체에 화장실은 3칸뿐이었다. 화장실을 가기 위한 줄이 자주 길어졌다.
배치도 특이했다. 비행기 뒤쪽에는 승무원 공간과 화장실 2칸이 함께 있었는데, 좌측 화장실 문에는 승무원 좌석과 인터폰이 부착돼 있고, 우측 화장실 문은 직사각형이 아닌 오각형 모양이었다. 우측 화장실에는 세면대 건너편에 거울이 있고 쓰레기통은 변기 뒤에 있는 등 사용이 불편했다. 좌석을 많이 배치하기 위한 타협으로 보였다.
앞쪽 화장실의 경우 손 비누 펌프가 고장 나있었다. 다행히 비행 중간에 승무원이 비누를 채운 종이컵을 두어 손을 비누로 씻을 수 있었다.
생수는 3.2유로(약 5000원)에 판매됐다. 카트 2대를 이용해 승객에게 식음료와 면세품을 판매했다. 면세품 구매에 대한 광고 방송도 나왔다.
이날 항공편은 지연되지 않았다. 하지만 BBC에 따르면 위즈에어는 2023년 3년 연속으로 영국에서 지연이 가장 많은 항공사로 지목되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수입 절반이 부가 수익… 국내는 10% 미만

▲ 2025년 7월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발 이집트 후르가다행 위즈에어 항공편에서 승무원이 기내 판매품을 승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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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에어는 2004년 첫 항공편을 띄운 헝가리의 저비용 항공사다. 일반 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가 기내식과 수하물 등 각종 서비스를 기본요금에 포함해 제공하는 반면, 저비용 항공사는 서비스를 최소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운항한다.
타 저비용 항공사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초저비용 항공사(ULCC·Ultra Low Cost Carrier)로 분류되기도 한다. 위즈에어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기내 판매, 추가 수하물 비용 등이 포함된 연간 부가 수입은 약 24억 유로(약 3조 8000억 원)로 전체 수입의 약 45%에 달한다. 이는 라이언에어보다 큰 비중이다.
하지만 국내 저비용 항공사 승객은 부가 서비스를 적게 이용한다. 올해 1분기 매출에서 부가 수입 비중은 제주항공이 8%, 진에어가 6%다.
국내 저가 항공사는 서비스를 고급화하며 경쟁하고 있다. 올해 제주항공은 일반석보다 좌석 간 간격, 등받이 각도 등이 더 큰 '비즈니스 라이트' 12석이 있는 항공기를 도입했다.
티웨이항공도 '가성비 일등석'으로 불리는 '프라이빗 스위트 타입' 좌석을 중장거리 항공기에 장착했다.
국내 소비자, "선택지 복잡하면 힘들어"

▲ 2025년 7월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엘 프라트 공항에 라이언에어와 이지젯 항공기 뒤로 부엘링항공 항공기가 착륙하고 있다. 세 항공사 모두 유럽의 저가 항공사다.
백진우
전문가는 이러한 차이의 원인으로 국내 소비자 특성을 지목한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다른 교통수단보다도 항공사에 대해 프리미엄이 붙어있다"며 "항공사에서 부족한 서비스를 주면 안 된다는 시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외국 소비자들은 개인의 특성에 따른 선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소비자는 기본적으로 원하는 게 유사하다"며 "오히려 선택이 복잡해지고, 가격이 다양해지면 힘들어한다"고 했다.
국내 초저가 항공 산업에 대한 전망은 의견이 갈렸다. 이휘영 교수는 "앞으로 우리나라도 초저가 형태의 항공사들이 분명히 출연할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파라타 항공과 에어로케이가 초저가 항공사로 모델을 계속 발전시키리라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반면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저가 항공사가 초저가 항공보다 일반 항공사 쪽으로 갔다는 것은 기존 저가 항공에 대한 불만이 컸기 때문"이라며 "그만큼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일반 항공사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기에 (서비스 품질이) 더 올라가면 올라갔지 더 내려갈 일은 없다"고 전망했다.
최근 국내 저가 항공에 대한 수요는 감소했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일반 항공사 여객(유임+환승)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6만 327명 늘었지만 저비용 항공사는 191만 3979명 줄었다.

▲ 2025년 7월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위즈에어 항공편에 승객들이 뒷문으로 탑승하고 있다.
백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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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수능 창시자> <당신은 학생인가> 감독 / 前 시민단체 <프로젝트 위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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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서비스', 유럽은 '가격'... 초저가 항공 '후발주자'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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