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윤복 법무사 부인의 증인신문조서 중 일부. 김건희씨가 백 법무사 집을 찾아와 1억 원(수표)을 건네려고 했다가 거절 당하자 "자본주의는 돈이 없으면 죄인이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오마이뉴스 구영식
이어 변호인은 "백윤복은 최은순으로부터 2005년 2월 21일 5000만 원을 받고, 증인에게 더 이상 최은순과 관련된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지요?"라고 물었다. 이에 원씨는 "남편은 그 전에도 귀가하면 저에게 '양심에 꺼린다, 절반을 주기로 한 것이 확실한데 왜 친구가 배신해서 일이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항상 했고, 당시에는 '내가 위증한 사실이 밝혀진 이상 더 이상은 도와줄 수 없다'고 했다"라고 증언했다.
변호인은 "최은순은 백윤복이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고 하자 거의 매일같이 송아무개를 보내 백윤복을 설득하고 전화했으며 그래도 백윤복이 도움을 주지 않겠다고 하자 최은순은 백윤복에게 '협조하지 않으면 돈 받은 것을 사건화시키겠다'고 위협까지 한 사실을 잘 알고 있지요?"라고 물었고, 원씨는 "예, 저도 그런 말을 (최은순에게) 직접 들었다"라고 답변했다.
실제로 백 법무사는 '최은순-정대택 사건' 2심 재판에 나와 최은순으로부터 총 2억 원과 시가 3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받고 위증했다고 '양심고백'했다. 형량(벌금형 없이 10년 이하의 징역형)이 높은 모해위증죄를 감수하고 한 양심고백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백 법무사를 모해위증죄가 아닌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했다. 이로 인해 최은순씨는 최대 사법리스크였던 모해위증교사죄에서 벗어났다.
특히 백 법무사의 양심고백으로 최은순씨가 위기에 처하자 김건희씨는 지난 2005년 5월 24일 백 법무사의 자택을 찾아와 1억 원(수표) 전달을 시도했다. 앞서 1년여 전인 지난 2004년 3월 1일 일식집 '호림'에서 백 법무사가 최씨에게 "약속한 13억 원을 지급하지 않아 앞으로 정대택 사건에서 위증을 해줄 수 없다"라고 '폭탄선언'을 한 바 있다.
변호인은 "최은순의 딸 김명신은 2005년 5월 24일 저녁 집으로 찾아와 백윤복에게 돈 1억 원을 내놓으며 '1억 원 받고 도와 달라, 돈이라 생각 말고 우리 엄마의 마음이라 생각해라'고 말하며, 항소심에서도 위증을 해 달라는 취지로 요구했지요?"라고 물었고, 원씨는 "예"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백 법무사는 "당초에 한 약속(13억 원 지급)을 지키라"라며 1억 원 수령을 거부했다. 그러자 김건희씨는 "자본주의는 돈이 없으면 죄인이다, 계속 엄마를 도와줄 의향이 없으면 전에 받은 2억 원도 내놓고 이 집(대련아파트)도 환매해 가겠다"라고 백 법무사를 압박했다.

▲ 2003년 서울 송파구 스포츠센터 채권 투자 문제를 놓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씨와 18년 동안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정대택씨.
유성호
변호인은 "증인은 백윤복이 정대택에 관하여 위증할 당시부터 (자신의) 배신행위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껴 괴로워하는 것을 봤고, 결국 항소심부터 최은순과 관계를 끊고 진실대로 증언하겠다고 하고서 김명신의 1억 원 지급 제의를 거절하는 것도 증인의 눈으로 직접 목격했던 것이지요?'라고 물었고, 원씨는 "예"라고 답변했다.
특히 원씨는 '정대택씨의 강요에 의해 약정서가 작성됐기 때문에 무효'라는 당시 최은순씨의 주장을 뒤집었다. 변호인이 "채권양수와 관련해 최은순이 10억 원을 대기로 하고 이익금을 정대택과 서로 균분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2004년 4월경부터 백윤복을 통해 들어 알고 있었고, 백윤복은 2003년 7월 29일 최은순과 정대택 간의 '동업 및 이익금 균분 약정서'를 작성해준 사실도 잘 알고 있지요?"라고 묻자, 원씨는 "약정서 당일 남편이 귀가해 자랑하듯이 약정서를 썼다는 이야기를 했고, 증인에게 약정서를 보여주기도 했다"라고 증언했다.
백 법무사가 약정서를 작성했고, 약정서 내용에 '이익금 균등분배'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 검찰수사와 법원의 판결에 정면으로 반하는 증언이다.
법무사 "돈의 유혹에 빠져 위증으로 사법부 농락했던 점 뼈저리게 후회"

