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야스퍼스의 '형이상학의 죄'

[김삼웅의 인물열전 - 민족민주열사열전 3] "히틀러 치하에서 싸우다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등록 2025.07.30 15:16수정 2025.07.30 15:16
0
원고료로 응원
 제34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가 15일 오후 서울시청옆 도로에서 열리고 있다,
제34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가 15일 오후 서울시청옆 도로에서 열리고 있다, 권우성

조국해방을 위해 독립전선에 몸을 바친 의열사와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민주전선에서 산화한 민족민주 열사들의 애국정신은 한묶음이다. 우리 민주주의는 1919년 4월 11일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면서 채택하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재정립한 이념이고 제도이다. 이것은 우리 뿐만 아니라 세계 문명국가들의 공통적인 가치와 제도에 속한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짓밟고 도끼질을 한 반민주 범죄자들이 있었다. 그 중심이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윤석열이다. 저들은 군대나 정보기관을 동원하거나 사법살인 또는 암살·테러 등 수난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들은 권력을 유지하고자 불법적인 계엄령을 통해 민주주의를 암살했다.

우리 국민은 일제강점기 의열사의 전통과 정신을 면면히 이어왔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결행한 것이다. 분신·투신·할복·고문사·의문사·음독 등으로 폭압정권에 저항하고 현장에서 최루탄·경찰봉에 쓰러지기도 하고 정보기관이나 밀실에서 고문사를 당하고, 낯선 계곡이나 해변에서 변사당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군부대에서 벌어진 의문사도 적지 않았다. 이 경우 여전히 접근이 쉽지 않았다.

민족민주 열사 중에는 20대 젊은이들이 많았다. 불의의 시대에 시대고의 아픔을 풀고자 자신의 몸을 민주제단에 아낌없이 내던졌다. 마치 25세의 젊은 나이로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한 윤동주의 <서시>와 같이.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제34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가 열리는 1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이 영정사진을 들고 본행사가 열리는 서울시청앞까지 행진하고 있다. 전태삼씨가 친형 전태일 열사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다.
제34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가 열리는 15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이 영정사진을 들고 본행사가 열리는 서울시청앞까지 행진하고 있다. 전태삼씨가 친형 전태일 열사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다. 권우성

열사 중에는 민족통일·민주주의·노동·자주·평등 등 여러 분야가 있으나, 종국적으로는 '민족민주'의 성취에 있음으로 하여 '민족민주 열사'로 통칭하기로 한다.


여기서는 문익환 목사가 제시한 분들을 중심으로 추가해서 엮고자 한다. 건강상의 이유와 자료수집의 한계로 50여 분에 한정함을 양해해 주셨으면 싶다. 뜻 있는 분이 이 직업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여러 해 전에 찾았던 독일 베를린 교외 로자 룩셈부르크의 묘비명이 잊혀지지 않는다.


"죽은 사람이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독일의 세계적인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1883~1969)는 1933년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하면서 유대인 출신 아내로 인해 '유대인 오염분자'로 낙인되었다. 그럼에도 아내를 버리지 않았으며 소극적이나마 반나치 저항운동에 나섰다.

나치 패망 후 그는 독일인의 '4가지 죄'를 들어 일대 참회운동을 전개하자고 주장하였다.

첫째 형사상의 죄.
둘째 정치상의 죄,
셋째 도덕상의 죄,
넷째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인 죄를 들었다.

'형이상학적인 죄'란 "히틀러 치하에서 싸우다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을 일컫는다. 500만 명의 유대인이 학살되고, 각지에서 레지스탕스운동으로 많은 사람이 싸우다 희생되었는데, 싸우지 않고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인물열전 - 민족민주열사 열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민족민주열사열전 #김삼웅인물열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이 기자의 최신기사 계간 '경제와 사회' 창간사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배우 활동의 마음 3% 정도... 무당으로서 우선 잘하고 싶어" "배우 활동의 마음 3% 정도... 무당으로서 우선 잘하고 싶어"
  2. 2 '참교육' 본 아이들의 예상 밖 반응...교사를 당혹케 한 한마디 '참교육' 본 아이들의 예상 밖 반응...교사를 당혹케 한 한마디
  3. 3 대문 열자마자 감동 받은 집, 가구 보고 놀란 이유 대문 열자마자 감동 받은 집, 가구 보고 놀란 이유
  4. 4 '멸종' 일본 수달이 돌아왔다? 유전자 검사 결과 '반전' '멸종' 일본 수달이 돌아왔다? 유전자 검사 결과 '반전'
  5. 5 "날 왜 낳았어" 폭발한 사춘기 아들 무장해제 시킨 남편의 한 마디 "날 왜 낳았어" 폭발한 사춘기 아들 무장해제 시킨 남편의 한 마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