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구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지난 7일 오후 외국인 노동자가 온열질환 의심 증상으로 사망했다. 사진은 해당 아파트 현장.
조정훈
최근 인터넷 뉴스에서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지난 7일 오후 경북 구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20대 이주 노동자가 무더위 속에서 작업하다가 온열 질환으로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상황에서 그늘도, 충분한 휴식도 보장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무더운 여름철이 되면, 건설 현장, 농촌 일손 돕기, 택배, 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야외 근무 환경에서 온열 질환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올해 7월, 고용노동부는 폭염 상황에서 노동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다. 2025년 7월부터, 폭염 경보가 발령된 날 야외에서 일하는 경우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주어야 하며, 그늘이나 냉방 공간, 시원한 물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법이 바뀌었다고 해서 곧장 현장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폭염 속 노동의 가장 큰 문제는 '현장에선 여전히 쉴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다단계 하도급 구조 속에 있는 건설 현장, 단시간 고용이 반복되는 택배 물류 센터, 불안정 노동자의 비중이 큰 마트나 배달 플랫폼 등에선 휴식 시간 자체를 고지하지 않거나,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게다가 " 이 정도 더위는 참아야지"라는 잘못된 인식은 노동자 본인의 자각과 요구조차 어렵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첫째, 법의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폭염 휴식 규정을 단지 지침이 아니라 점검·감독·처벌이 가능한 구조로 강화해야 한다.
둘째, 구조적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 하도급 구조에서 '실제 사용자'가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원청과 발주처가 공동 책임을 지도록 법적 명문화가 필요하다.
셋째, 노동자의 권리 인식 교육과 사회 인식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많은 노동자가 안타깝게도 '쉬자' 라고 말하지 못한다. 쉬는 것도 권리임을 인식하고,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더 많이 보고 말해야 한다. 드라마 속 장면이라도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노동자의 이야기를 조명하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 그것이 제도적 변화보다 먼저 오는 '사회적 변화'의 출발이다.
폭염은 매년 더 거세지고, 노동자의 현실은 여전히 그늘 속에 머물러 있다. '법'이 있다는 사실이 '쉴 수 있다' 는 의미로 다가오게 하려면 우리는 단지 제도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제도가 현장에서 사람을 살리는 '실제 힘'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질문하고 바꾸어 나가야 한다.
이 여름, 우리는 그 시작 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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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도 주차장에서 쓰러진 노동자, 법은 바뀌었지만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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