▲ '최은순-정대택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백윤복 법무사.
오마이뉴스 구영식
모해위증죄가 아닌 변호사법 위반으로 기소된 것과 관련, 백 법무사는 지난 2006년 3월 3일 진행된 최후변론에서 "어느 누가 변호사를 잔뜩 수임해놓고 법무사에게 2억 원을 주면서 법률상담을 하겠나?"라며 "저의 위증으로 수십억 원을 이겨 놓고 사전 약속한 위증합의금을 저에게 주지 않으려고 하다가 일이 꼬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총 2억 원과 시가 3억 원 상당의 아파트는 최씨에게 자술서 작성·제출, 검찰조사 관련 법률적 조언, 진정서·탄원서·소명자료 등 각종 소송자료 작성 등에 대한 대가라고 판단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이어 "구속 전에 검찰이 교부자 최은순 편에 서서 여러 차례 저한테 중재를 시도하곤 했다"라며 "딸까지 집으로 보내서 더 주겠다는 1억 원을 제가 순순히 받고 계속 관련사건에서 검찰의 입맛에 맞는 위증을 했어도 검찰이 저를 구속했겠나?"라고 꼬집었다.
백 법무사는 "한때는 간이라도 빼줄 것 같은 저들의 감언이설과 돈의 유혹에 빠져 위증으로 사법부를 농락했던 점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라며 "검찰이 공소유지를 위한 편안한 지름길을 마다하고 굳이 변호사법 위반을 고집하는 진정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고 최은순에게만 유리하게 진행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한테 2억 원을 준 사람(최은순)은 검찰 조사에서 2억 원을 '빌려주었다', '뺏겼다' 하면서 차용금 반환소송을 제기해놓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백 법무사에게 건네진 2억 원과 관련, 최은순씨는 처음에는 "법무비다", "사례비다", "수고비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에서는 '백윤복이 고소사건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처럼 위세를 과시하며 금품을 요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나중에 "빌려준 돈이다"라고 진술을 바꾼 뒤에 대여금 반환소송까지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최은순, 법무사 딸 핸드폰 구입비로 100만 원 건네... "평생 먹고 살게 해준다"

▲ 백윤복 법무사의 부인이 작성한 '2004년 가계부'. 최은순씨에게서 딸의 핸드폰 구입비로100만 원을 받았고, 최씨가 1심에서 승소한 날 워커힐호텔 쇼를 관람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오마이뉴스 구영식
한편 이날 증인신문에서 원씨는 최은순씨와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서도 증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은순은 서울레저 건을 할 때 알게 되어 2004년 4월 29일 워커힐(호텔) 뷔페에서 처음 만났다"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자신의 모친상에 조문하기 위해 경북 김천까지 왔고(2004년 8월), 2004년 9월께부터는 두 사람이 석촌호수에서 매일 운동을 했고, 자신의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에 저녁식사를 함께하거나 워커힐 호텔 쇼를 관람시켜줬을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고 증언한 것이다.
이는 원씨가 써온 가계부에서도 확인된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원씨의 2004년도 가계부(법정에 증거로 제출됐다-기자주)를 보면 '12시 경 최 회장, 김원장 같이 워커힐(호텔) 뷔페 점심식사', '오후 2시경 최 회장님 모시고 저녁식사 대접 (중략) 저녁 10시 30분에 석촌호수 운동', '최 회장 생신날 분당 큰딸집에 초대되어서 명신이차 타고 다녀왔다' 등 두 사람이 가까운 관계였음을 보여주는 메모들이 있다. 여기에서 '최 회장'은 최은순씨를, '김 원장'은 최씨의 내연남이자 조력자로 알려진 김충식씨를 가리킨다.
특히 '최 회장님으로부터 00(딸) 핸드폰 값 1,000,000 받아오다', '아빠 공판 이긴 날 축배하며 워커힐(호텔) 쇼 관람' 등의 메모도 눈길을 끈다. 이는 최은순씨가 원씨의 딸 핸드폰 구입비로 100만 원을 원씨에게 줬고, 1심 형사소송에서 이긴 날 원씨 가족들에게 워커힐호텔 쇼를 관람시켜 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대택씨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날, 백 법무사 가족들은 최씨의 초대로 워커힐호텔에서 쇼를 관람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씨는 "최은순은 '내가 어떤 년인지 보여준다, 평생 먹고 살게 해준다'는 말도 항상 했다"라고 덧붙였다.
백 법무사는 정대택씨와 고향(전북 김제) 친구이자 중학교(김제만경중학교) 동창이다. 그는 문체부와 국립도서관을 거쳐 법무부 공보관실 등에서 근무하다 법무연수원 선임사무관으로 명예퇴직했다(2001년). '양심고백' 이후인 지난 2013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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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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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법무사 부인도 '윤석열 장모 모해위증교사'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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